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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 -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훌륭한 문장력으로 잘 쓴 책이다.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관찰력으로 일관한, 그리고 잘 읽히니까, 번역도 좋았다고 말해야겠다. 그런데 나의 이 불편한 속내는 어디서 오는건지 모르겠다. 저자는 클린턴도 보보스이고, 자신도 보보스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그들 보보들은~ 한다'가 아니라, '우리 보보들은 ~ 한다.'라는 문장을 줄곧 사용하여 말한다. 하지만 '우리'라니, 독자인 나는 명명백백 보보스 족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번역자는 이 책이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사상적 태도와 인생살이의 잣에 대해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돕는다고 말한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기 계발을 중요한 미덕으로 꼽는다는 보보스 족의 견해는 내 생각과 일치한다. 하지만 나는 보보스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예술적인 자유를 지향하고 답답한 일상에 얽매이지 않는 쿨하게 사는 척하고 싶어도, 고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학력의 엘리트가 아니라면 해당 사항 없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보보스들이 삶의 모습과 그들의 갈등 및 그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스타일을 분석적이고도 내밀히 보여 주고 있는 책이다. 세속적인 성공과 내적인 덕목 사이의 갈등, 야망 때문에 영혼을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출세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골몰, 어떻게 물질적인 것에 노예가 되지 않으면서 원하는 어떤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인가, 사회의 최상층에 살면서 어떻게 속물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자기 처세 보고서'가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