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vs 남자 - 정혜신의 심리평전 1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전에 오전 티비 프로에 정혜신 씨가 나와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심리쇼(특강)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거기서 그런 말이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심리를 표현하는 어휘 100% 중에 불쾌함을 표현하는 게 70이면, 30이 쾌감을 나타는 표현이라나. 쾌감을 나타는 어휘중에 가장 많이 쓰는 어휘가 뭔 줄 아냐고 질문한다.

뭐가 있을까?

"쥑인다?"

... 답은 다름아닌  "홀가분하다" 란다.

이것을 누구는 내려놓기 라고도 하던데...

 

내 어휘로는 손 터는 것.

일을 끝내 놓고, 손에 먼지를 털듯 손바닥을 쓸어 보는 것.

해야만 한다는 누가 정했는지 모를 당위들에서 놓여 나는 것.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의 유용함을 여기저기서 공공연하게 떠들곤 한다. 비기독교인에게도 사랑받는 기독교 서적 중에 '긍정의 힘'이라는 책이 증명 하듯이.

강의 내용 중에 기억나는 또 하나는 이런 거였다. 우리는 유아기 때부터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할 것을 강조하지만, 사실 긍정적 사고의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은 현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처음엔 끄덕 했지만, 무척 모호한 말이다. 행하기에 너무 어려운 일이다.  세상 공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53쪽

강박적 성향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양심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정신적인 건강함이나 성숙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소한 문제에는 지나치게 양심적이다가도 정작 중요한 문제에서는 그 잣대와 전혀 반대의 행동으로 기현상이 나타난다. 그의 아들 이재용 씨의 경영 승계 문제와 관련된 잡음들이 그것이다. 이건희의 도덕 추구 현상은 마치 수천만원 짜리의 밍크코트를 가진 여자가 시장에서 콩나물값 100원 깎으며 스스로를 알뜰하고 절약하는 주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228쪽

뉴욕의 신체장애자회관에 적힌 시의 한 구절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나는 열등감을 선물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262쪽

피해 의식은 나만 손해본다는 느낌이다. 당했다,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고, 소외감을 느끼며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피해 의식은 또다른 피해 의식을 불러 일으켜 인간관계에 신뢰가 없어지고, 불신이 팽배해진다. 그러므로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유없이 손찌검을 하는 남편과 오래 살아온 아내들 중에는 은연중에 ‘혹시 내가 맞을 짓을 해서 그런 건지 몰라’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그렇게 되면, 한 개체로서의 존엄성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황폐화된다. 어떤 경우에도 한 개인에게 그런 ‘터무니없는 피해 의식’을 갖게 하는 사람이나 사회는 옳지 못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