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퍼레이드>는 같은 집에 사는 다섯 명의 동거인들이 차례 차례로 화자가 되어 스토리가 진행되는 구성으로, 화자가 바뀌어서 같은 시간대로 되돌아가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은 계속 흐르고 이야기도 진행된다.

이 소설 속의 동거인들과 나의 직장 인간 관계와 유사한 점.

- 싫으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있을 거라면 웃으며 생활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인간인 만큼 모두들 선의와 악의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 미라이도 나오키도 요스케도 여기서는 모두 선인인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두고 '계산된 교제' 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94)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센티하고 심각한 면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 않으면서 타인들의 요구에 맞추어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취하는 일종의 가면 같은 것을 쓰게 되는 것은 자신이 특별히 위선적이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 사회 생활이랄지 공동 생활은 그런 것들(진짜 얼굴, 진정한 속내)을 끌어 들이지 않아야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야기 해도 괜찮은 것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렇게 순조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도.

그러나 보여지는 '나'에만 치중하여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면, 결국 어떻게 흘러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뒤통수 때리는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자기 짐을 다 풀어서 부려 놓지 않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가방을 한 켠에 두고 사는 것. 뭐 그런 거지.
 
 나 떠난다고 당신들 나무라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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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3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12-1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읽지만 리뷰는 쓰지 못하는 날들이었거든요.... 리뷰 쓰기 왜 그렇게 어렵나요?
웃으실지 모르겠지만, 캬- 저걸 써놓고 나름대로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었다는 거. (내용은 완전 무시하고요--)
근데 저 책 님은 예전에 읽으셨군요!

잉크냄새 2006-12-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인이라면 공감할만한 부분이네요. 근데 전 뒷통수에 반골의 기질을 타고난지라 좀 버티는 편입니다요~~~

2006-12-14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12-1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저는 아예 절필 상태여요..ㅠㅠ;

icaru 2006-12-1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은 반골 기질이 매력이시죠~ 뭐~ 글쎄나~ 저도 버티는 건 잘 하는데... 더불어 뜨네기 기질도 좀 있거든요 ㅋㅋ

속삭 님 앗!!

반딧불 님 얼렁 절필을 풀어주세요...!!

픽팍 2006-12-16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에만 치중하여 진정한 자기로부터 소외되면, 결국 어떻게 흘러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뒤통수 때리는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이 말 완전 대박 공감입니다. 이렇게 글 잘 쓰시면서 무슨 소리 하시는지
전 갠적으로 요시다 슈이치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현실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까요? 어떤 특정한 태도가 없다는 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요 ㅋ

icaru 2006-12-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시다 슈이치 작품은 지금껏 두 개 읽었는데... 음~ 저도 이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껴요... 다음엔 동경만경을 읽어볼까 하고 있답니다. ㅋ

픽팍 2006-12-1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경만경도 재미있습니다. 동경만에 대한 묘사가 압권인 책이지요. 드라마로도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책으로 봐서 드라마는 안 봤지만 암튼 장소묘사가 상세한 듯함다. 갠적으로는 일요일들을 강추하고 싶네요 ㅋ

icaru 2007-01-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욜들 ㅋㅋ 은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