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고민입니다 - 일상의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힘
하지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러셀의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을 보면, 고민은 해서 효과가 있을 때만 고민하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 같으면 고민하지 말라던 이야기. 그리고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의 저자 하지현은 말한다. 고민의 큰 틀을 파악해 일상의 과제들을 잘 해결하고 정리하는 지침을 알려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기본 원칙을 먼저 마음에 새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지금의 감정을 설명하고 싶어한다. 기쁘면 기쁜 이유를, 우울하면 우울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비록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태라 해도,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알아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과거를 돌이켜보고 후회하는 감정이 우울이다. 일단 우울감을 느끼면 에너지가 모자란 상태가 되었을 때 더 우울해지고, 현재를 보수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돌아보고 지키려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우울한 감정일 때는 기억을 되새김질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틀렸는지를 알아보고 싶어한다. 이는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반성은 분명히 필요한 행위다. 과거의 일을 되짚어 생각한다는 점은 후회와 같지만, 반성은 후회와 달리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자기가 했던 시도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다음에는 하지 않도록 내 행동의 패턴과 목표와 사고방식을 수정한다. 이 과정이 수반될 때 비로소 반성은 완성된다.

욕망이 작동하면 갖고 있는 자원만 쓰는 게 아니라 주변의 쓸모 이쓴 자원을 탐색하고 활용하는 행동도 증가한다. 한마디로 욕망이 작동하면 바빠지고 빨라지며, 보존하기보다 변화하는 쪽으로 생각의 틀이 잡힌다. 이는 우리가 고민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일상적 과제를 재빨리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욕망은 우리의 고민을 늘리기도 하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도 하는, 방향키와 속도 조절 능력을 가진 중립적인 심리 기제이다.

뇌는 지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긴축재정의 대장이다. 뇌의 이런 작용의 대표적인 예가 자율신경계다. 음식을 보면 알아서 침이 나오고, 바짝 긴장하면 침이 말라버린다. 하나의 세팅을 맞춰놓고 그에 따라 심박, 근육, 침샘, 내장 기관 등이 동시에 움직이게 만들어놓았다. 그래야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고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역시 자율신경계처럼 나름의 세팅을 만들려고 한다. 바로 직관과 편견이다.

지나치게 강한 신념 체계는 어떤 방향이든 보수화, 이른바 ‘꼰대’가 되는 급행열차의 티켓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믿는 대로 본다’는 걸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직관적 판단이 행동화되면 ‘습관’이라고 한다. 습관의 네 가지 특징은

첫째, 습관이 된 행동은 왜 그 행동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걸어가다가 무심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는 행동 같이 그 행동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동적으로 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둘째, 습관이 된 행동은 노력이나 의식적 지향성이 필요한 행동과 동시에 할 수 있다. 간단한 타자를 치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 그 예이다. 타자 치기는 자동적 행위가 되었으므로 뇌의 지분을 차지하지 않으니, 에너지가 드는 다른 행위를 할 여유가 있는 것이다.

셋째, 환경이 바뀌면 습관이 흔들리고 의지와 에너지가 쓰인다. 친구의 전화기를 빌려서 사용하면 자판이나 앱의 배열이 달라서 버벅대는 것, 랜터카를 빌려면 운전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도 같은 원리.

마지막으로 습관적 행동은 아예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제 이를 닦을 때 오른쪽 몇 번, 왼쪽 몇 번을 닦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

정신과 의사이자 ‘스스로 치유하는 뇌’의 저자 노먼 도이지는 인간의 뇌는 수행하는 활동이 무엇이냐에 따라 각 부위의 자원을 훔쳐서 그 활동에 필요한 공간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곳으로 할당된 공간이라고 해도 청각이나 촉각 정보를 더 많이 활용하는 활동을 한다면 원래 청각이나 촉각 정보를 위해 할당된 공간을 시각 정보에까지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통증을 경험하면, 이를 처리하고 느끼고 인식하기 위해 뇌 전반의 다양한 영역이 통증 처리에 배분된다. 그러다 보면 원래 그곳을 쓸 수 있게 지정되어 있던 기능을 사용할 공간이 매우 좁아진다. 그래서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낄 때나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때에는 생각, 감각, 이미지, 기억, 동작과 같은 다양한 정신 활동에 제한이 생긴다. 이는 통증이라는 스트레스로 뇌의 활동이 위축되는 차원을 넘어, 원래 그 활동을 하도록 지정된 곳이 통증 처리 기능에 빼앗겨버린 결과이다.

더 나아가 통증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통증과 관련된 신경 전달 연결망이 다른 어떤 신호보다 우선하게 된다.

이 책은 총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와 5부에서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다음과 같다.

글밥이 달린 것은 특히 더 세부적으로 내가 밑줄 긋고 싶었던 지점들이다.

-고민의 위치를 파악하라

-뇌 용량을 확보하라

뇌는 1450그램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인간이 소모하는 전체 에너지의 20서펜트를 사용하는 고비용의 기관이다. 이런 고비용 기관을 마냥 확장성 있게 만들어놓을 수는 없다. 뇌는 정해진 용량이 있는 하드디스크나 메일함에 더 가깝다.

인간의 뇌는 이미 정해진 크기에서 더 커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용량이 제한돼 잇다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괜히 뇌의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찾는 데 애를 쓰다가 좌절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집중한다. 관심의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의 용량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있을까? 질보다 양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것이다. 만일 무엇을 버려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고 직접 정리하기 어렵다면 자동 정리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바로 ‘잠’이다. 뇌는 눈과 귀를 닫아서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지 않게 한 다음에 비로소 그날 하루 들어온 정보를 자동 분류해서 남겨놓을 것은 남기고 쓸모없는 것들은 폐기 처분한다. 만일 뇌가 정지한 것처럼 피곤해서 어떤 것도 결정하기 어렵다면 오늘치 용량이 다 차버렸다는 신호다. 잠을 잘 시간이 아니라면? 잠시라도 뇌의 활용을 줄이기 위해 멍때리거나, 목적 없는 산책을 해보자. 공원을 산책하고 나면 작업 기억 능력이 20퍼센트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루틴을 만들어라

처음부터 고민할 이유를 없애는 것이다.

일상의 선택을 최선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안전하고 검증된 선택으로 고정해서 반복하는 행동을 루틴이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는 순간 에너지가 쓰이기 시작하고 뇌의 자동화 과정은 방해를 받는다. 그런데 어떤 개입에 의해 루틴이 깨지면 두려움이 커지고, 지금까지 자동적으로 하던 행동 전체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게 되어 뇌는 더 이상 자동 주행 모드로 작동하지 못한다.

루틴은 다른 의미로 습관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의식하지 않고도 그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을 하면서 다른 생각이나 반응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습관이다. 루틴으로 한 행동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저장 공간도 사용하지 않는다. 에너지도 덜 들고 보관 비용도 안 드는 것이 루틴이다.

일상에서 매일 반복하는 일과 공적인 일이나 사회적인 관계에서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하는 일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루틴은 집중할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다. 내 마음 안에서 동요되는 것을 줄여 주는 지지대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작업 기억을 활용하라

작업 기억이란 컴퓨터의 ‘캐시’의 개념과 유사하다.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정보를 의도적으로 임시 저장하는 작고 빠른 기억 장치, 즉, 작업 기억을 활용하면 매번 해마와 같은 주기억 장치에서 정보를 불러들이지 않아도 된다.

작업 기억이 잘 작동되면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당장 쓸 정보들을 용이하게 조합해서 임기응변을 하고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작업 기억을 활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맥락과 이야기로 엮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려면 꼭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물 흐르듯이 전후 관계를 생각하면서 하나의 문자로 만들어 맥락을 파악하면 대여섯 가지 일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 수 있다.

-큰고민거리를 잘게 쪼개라

-고통과 불편을 구분하라

고통은 위험을 알리는 신호이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신호다. 이에 반해 불편함은 견뎌내면 될 일이고, 불편이 지속된다고 해서 위험해지거나 생존에 위험을 줄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고통은 내성이 생기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대부분 계속되는 것이 특성인 데 반해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그 세기가 줄어들고 견딜만해진다. 그런 면에서 건강한 마음 상태란 고통이 전혀 없는 상태라기보다 불편한 것을 안고 가지만 불편을 견뎌내며 편안과 안전을 찾고 일상의 기능을 하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이 관계를 끊고 혼자 지내는 것, 일정 수준의 무례함에 대해서 최고조의 까칠함으로 반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비슷한 기질의 사람들끼리 서로 북돋고 옹호하는 것이 확산된다. 안락함이 주는 배신이며, ‘불편함을 참지 말라’는 자본의 광고가 개인에게 던진 역설적 고통이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의 사용이 증가하고, 교통체증이나 감정노동자에 대한 분노, 층간소음과 같은 공동체 내 민원의 증가가 일상화되는 것 역시 이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

-고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

-뇌를 행동 모드로 맞춰라

-최선을 찾기보다 최악을 피하라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말자.

-감정을 막는 방파제를 세워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말라

나를 싫어하는 한 명이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프고 힘들 수 있다. 좋은 감정보다는 나쁜 감정이 오래가는 이치가 여기서도 통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고, 그런 사람도 존재하기 어렵다.

-타협할 수 없는 최소 원칙을 만들어라

-결정과 책임은 오로지 나의 일로 여겨라

고민이 될 때에는 남의 조언을 충분히 듣는 것, 집단의 흐름과 추이를 관찰하는 것 모두가 중요하다. 그러나 마지막에 버튼을 누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의 일이라고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건 내가 한 결정이야, 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의 시작이다. 이때 자존감을 받쳐주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자기 효능감과 자존심이다. 자기 효능감은 특정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행동이나 목표를 자신이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고, 자존심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남과 비교를 통해 전체적 분위기와 레벨을 파악한 후 자기 효능감을 갖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해낼 수 있다고 자신에게 확인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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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10-1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인거 아시죠?^^
책내용이 좋으네요?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요즘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생각의 전환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곤 하더라구요~
여전히 잘 지내시리라 믿고 총총총~~^^

icaru 2019-10-18 10:52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항상 근황 궁금해하고 있어요 ^^ ㅎㅎㅎ
잘 지내시죠? 저도 이렇게저렇게 ㅋㅋㅋ 살구 있어요!
하지현 님 책은 정신 건강 관리하는데 도움이 꽤 되는 것 같지요? ^^

단발머리 2019-10-1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세요~~2
제 생각엔 저자가 추천하는 그 방법을 사용하면 고민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분석,이 자기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보거든요.
고민의 위치를 파악하라~ 이런 제안이요^^

icaru 2019-10-22 09:48   좋아요 0 | URL
하지현 님의 가장 최근작이어서 읽었는데~ 4,5장이 특히 실용적이라서 도움이 꽤 되었어요! ㅋ
단발머리 님 오랜만여요~
방금 사진을 하나 서재에서 보고 왔는데 그림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요 뒷머리라고 해야 하나?
단발머리가 아니라서 따님인가 보다 했는데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10-22 10:26   좋아요 0 | URL
네, 딸롱이에요. 저도 진짜 엄밀한 의미의 단발머리는 아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