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몸의 혁명 스트레칭 30분 넥서스 30분 1
밥 앤더슨 지음, 이미영 옮김, 진 앤더슨 그림 / 넥서스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하고는 담을 싼 동생이 유일하게 손수 돈을 주고 산 책으로, 그는 이 책을 자매들에게 남겨 놓고 군대에 갔다. 입대할 때 이 책의 부록으로 주는 스트레칭 카드 4매를 챙겨 가고자 애를 쓰는 것 같더니만, 결국엔 입고 있는 옷가지 외엔 암것도 지닐 수 없었던 지라 별책부록 카드 마저도 남겨 두고 갔다. 식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운동에 관심이 많고 또 많이 좋아하던 녀석이 산 책이라서, 운동하고 담쌓은 왕초보들이 보기엔 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다. 뭐랄까 평소에 토막토막 알고 있던 동작들을 이 곳에 관련 있는 항목끼리 묶어 보기 쉽게 정리해 주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잘못 알고 있는 사실 하나를 이 책을 읽고 교정했다. 그것은 '아플 때까지 하는 스트레칭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몸에도 관성의 법칙 같은 게 작용하는 모양인지, 주로 앉아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내 앉아만 있다보면 계속 그러한 행동 반경을 유지하기 원하고, 운동을 하고 걷고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으로 굳어가게 된다. 내가 그랬다. 마침내 몸무게도 불어나고, 몸의 마디마디가 뻣뻣해짐에 따른 위험 신호를 뒤늦게 파악하여, 몸을 개조해 볼 요량으로 부랴사랴 재즈 댄스 학원에 같은 데를 수강한다.

그런 델 가면 본격적인 춤 동작이 들어가기 전에 강사의 지도 아래 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강사는 요래조래 자유자재로 몸을 놀리는데, 수강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이 동작들이 마치 벌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통증을 주는 것들이다. 아니 동작 자체가 힘들다는 것은 아니고, 그 동작을 유지하며 15초나 30초 단위로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이 어렵다는거다. 하지만 강사도, 속으로 나도, '이 통증을 참아야 하느니라, 고통없이 얻는 것은 없느니' 라고 했더랬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스트레칭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단다. 아플 정도 하는 스트레칭의 무용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부분은 책상 앞에 앉아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다. 하긴, 의자에 앉아서 발목을 돌리고 있거나,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부릅뜨고 혀를 최대한 입밖으로 쭉 빼는 안면 스트레칭을 하고 앉았다보면, 옆에 앉은 사람이 조금 무서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얼굴 근육이 풀리고 발목 근육이 풀려 내 얼굴에 미소가 돌 수 있다면......, 그렇다 난처함은 순간인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몸을 여기저기 움직이고, 얼굴 근육을 씰룩이고 있다. 한 때 잠깐 실행하는 것은 아예 아니함만 못하니, 계속 활용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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