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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는 평등하다 - 과학은 왜 여성을 배척했는가?
론다 쉬빈저 지음, 조성숙 옮김 / 서해문집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80쪽
캐번디시는 데카르트나 헨리 모어와 달리 인간이 가장 위대한 피조물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런 논쟁을 만든 당사자이므로 이 문제를 판단할 자격이 없다. 다른 피조물들은 이 논쟁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므로 인간이 '편파적'으로 구는 것뿐이다. 그리고 '초보적인 피조물(즉, 인간이 아닌 존재들)'도 인간만큼 훌륭하고 현명하다. 동시에 캐번디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벌만큼 똑똑해서 벌집을 지을 수 있는가?" 이런 생물들이 인간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듯이, 인간들도 자화자찬하고는 있지만 다른 생물에게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생물들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쓸모도 없고 오히려 일을 망치기만 하는 존재다.
230쪽
여성이 신의 모습대로 창조된 존재가 맞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빈정거리듯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수염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달려 있다."
371~372쪽
이제 페미니즘은 "차이의 딜레마"라는 문제, 다시 말해 "차이를 무시하건 강조하건 또 다른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문제에 봉착했따.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성은 지금까지 차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젠더 차이를 계속해서 분석해야 한다. 게다가 성차별은 과학계의 여성 배척뿐 아니라 지적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특정한 문제, 가치, 주장, 경험 등에서도 뚜렷하게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차이를 강조하면(이런 차이가 타고난 것이라고 보든 역사적인 것이라고 보든) 성적 분화를 영구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남녀 차이를 강조할수록 계급, 인종, 성적 성향, 종교, 지역 등 인간의 다양성이 무시될 수 있다. (....) 유럽 문화는 젠더에 대한 과학을 생매장함으로써 과거사의 일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이러한 역사를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힘과 특권이 더 이상 특정한 성에게 편향되지 않도록 과학과 사회 모두가 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