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몰입을 한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현재라는 시간에 몰입을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항상 어떠한 이유로 현실에 충실하지 못해 왔기에
이제라도 천천히 현재를 음미하려고 애쓰는 것은
내가 언제나 몰입하지 못해 후회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험공부를 한다고 입술이 부르트고
몰골은 식초에 절인 오이처럼 추레하게 다니다가
이제야 조금 사람다운 모습을 회복한 기념으로
두 권의 책을 몰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매해 사다놓고는 2017년 작품은 처음 읽는데 .... 아.. 너무 좋다.
(2016년 것도 읽어야겠다ㅜㅜ)
단편소설을 나는 왜 가볍게..한없이 가볍게만 생각하며 한국문학의 미개척분야로 여겨왔던 것일까.
깊은 사유로 빚어낸 삶의 웅숭깊은 응시가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그저 아름답다.
<운명과분노>는 오바마가 최고의 책이라 극찬했다는 다소 과장된 홍보문구가..사실이었구나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몰입되어 만사가 귀찮아지는 그런 책이다 . ㅎㅎㅎ
오랜만에 맘에 드는 책들을 만나 참 좋은^^
지리멸렬한 시간에서 나를 구원해 주리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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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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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섭게 하는 것 중에 하나는 내가 틀렸다고 확신한 것들이 사실은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 이 세계가 끝나고 구원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도를 아십니까?˝묻는 사람들을 만나면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저들이 말하는 게 진짜 맞는 게 아닐까 싶어서 불안해진다. 나만 모르고 모두가 알고 있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닐까. 그걸 내가 따라가지 못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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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신간 도서『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나의 오래된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까요?”
상상을 뛰어넘는 몸·마음·감정의 통합치유 서울대 의대 정현채 교수 외

20인의 심리치유사, 의사, 종교인 추천

 

 두 눈이 물에 불은 것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느끼는 무용수, 이유 없이 몸의 반쪽이 떨리는 강남 부유층 청년, 갑자기 졸도하는 습관 때문에 결혼은커녕 연애 한 번 못 해 본 미모의 미혼녀, 아내와의 불화로 자신을 고아라고 여기고 사는 중견 제조업체 사장, 틱장애 등의 강박증에 시달리며 삶의 목표를 상실한 청년, 탁한 에너지를 뿜어 동료들을 괴롭게 만드는 30대 회사원…… 그들의 몸과 마음속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심리상담 센터의 심리 치유나 현대 의학의 약물 치료로 해결이 불가능한 사람들의 고통을 오랫동안 치유해 온 저자가 이론이나 방법론 위주가 아닌 직접 경험한 임상사례들을 생생한 필치로 담았다. 저자는 내담자들의 무의식 풍경과 에너지 상태를 읽고, 그들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그 고통이 어디서 기원하는지 밝혀 나간다. 몸을 잘 정립하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치유하며, 갇혀 있는 의식을 확장하도록 궁극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6월 19일 ~ 선착순 (참여 방법에 만족한 순서) 

   당첨자 발표  :  참여 방법에 만족하시는 분들중 선착순 지정하여 비밀 댓글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발송  :  정보 수집 이후 순차적으로 발송

 

2. 모집 인원  :  5명 

 

3. 참여 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url주소 댓글)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무성의한 댓글 참여는 선착순에서 제외됩니다.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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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 개혁군주 정조의 78가지 질문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 판미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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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거짓의 반대편에 있다. 책을 덮고 머리에 둔중한 울림이 남은 문장이었다. 촛불민심이 혁명의 불꽃으로 점화되어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까지 우리는 지난 보수정권의 민낯을 보며 뼈져리게 진실의 반대는 거짓임을 목도해 왔기 때문이다. 온갖 비리와 정경유착의 뇌물로 얼룩진 지도층의 타락은 수백년 전에도 존재해 왔다.

[정조책문]을 읽으면서 아주 오래 전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었을 때가 기억이 났다. 애민정신이 절절히 깃들여 있던 다산문장의 시금석은 어쩌면 정조의 정신적 산물인 『정조책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이 책은 정약용의 애민정신과 똑같았다.


‘공부하라, 탐구하라, 생각하라, 대안을 고심하라!’

책문이란 채찍 책策과 물을 문問자로 왕이 관료를 뽑을 때 냈던 과거시험으로 현재의 논술과 같은 의미이다. 정조의 책문은 그래서 엄격하다. 무엇보다 지도자로서의 고민과 백성을 향한 애민정신이 매우 절절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정조의 시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 제48∼52권에 실린 '책문'(策問)을 한글로 읽는 고전시리즈를 집필하였던 신창호님이 쉽게 해석하여 실은 글들이다.

우리에게 닥친 정치현실에 정조의 책문을 대입해서 읽다보면 200년전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작금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촛불로 시작된 민심이 탄핵으로 이어지고 대선에서 국민들은 정권교체로 그 의지를 표명했다.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올만큼 우리의 정치현실은 실로 암담한 상황이었다. 결국 지도자 자신에게 정책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국민들의 삶은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를 새삼 깨달았던 해이다. 

저자는 "정조의 책문에는 지도자의 성찰과 애민 정신, 민생을 향한 치열한 투혼이 서려 있다"면서 "정조가 내놓은 수많은 책문은 지도자 자신의 정책 비전이자 지도자로서의 얼굴이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바라마지 않았던 지도자의 얼굴, 그것은 철학이 있으며 비전을 가지고 백성을 위해 고민과 성찰을 하는 모습이다. 결국 정치란 “공자가 시골 사람들의 생활을 목격하고 정치의 길이 얼마나 쉬운지를 알았다.” 라 하듯이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 있다. 그것은 책에서 절절하게 백성의 삶을 살피고 관리들을 획책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참된 지도자로서의 정조를  확인할 수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아마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흰 와이셔츠를 입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며 청와대를 걷는 탈권위적인 모습은 우리들의 삶과 다름없는 서민의 모습이며 지난 정권의 오만과 무능으로 점철된 권위적인 모습들이 얼마나 진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인지를 이제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진실은 거짓의 반대편에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정치는 끊임없이 거짓과 싸워 우리들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책문해야 한다.


책속에서
『맹자』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국가를 부흥시킬 수 있을 만큼 탁월한 지도자는 500년에 한 번 정도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500년 이내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펼치는 좋은 정치를 볼 수 없단 말인가? 10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훌륭한 인간이 나온다고 한다면, 1000년 이내에는 사회의 문란함을 결코 없앨 수 없단 말인가?-p19

한 국가에 정치적 안정을 가져오려면 하루의 해처럼 길고 느긋하게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혼란은 달콤한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다급하고 빠르게 다가온다. -p19

아! 나는 최고지도자로서 이 나라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야 할 무거운 책임을 받았다. 이제부터는 우주자연과 인간, 사람과 사람사이에 ‘진실로 호응하느냐 호응하지 않느냐.’라는 소통의 문제가 정치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듯하다. 아니,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 사이에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올바른 길이 열리느냐 닫히느냐가 달라진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니 최고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고 우매하다. 좋은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계책은 얻지 못했다.-p21

국가의 흥망성쇠는 언로가 얼마나 열려 있는가에 달려 있다. 언로는 관리들이 군주에게 말을 전달하는 통로다. 정치지도자와 국민들 사이에 형성되는 의사소통이므로 국가의 통치행위에서 언로는 매우 중요하다.-p33

『서경』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사리를 밝히는 작업과 통하므로, 인재를 등용하는 기초가 된다.” 어떤 사람을 등용하여 관직을 주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사람 알아보는 일은 최고지도자인 군주에게는 무엇보다도 큰일이다. -p98

진실은 거짓의 반대편에 있다.-p216

사람의 마음은 편안하면 게을러지고, 게을러지면 쓸데없는 곳에 마음을 쓰게 된다. 쓸데없는 데 마음을 쓰게 되면 거리낌 없이 멋대로 행동하고 거짓으로 사람을 현혹한다. 그렇게 되면, 올바른 정신을 놓아버려 술 취하듯 취하고 짐승처럼 양육되기에 이른다. 어려서는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서도 스승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검소하게 생활하는 사람에 대해 세상을 속이는 사람이라 하고, 본인은 거짓말을 하며 사람을 현혹하는 짓거리를 수시로 저지른다. 어릴 때부터 늙어서까지도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도덕이 있는 줄 알지 못하는 듯하다. 사람들과 어울려 간단하게 술 한 잔을 나누어도 예의와 법도가 있는데 이런 풍습이 무너진 지 오래고, 풍류를 돈독히 하는 것조차도 어렵게 되었다.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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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 - 감각의 향연
이사벨 아옌데 지음, 정창 옮김 / 영림카디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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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Aphrodite는 아름다움의 대명사이다. 흰 포말을 일으키며 가리비에서 태어난 그녀의 자태는 육감적일 뿐아니라 에로스적인 감성을 자극하며 수세기 동안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가리비의 뽀얀 속살은 여성의 미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흰 포말을 일으키는 거품은 성적인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일까 '거품'이라는 단어 아프로디테의 섹슈얼리즘은 이후 진화하여 최음제 : 아프로디지악 Aprodisiac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이쯤에서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바로 아프로디테에서 파생된 아프로디지악 ‘최음제’의 이야기다. 성에 대해 터부시하는 우리네 정서에 볼 때 이 책은 어쩌면 외설적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외설적이기보다는 세에라자드가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로 천일이라는 생명의 시간을 연장한 것처럼 맛을 향한 욕구와 육체적인 사랑의 욕망이 잘 버무려진 최음제 레시피다.

그녀는 왜 최음제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첫장을 펼치자 이런 고백이 있다.

'나이 오십은 해가 져서 자연스럽게 하루를 되돌아보는 황혼의 마지막 순간과 같다.그러나 황혼은 나에게 죄의식을 일게 한다. 어쩌면, 그런 연유로 오십 줄에 들어선 내가 나와 음식, 그리고 에로티시즘의 관계를 깊이 되돌아보게 된 것 아닌가.
아! 나를 그토록 유혹하는 육체의 약점들은 내가 그저 버릇처럼 드러내는 게 아니었다.'

저자 이사벨 아옌데는 오십에 들어서야 가장 후회하는 것이 다이어트로 놓쳤던 달콤한 음식과 엄격한 문화로 인해 용기내지 못했던 사랑의 기억들이라고 한다.

음식이라는 씨줄에 사랑이라는 날줄로 짜여가는 그녀의 황혼의 고백은 문학 또는 영화속에 담긴 수많은 에로틱한 장면들과 동서양을 넘나들며 최음제 역할을 해 왔던 음식들과 얽혀 펼쳐진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전혀 색다른 장르의 음식과 에로티시즘의 세계이다.

이 책은 관능적인 기억에 얽혀 있는 장소들을 지도 없이 돌아다니는 여행이다. 여행길은 사랑과 욕구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며, 때때로 모든 것으로부터 나 자신을 잃게 하기도 한다. -p15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동료들과 수많은 사랑의 마법과 미약을 다룬 책들을 찾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게 된 자신만의 최음제 레시피 145개를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너스로 실어놓기도 하였다. 책을 읽다보면 맛이 생각보다 성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최음제를찾기 위해 헤맬 필요는 없어보인다. 진정으로 확실한 최음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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