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고독 - 토리노 하늘 아래의 두 고아, 니체와 파베세
프레데릭 파작 지음, 이재룡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 서문(프레데릭 파작)

이 책은 한 사람의 전기가 아니고, 두 사람의 전기도 아니며, 자서전은 더더욱 아니다. 역사적 책도 아니고, 역사책도 아니며, 지리책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며, 만화도 아니다.
코를 길게 그렸지만 웃기지 않고, 고아의 고독, 죽음, 광기, 자살 그리고 치유할 길 없는 아픔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당연히 암울하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프리드리히 니체와 체사레 파베세에 대한 입문서도 아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들이 쓰고 겪었던 것에대한 것도 여기에는 전혀 없다.
나는 긴 몽상에 잠기듯 이 책을 쓰고 그렸다.  (...)
4년이 넘도록 웅장한 광장, 강력한 환각적 힘을 지닌 열주 녹슬고 그늘진 건물벽, 저멀리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곧은 거리. 어둠 속에서 불쑥 나를 덮치는 조각들이 늘어선 이 도시와 더불어 니체와 파베세의 단어들을 다시 읽으며 몽상에 잠겼다. 나는 흔히 말하는 생각의 끈만 따랐을 뿐 그 어떤 주제나 방향도 없이 몽상에 잠겼고 자, 이제 깨어날 시간이 되었다. 

 

 

21쪽
파베세는 그의 <삶이란 직업>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 모두 죽음의 체험 앞에서 초보자,
죽음은 난데없이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모두 태어나기 전에는 죽어 있었다."

263쪽
"인간은 더 이상 예술가가 아니라, 인간 자체가 예술 작품이다."
디오니소스의 '보편적 조화의 복음'에서 곧바로 튀어나온 신비스러운 금언, 오! 얼마나 야심적이고 과대망상적인 이상주의인가... 니체는 마치 미치는 것이 두려운 듯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변죽만 울렸다.

294쪽
같은 날, 그(파베세)는 이렇게 쓴다.
"자살은 수줍은 타살이다. 가학성 대신 피학성을 택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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