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2004-02-09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학교 2학년 이었을거야.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란 에세이를 읽고 너무 좋아 카피까지 해서는 가지고 다녔던 적이 있었어. 정말 그랬더랬어. 늦은 시간 쓰레빠(더 리얼한 표현같지 않니? 무식한 느낌이 풍기지만.)를 질질 끌고 추리닝 바람에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는 그런 친구가 갖고 싶었어. 하지만, 그건 내 소망으로 끝나버렸어. 내가 그렇게 털털한 성격이 되지 못하는 데 어찌 그런 친구를 만들 수 있었겠니... 지금은 밤 11시 50분. 정말 한밤중이다. 이 시간에 너의 서재에 들어오니 예전의 나의 소망이 이루어진 듯 하다. 지금 내 옷차림은 맨발에 추리닝 차림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네 방안에 꽂힌 이 책 저 책을 네 허락도 없이 꺼내 본다. 그 곳엔 네가 읽으며 여백마다 연필로 적어놓은 느낌들이 있는 듯 하다. 생활의 새로운 재밋거리가 생겼구나. 그 재밋거리에 시간을 많이 내고 싶다. 학창시절 날 새는 줄 모르고 친구들과 수다 떨던 그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