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김영하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층은 세대를 아우르겠지만, 이 책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20,30대에서 사랑받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 세대에 대한 항변을 해 주고 있다. 사회 경제 시스템은 비운의 젊은 세대들을 양산했다. 사회 경제 시스템이 젊은 사람들에게 가하고 있는 규격화와 표준화는 그 기준점이 평범을 가장한 어마무시이다. 세상이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피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풍요속의 빈곤이다.

그럼에도 김영하는 내부(20,30대)의 안목이 단단해야 철옹성 같은 외부(사회 제도를 위시한 국가 경제 문화 전반)에 대항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읽힌다. 그러나 외부가 변하지 않는 한 내부의 상황도 개선되기 요원하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다른 유명 작가들처럼 희망 고문을 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예비 작가들에게 넌지시,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하는 드문 작가이다.  

 

 

인간사가 정의와 무관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씁쓸하다. 아이가 자기를 덜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에 들려고 더 노력한다거나 어릴 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반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를 사랑하지 않은 부모는 아이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어려서 불행하게 자란 사람일수록 연인과의 관계가 더 원만하다면 얼마나 바람직할까. 그런데 불행히도 인간사는 정의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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