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 서머싯 몸이 뽑은 최고의 작가 10명과 그 작품들
서머셋 모옴 지음, 권정관 옮김 / 개마고원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서머셋 모옴은 아흔살까지 살았다. 아주 어린 시절 부모님(두분 모두 암으로 돌아가심)을 잃었던 것과는 다르게 퍽 긴 생애를 살았다. 유독 긴 생애를 살다간 사람들에겐 아주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유독 그런 긴 생을 살다간 사람들만이 설파할 수 있는 삶의 진정성, 아이러니..  이 책이 그의 나이 몇살즈음에 집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두 그의 말년에 어떠했는지나 어떤 작품을 썼는지나 찾아볼 일인 거 같다. 이 책은 위대한 작가들의 그 타고난 천재적인 위대함과 보통 인간 이하의 결함(천박함?) 사이를 자유자재로 헤집고 다니는 작가 인물평전 쯤 된다.   

서머셋 모옴에 관한 그것은 훗날 과연 누가 써주었을까?  

내가 이 책을 통틀어 읽으면서 가장 씁쓸하고도 아련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 나는 창착 본능이 20대 기간 동안 최고조에 달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때가 지나고 나면 창작 본능이란 청춘의 부산물 정도로 취급될 수 있고, 때로는삶에 얽힌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필요로 인해 그것을 실행할 시간을 더 이상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작 본능은 시들어 가다가 이내 소멸해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창작 본능에 마음을 빼앗겨 괴로워한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안에서 느껴지는 압박에 못 이겨 작가가 되곤 한다. 그러나 불행한 점은 창작 본능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뛰어난 창착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작가가 가치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창작 본능에 무엇을 더 결합해야만 하는 것일까? 내 생각에 그것은 '개성'인 것 같다. 개성은 즐거울 수도 불쾌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 특유의 개성을 통해 작가 고유의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다. 당신은 그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스탕달이나 도스토예프스키 혹은 플로베르가 본 세계는 당신을 불쾌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당신은 작가가 그것을 그려낸 힘에 분명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물론 당신은 작가의 세계를 좋아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당신은 필딩이나 오스틴이 그린 세계를 좋아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당신은 그 작가들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취향에 달린 일이며, 작품의 가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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