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읽은 책들이 또 별로 재미가 없네요. 이 작가분 전작은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파리에서 달까지란 내용과 크게 상관은 없는 제목의 책을 쓰신 분인데 표지가 정말 멋집니다. 마치 은하철도와 같은 분위기의 책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내용도 꽤 재미있습니다. 뉴요커가 파리에서 살기위해서 집을 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며 다른 나라와 언어에 적응하며 좌충우돌하는 내용인데 외국인들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가 멋들어지게 곁들여진 괜찮은 에세이였죠.

한번 괜찮다 싶으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도 다 구입하는 편이라 이 책도 구입했습니다. 전작의 후편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파리에서의 생활을 접고 고향인 뉴욕으로 다시 돌아온 후의 삶에 대해 이야깁니다. 집구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다시 집을 구하고, 애들을 학교에 입학시키고, 9.11을 겪으면서 다시 뉴요커로의 삶을 시작하는 이야긴데....이게 전편보다 훨씬 재미가 떨어지네요.

한 챕터 한 챕터씩은 괜찮은 내용도 많은데 연결하면 오히려 이상해진달까요.  일관성도 떨어지고, 더 중요한 점은 약간 뜬금없다 싶은 이야기도 많이 들어가 있더라는 거죠. 도대체 앵무새랑 최신식 IT업계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9.11의 영향때문인지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약간 과하게 들어가 있더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이들이 크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성장에 맞춰서 쭉 하면 오히려 재있었을것 같은데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는데 약간 엉뚱한 곳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구요.

전반적으로 봐서 글 자체보다는 구성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솔직히 이게 도대체 무슨 뻘소리야 싶은 챕터가 중간에 두어곳 있었는데 이건 뺐었으면 좋았을것 같구요. 대표적으로 자신의 정신과 의사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도 없는데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싶더라구요. 9.11 사건을 겪은 이상 그 이야기를 빼고 가기는 어렵겠지만 그럴바에는 차라리 철두철미하게 다루었으면 좋았을텐데 지나치게 감상적으로만 접근한것 같아서 그 부분도 크게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더해서 마지막 챕터를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마무리했던데 그 점도 역시나 9.11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한 느낌이더라구요.

유쾌한 이야기를 예상했었는데 약간 우울하고 웬지 모르게 본인 자신도 어리둥절해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성을 좀 더 잘했으면 훨씬 좋았을것 같았는데.

한가지 제일 마음에 든 점은 책의 판형과 디자인이 동일한 점입니다. 같은 작가분에 후편이 분명한 작품인데 판형이 다르면 책장에 같이 꽂아둘수가 없어서 짜증나거든요. 그 점은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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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들보다는 싼 편이지만 책 한권의 가격으로는 만만찮은 25,000원짜리 책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산지라 제 값 다 주고 산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가격이 센 편이죠. 신화를 모아놓은 책이니 저작권이 있을것 같은 책은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비싸다 싶었는데 사보니 판형이 큰데다, 칼라 그림도 중간중간 들어가 있고, 무엇보다 종이 질이 아주 좋습니다. 이 정도 종이라면 화집 같은 그림 전문책에나 쓰일법한 종이더군요.

책 소개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계의 동화에 이어 또 하나의 대작이 나왔다고 소개되어있는데 이건 좀 허풍입니다. 그림이 그렇게 예쁘거나 좋지는 않고 그나마도 올 컬러도 아닙니다. 컬러는 중간에 몇 장 없고 나머지는 그냥 연필로 그린 스케치 수준의 그림인데다 칼라 크림조차도 그렇게 정교하거나 색감이 훌륭하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니 딱 잘라 말하기 뭐하긴 한데 누가 봐도 그렇게 멋지다고 할것 같은 그림은 아닌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렇게나 좋은 질의 종이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그림이 그저 연필로 그림 스케치 수준의 흑백 그림입니다.

내용으로 보자면 전설이니 크게 재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한건 아닙니다. 전설이란게 원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던 이야기라서 책으로 보면 오히려 허무맹랑하고 유치한 내용이 많거든요. 그래도 세계의 여러가지 전설을 제대로 아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산 책인데 아서왕 이야기가 프랑스편에 떡하니 들어가 있더군요. 이건 영국 전설 아닌가요? 베오울프는 영국편에 들어가있는데 이 전설 제가 알기로는 북구쪽의 전설인데. 바이킹과 관련된 전설로 알고있는데 그 당시 이 바이킹이 영국에 살고 있었던가요?

거기다 더해 영웅 전설인데 말이 영웅이지 다들 싸움은 안하고 연애로 바쁜 내용이더군요. 사실 이런 유럽쪽의 오랜 전설쪽에 관심이 없기는 했지만 이런 기사와 숙녀의 사랑얘기가 전설은 아니었던것 같은데요. 이건 좀더 중세로 내려와서 중세 특유의 문학이었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아서왕 전설 자체도 실제 전설과 달리 후대에 글을 쓴 사람이 만들어낸것이 히트를 치면서 그게 아서왕 전설로 정착하게 되었지만 실제 아서왕의 시대에는 갑옷이니 하는것이 등장하지 않는 시대인것은 분명히 알고 있는데 그것도 버젓이 들어가 있고요.

제목 그대로 중세쪽의 제대로 된 전설을 좀 알고 싶다는 생각에 산 책인데 그쪽과는 그다지 상관없고, 기사라는데 하는짓은 순전히 사랑싸움뿐이고. 여러모로 실망이 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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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정가 45,000 짜리 책입니다. 사다보면 비싼 책도 살때가 있습니다. 책 중 제일 비싼 책은 사실 팝업북이나 두꺼운 인문서, 역사서가 아닙니다. 이 분야 최강은 바로 사진집이죠.

도판 크죠, 종이 좋죠, 올 칼라죠, 사진에 대한 저작권료 있죠, 비쌉니다. 저도 평소에는 엄두도 못내다가 가끔 한번씩 홱 돌때 사는 책입니다. 저는 작품집으로써의 사진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글이 없이 사진만 나오는건 싫더라구요. 주로 과학도서나 인물관련 서적에서 그런 사진이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는 책을 많이 사는데, 대체적으로는 과학서적입니다.

코스모스, 살아 있는 지구, 비행기의 역사, 인간대백과사전 등등. 근데 책이 두껍다보니 만만한 책 먼저 읽는다고 쌓아뒀더니 완전 굴러다니다 비싼 책들이 걸레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런 식으로 쉬운 책 먼저 읽어 없앤다는 정책은 그 쉬운 책을 계속 사들이기 때문에 끝이 없다는 점에 생각이 미친 요즘 드디어 이 비싼 책들을 집어들었습니다.

게중 가장 얇은 지구의 생명의 보다 라는 책인데요. 지구의 환경을 땅, 대기, 불, 물로 나누어서 그 중 가장 뛰어난(?) 곳을 사진과 함께 실어놓은 책입니다. 가장 높은 산, 가장 높은 땅, 가장 파괴적인 허리케인, 가장 큰 대양, 뭐 이런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도판이 큰 책인데 비해 사진이 그렇게 멋있게 나오지 않아서 좀 실망입니다. 게다가 뭐가 많은 곳, 뭐가 높은 곳, 하는 식으로 정보를 쭉 늘어놓기만 해놓은지라 흥미도 떨어지고요. 백과사전도 아닌데 좀 재미있게 만들것이지. 내용도 그저 그런 정도고 사진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보고 약간 실망했습니다.

다시 볼까 싶지 않지만 방구석에서 굴러다니는 사이 헌 책이 된데다 비싼 책이라 팔려니 아깝고. 사실 이럴때 가끔 사설 도서관같은거나 북카페 같은 거 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해운대의 추리소설 문학관 같은 곳처럼 그런 거 하면 좋겠다 싶어요.

팔기 싫은 책들 다 가져다 놓고 다른 사람들도 보고, 나도 마음 내키면 다시 한번 보고. 집에 보관하긴엔 양도 많고 부피도 만만찮고. 책 얘기를 한다고 시작한게 엉뚱한 얘기만 잔뜩 늘어놨네요. 그런데 막상 설명을 하려니 뭐, 할것도 없네요. 사진 한장에 그 장소에 대한 설명 반 페이지가 다인 책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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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 실패. 설정은 독특하지만 구조가 너무 단순하고 사건 전개도 시시해서 재미가 없더군요. 드라마로 나온걸 잠깐 본 적이 있었는데 그건 주인공이 여자고 해서 이 책이랑 같은 내용인줄 전혀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책인데.

 

 

 

 

 

 

 

 

 

 

 

 

 

 

 

 

 

 

 

 

 

 

 

 

 

 

 

 

 

아라카와 히로무 작가의 신간 은수저입니다. 이 분, 강철의 연금술사 보고는 남자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성분이시더군요. 깜놀. 그런 호쾌한 만화를 그리시는데 말이죠. 신작 백성귀족을 보고 너무 재밌다고 생각하던 중 같은 소재를 다룬 은수저라는 만화가 발간중인걸 알고 한꺼번에 구매. 같은 소재지만 백성귀족은 자신의 삶을 주제로 삼고 있어서 작가와 가족과 같은 사소한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반면, 은수저는 농고라는 특수한 학교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삶에 대한 고민, 현실과 부딪쳐가는 성장통등과 함께 일본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회적인 이슈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주 코믹하고 재미 있는 작품인데 그 가운데 농촌생활의 힘든 삶과 우리가 먹는 동물들에 대한 문제, 미래에 대한 문제등도 폭넓고 깊게 다루고 있어서 작가분의 역량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많은 생각거리와 문제의식을 이렇게 코믹하게 보여주다니. 대단한 분이세요.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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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이라는 유명한 일본 영화, 다들 제목쯤은 들어봤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쉘 위 댄스에 이어 절 두번째로 혹하게 만든 일본영환데 정말 아무 사건도 없는데 뭔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영홥니다. 물론 실제보다 판타지에 더 가깝다 싶은 분위기가 있긴하죠. 근데 이 영화 원작 소설 보신분 있으신가 모르겠네요. 전 봤는데 솔직히 좀 실망했거든요. 물론 영화를 먼저 봐서 그 이미지에 구애되서 그런것도 있긴 하겠지만 원작은 너무 내용도 짧고 시시하더라구요. 영화에서 느껴지던 그 특유의 잔잔함과 따뜻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실망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제목에 혹해서 산 책인데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크게 감동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솔직히 카모메 식당이랑은 전혀 상관도 없는 얘기라서 이거 책 팔려고 장삿속으로 만든 제목 아니야?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말하자면 설정은 그 영화에서 착안했다 이건데, 겨우 이정도 가지고? 란 말이죠.

앞부분만 보고는 여행기인줄 알았는데 보니 인터뷰집이더군요. 프톨로그 부분에는 작가가 직접 핀란드의 카모메 식당을 찾아가 보는 이아기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뒷부분은 인터뷰 즉, 작가의 의도로는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처럼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여자들을 만나본 내용입니다.

이런 내용을 보고나면 항상 애매한 기분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부러운데 그렇다고 그렇게 살고 싶냐고 물으면 또 제 대답은 아니오거든요. 대단하다면 대단한데 부럽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란 말이죠.

게중 한 여성분이 직장을 그만둔 사연에 이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아침에 출근하면 점심시간만 기다리고 점심시간이 끝나면 퇴근시간만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게 너무 싫었다고 말이죠. 근데 이거 저도 마찬가지긴 하거든요. 오전 중에는 점심시간이 낙이고 그러고나면 퇴근시간 기다리고. 그렇다고 그런게 너무 싫나면 그렇지는 않거든요.

싫을때도 있지만 재미있을때도 있고 대부분은 그냥저냥이고. 말하자면 이 그냥저냥이라는 상태가 문제인것 같습니다. 이 여성들은 그 생활이 참기 힘들만큼 싫었다던가 해서 새 인생을 찾은게 아니라 그냥저냥이라는 상태가 싫어서 새로운 일을 찾아나선 사람들입니다. 근데 저는 이 그냥저냥이라는 상태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거든요. 인생의 90% 정도는 그냥저냥이고 이게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게 저란 사람인데 이 그냥저냥이 너무 싫어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새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기분이 묘합니다.

이런 상태가 그렇게 나쁜것일까? 뭔가 꿈을 찾아서, 가슴떨리는 일을 찾아서 새 인생 시작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럴때는 저도 한번 생각해보죠. 뭘 한번 해볼까? 제가 좋아하는건 명확합니다. 책과 술이죠. 이외에는 제 인생에서 그다지 좋아하는 일이 없습니다. 근데 이걸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습니다. 술 좋아한다고 술집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책 좋아한다고 책장사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괜히 마음은 심란한데 길은 없고. 좋아하는 것은 있지만 좋아하는 일이 없다는건 참 애매한 일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일로 치완되는건 아니데.

이제 그런 일에 많이 심란해 하거나 마음 상해하던 시기는 끝났지만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을때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꿈이 없다는건 나쁜 일일까? 이걸 꿈이랄지 장래희망이랄지 모르겠지만 뭔가 미래에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없다는게 이상한 일일까요?

전 되고 싶은 사람은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 마음 상해하거나 흔들리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지 않는 사람, 환경 운동가는 아닐지라도 환경을 항상 생각하고 염두에 두는 사람, 가능한 세상에 피해주지 않고 약한 존재들에게 힘이 되어줄수 있는 사람, 크고 담대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근데 이런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런 종류의 꿈이 없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일 가까운 일은 도서관 사서인데, 실제 도서관 사서는 책 볼 시간 없잖아요. 읽지도 못할 책에 하루종일 쌓여있다는건 악몽일것 같고, 요즘 세상에 책방해서는 입에 풀칠은 커녕 굶어죽기 십상일테고. 읽고 나서는 또 괜히 마음이 흔들려서 하루종일 이 생각 저 생각에 심란하더라구요. 어떤 의미에서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다는것 자체가 참 부러운일인것 같습니다. 뭘 할래도 할게 있어야 할거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은 다들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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