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각종 리뷰를 훑어보았다. 어디에고 똑같이 쓰여 있던 말은 이 이야기에 대한 결말을 듣지 말라는 것(옮긴이 또한 후기에서 줄거리만큼은 절대로 소개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해 그런 평도 있었다. 이 소설의 저자는 말재간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 소설을 아주 지능적으로 썼다는 얘기였다. 일단 읽고 나니 작가가 보통 똑똑이가 아니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쌍수를 들고 공감하는 바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에 보았던 니콜 키드만 주연의 영화 디아더스가 생각난다. 이런 류의 영화는 그 결말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임에도 언급을 하자면 (벌써 개봉 한지 1년도 넘었으니, 볼 사람은 다 봤고, 그래 알 사람은 다 안다고 생각되어....)그 영화에서의 마지막 반전은 '네가 귀신이 아니라, 내가 귀신이란 말이더냐'였다. 귀신에게 그토록 시달림을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생지옥을 조성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를 기만시켰다는 류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면,
늘상 팔에 솟은 소름을 쓸어내게 된다. 이 소설은 이런 이야기를 촘촘한 대화의 그물망으로 엮어 내었다. 재밌다. 그리고 읽으면서 생각한다. 나 자신은? 또 다른 나 자신 때문에 얼마나 엄청난 지옥불을 선사(?)받고 있는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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