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은 기싸움이다 - 탁석산의 글쓰기 5 탁석산의 글쓰기 5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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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꿔다논 보리자루가 청산유수가 되리라곤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나 절박한 사람에게 적어도 말하기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는 약간의 효험이 있다. 게다가, 도사님 풍의 멘토와 조금은 까칠한 제자가 우스개스러운 대화를 나눠가며, 토론에 대한 썰을 차근차근 풀고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도 있고.

현대를 소피스트의 시대라고 한다고. 소피스트는 원래,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도 객관적인 진리란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개개인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고, 진리도 시대마다 변한다.

토론이나 대화를 통해서 참된 무엇가를 말하기 보다는 나쁜 의견을 좋은 의견으로 대체해 나가는 정도를 구현할 수 있다면 만족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장 좋지 않은 발표는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하는 발표라는 것이었다. 인상적이라는 말은 보통은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나쁜 의미로 인상적이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마케팅 팀에서 경쟁 회사의 개발자 팀워크나 작업 환경의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 발표를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그런 발표를 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구먼. 발표자는 개발자들의 업무 환경을 너무 모르는구나!’

하면서 흥분했던 적이 있는데 이 경우 또한 나쁜 인상을 남겼다기 보다는 청중을 자극시켰다는 쪽으로 이해해야 하면 되려나. 정말 인상적이긴 했다. 발표자는 남 눈치 볼것없이 - 그게 회장님이라도- 소신껏 자신이 하고픈 말을 모두 하고 있었다.

사실, 발표나 토론 전에는 소신을 말하리라 다짐을 하고 들어가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면 청중의 태도라던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마음이 바뀌는 수도 많이 있으니까. 그에 굴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거기다가 비유나 사례 중심으로 말한다면, 말짱!으로 추대할 수 있겠다.

말짱은 회의나 토론의 분위기를 바꾸는 사람이며, 참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사회라는 공동체의 유익을 증대시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회의 : 보통 권력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

토론 : 회의에 비해 대등한 관계의 구성원으로 되어 있다.

발표 : 1인 발표, 집단 발표, 공식적 발표, 비공식적 발표, 연설 등을 포함한다.

면접 : 권력 관계가 개입되어 있으며 자신을 증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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