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개정판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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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쪽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더욱 약해진다. 거역할 수 없는 힘이다. 본능, 이 얼마나 강력한 생명에의 집착인가. 차지하지 않으면 빼앗긴다. (...) 식물 사회의 애초부터 평화란 없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지어낸 허구이다. 아니, 몰상식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것은 파괴하고 심지어 종족을 해하는 일은 무릇 생명의 본성인가. 평화, 힘의 균형이란 허울에 불과하다. 자신들의 삶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평화에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평화에 집착하고 숲을 평화로운 곳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삶이 치열하다는 반증인지도 모른다.




92쪽 

동물에게 있어 어느 부위의 손상은 전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뇌가 죽거나 심장이 잘못되면 죽어버린다. 동물은 전체 생명을 위협하는 기관이 뚜렷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식물에게는 동물에게서와 같이 전체를 위협하는 기관이 없다. 몸의 어디에도 치명적인 조직을 만들지 않는 것, 그리고 어디서나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복병을 배치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나무가 오랜 세월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기본 힘이다.




236쪽

남의 자리를 탐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을 적응시킨다. 나약하고 합리적이라 비난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지만 때로는 체념과 수긍이 오히려 편할 때가 있다. 고집은 모두를 긴장시키고 힘들게 한다. 사람이 다른 생물과 다른 점은 지칠줄 모르는 욕심을 가진 것이라 했다. 당단풍나무는 모자람을 선택했다.




243쪽

잡초라는 말은 다분히 인간본위의 발상이다. 나름대로 생의 역사를 가지고 생명을 일구는 ‘잡초’들로써는 심히 기분 나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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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7-1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책읽기가 좋아 3단계) 책이랑 같이 읽으면 더욱 좋겠군요.
전 그 책 제가 너무나 아끼거든요^^

icaru 2011-07-15 09:12   좋아요 0 | URL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 취향에도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얼른 검색해 봐야겠당~
이 신갈나무 투쟁기의 저자는 최근 잡음이 있더라고요... 4대강 사업 추친 핵심 멤버에 속하는 모양인가 봐요~ 저런... 어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