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개척시대
백만장자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부를 과시했다. 성 같은 집을 짓고 대리석과 금으로 내부를 장식했다. 뉴욕의 백만장자 클럽에서는 100달러짜리 지폐로 담뱃불을 붙였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다녔다. 브로드웨이의 번화가나 센트럴 파크에는 귀부인과 신사가 순수 혈통 말을 자랑하려고 마차를 몰고 나왔다.
이들에게 양심의 가책은 없었다. 수십 년 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회진화론의 철학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사회 진화론은 사회 역시 일종의 진화를 통해 완전하게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강자가 득세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스펜서는 돈 많은 기업인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선행을 베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27 쪽
본격적인 흑인 집단 운동의 시발점은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버스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1954년 12월 1일 흑인 여성 재봉사 로사 파크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일을 했기 때문에 몹시 피곤했다. 한 백인 남자가 버스에 올랐다. 만원이라 앉을 자리가 없었던 남자는 파크스에게 자리를 비켜 달라고 요구했다. 공식적인 규정에 따라 흑인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눈을 내리깔고 백인의 명령에 복종해야 마땅할 그녀가 백인 남자의 요구를 거절했고 그녀는 체포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몽고메리 시의 흑인이 이 사건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 그들은 덱스터 에비뉴 침례교회에 모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였다. 몇달이 흘렀다. 버스는 텅텅 비었고, 인도는 사람으로 가득했다.-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