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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 공부에 反하다
이범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메가스터디에서 연봉 18억을 받던 과학탐구영역 스타강사의 자전적인 글이다. 자신이 왜 그 자리를 박차고 인터넷 무료강의로 노선을 달리했는지를 자전적으로 술회하는 내용을 시작으로, 스타강사 세계의 허와 실, 메가스터디에서 한때나마 자랑스러웠던 그들의 문화에 대해, 무료 강의의 앞날에 대한 생각, 공부법이란 무엇이며, 왜 학습법 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지, 보편적인 공부법을 넘어서는 무엇은 과연 무엇인지, 무엇보다 어린자녀의 독서습관부터 길러줘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나간다.
권위주의와 시장주의의 틈바귀에서 한 개인이지만, 정책적인 모색을 고심한다.
국제적인 평가에서 성취도는 높지만, 흥미와 동기는 낮은 이면에는 엄청난 규모의 사교육과 권위주의적 권력 관계라는 이유가 있다. 권위주의적 권력 관계란 과거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교육은 '왜 이걸 배워야 하나?'라는 학생들의 원초적 질문에 대하여 제대로 답변해 주지 않느 불친절하고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자연히 학생들은 학습과정으로 고행으로 인식할 뿐 '배우는 과정이 즐겁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선행 학습에 대한 부분 발췌 요약
왜 그토록 선행학습에 매달리면서도 고3 때 완성도가 그 정도 수준까지밖에 안 되는지 비밀은 여기에 있다! 선행학습을 하면 일단 ‘이 단원 내용을 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용어라도 친숙해진다. 쉬운 문제는 당장 손대도 어느 정도 풀 수 있다. 그러다보니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도가 좀 떨어져도 상관없다. 어차피 다시 학원을 다니면 학원선생님이 잘 정리해 줄 테니까 말이다. 이러다보면 공부에 들인 총시간에 비해 실질적인 학습 완성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다. 이렇듯 사교육에 중독된 아이들의 특징은 ‘게으른’ 지적 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며, 섣부른 선행 학습은 학생들을 게으른 태도로 이끄는 관문 역할을 한다.
물론 영어와 수학은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
영어의 경우 강남권 학생들이 비강남권이나 지방학생들보다 잘 하는데, 아무래도 조기교육의 일반화 영향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지만.
수학의 경우는 선행학습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고3 수학 진도가 너무 늦게 끝나기 때문. 단기간에 완성도를 높이기 어려운 학문이기에. 전교 1등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평균 중 2~3학년 때 수학 선행학습을 시작하여 평균 1학기 이상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