오늘의 미국을 만든 미국사 - 역사 속 미국의 정체성 읽기
김봉중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jtbc채널의 비정상회담을 가끔 보는데, 각국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회담자가 등장한다. 미국 대표 타일러는  놀라운 한국어 실력에 사자성어도 웬만한 한국사람보다 더 적재적소 활용해 사용하는 듯. 차분하고 논리적인 것이 대담자로서 갖추어야 할 요건을 겸비했다. 확실히 이들이 자국의 대표성을 띤다고도 할 수는 없겠지, 미국인들 모두가 이렇게 똑똑하고 예의바르고 범생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건 딴소리, 타일러는 몰몬교도들이 제일 많은 버몬트 주 출신이라고 한다.

 

오늘의 미국을 만든 미국사, 제목 그대로 미국이 왜 별다른가를 보여 주는 책이다. 이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역사적 이슈를 중심으로 설명을 끌어간다. 18세기 유럽 각국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아메리카 땅에 이주를 하기 시작하고, 점차 경제적인 이유에 의해 미국의 북동부에 정착한다. 정착할 땅을 찾아 점차 서쪽으로 이동을 한다. 유럽은 기존의 영토에서 자국의 땅을 유지하기 위한 전쟁에 골몰하였지만 미국은 그런 영역 지키기 싸움 대신 광활한 개방지를 찾아 끊임없이 이주하고 또 정착한다. 이 점에서 변경 혹은, 국경 지대라는 의미에 프런티어 정신을 지은이는 설명한다.

미국을 이해하는 두 번째 코드 민주주의이다. 이들의 민주주의는 연방주의이다. 즉, 주권 중심이 아니라 귀족이나 봉건 세력이라는 이름으로 한 단체가 권리를 독점하지 않는 형태인 지방 분권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주의가 성립 이유는 아메리카의 지형적 특수성이 크다. 유럽으로부터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었기에 간섭을 덜 받았으며, 유럽 국가들 사이의 분쟁 또한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초연할 수 있었다. 그리고 13개의 주마다 각기 개별적인 생활을 했고, 자기네 영역 안에서 하나의 정부를 유지해 왔지만, 각 주는 서로 비슷한 이해 관계를 갖고 공통적인 언어를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수준의 문명 단계를 밟고 있었다.

세 번째 코드는 지역 정서다. 비교적 성공적인 민주주의를 토대로 둔 잘나가는 미국이었지만, 지역 정서상으로 남과 북이 크게 달랐다. 북쪽은 상공업 위주의 경제 정책을, 남쪽은 대단위 면화 농장 같은 농업 위주의 경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목화 산업은 독특한 남부의 귀족 문화를 가속시키면서 노예 제도가 자리잡도록 하였다. 그러나 북부는 산업화에 따른 경제적 성장과 함께 계몽주의가 한 단계 더 진전하고 있던 중이었다. 물론 남과 북에 있어서 진보의 개념이 달랐다. 북부에서의 진보란 물질적으로 풍요롭기 위해 자연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는 동적인 의미였고, 남부는 안정적인 자연 친화적인 정적인 진보를 원했다. 따라서, 북부의 계몽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남부의 노예 제도는 미국의 건국 이념에도 위배되는것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남과 북은 서로 대치하며 결국에는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네 번째 코드 미국의 다문화주의는 다분히 미국의 현재 모습을 말해 준다. 우리는 일찍이 인종, 민족, 종교가 달라서 국가간에 뼈아픈 아픔과 회한을 경험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아 왔다. 인간의 진보가 상당한 수준으로 이루어졌다는 현대만 보아도 히틀러의 인종 말살 정책, 구유고의 연방 현실, 아프리카와 남미의 인종 청소 등이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철저한 다인종, 민족, 종교로 시작했던 미국은 역사적 시험대였던 것이다. 그 역사적 시험이 성공이었나, 실패였나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사란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디언이나 흑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본명 부정적일테고 백인들간의 갈등에 염두에 둔다면 분명히 긍정적일 것이다.

유럽에서 숱한 박해를 받았던 민족 유태인은 미국에서 가장 득세를 하고 있는 민족이다. 법률, 의학, 과학을 비롯 영화 산업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아시아인은? 아직 미국의 주류 정치에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인 특유의 근면성, 성실성, 보수적 가치관이 미국의 청교도적 전통관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므로 미국의 주류 사회에서 점차로 인정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히스페닉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결혼 문화만을 보아도 그러한데, 이들의 50%가 백인과 결혼을 한다. 히스페닉계와 백인의 인종 구별은 점차 모호해질 것이다. 결국 문제는 흑인이다. 미국 역사에서 소수 민족들은 어려운 고비를 넘긴 후에 미국 사회에 적응했다.

더불어 흑인들의 정치력 또한 급신장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사회의 밑바닥에 있다. 사회가 아무리 진보를 했다하더라도 검은 피부에 대한 편견은 수그러들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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