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우먼 - 여성 리더 15인의 운명을 바꾼 용기있는 결단의 순간
김선걸.강계만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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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통념상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여성은 가정에 충실하면서 사회생활도 잘하는 여성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라기 보다 가정에 부차적인 활동이 직장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한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짐을 떠안고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사회에서도 여성의 일을 주업이 아닌 부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안일도 똑부러지게 하고 회사에서도 일 잘하길 원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강요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전문직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보면 금수저를 타고 난 것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먼저 들기도 한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린드버그는 그녀의 책 <린인>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보다 여성이라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녀가 여성으로서 리더자리에 오르기까지 싸워야 했던 수많은 고충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남성과 다른 위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여성이라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셰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들도 같은 고충이 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나 사회에서 활동 영역은 넓어졌음에도 임신과 출산, 육아등의 이유로 여성의 사회경력은 단절되기 십상이다.  직장에 남는다해도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쟁자인 남성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은 단 2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책<워너비 우먼>은  우리 시대의 여성리더 15인을 밀착 취재한 기록이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여성으로서 느껴왔던 인생의 어려운 고비들을 겪으며 통찰했던 삶의 이야기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 최초 여성 중무수석, 최초 고졸 치안경감, 최초 여성 부산경찰청장, 최초 여성 금융 CEO, 최초 삼성증권 여성임원, 포스코 최초 여성임원, 최초 여성 벤쳐 사업가등 이들의 수식어에는 국내 최초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그녀들이 포기해야 했던 것들,  유리천장을 깨고 자기 분야의 1인자가 되기 위해서 수도 없이 내렸을 '인생에서의 가장 중요한 결단’에 대한 체험담을 생생하게 말해주고 있다온갖 리스크와 상황 변수 속에서도 더 넓게, 더 멀리 보고 값진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지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단을 추진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무엇인지 , 또한 이들의 인생을 바꾸게 했던 드라마틱한 순간의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서 같은 여성으로서 무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것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역할, 엄마이면서 아내로 , 직장인으로서 견뎌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이 있겠어요. 무엇이든 내 것으로 만드는 기술은 바로 열정입니다. 그것은 나이 같은 조건과는 상관없습니다.“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을 갖고 일하다 보면 열정이라는 습관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끈질지게 버티고 기다려야 합니다. 동물들도 새끼를 가진 후엔 모성애를 바탕으로 초월적인 힘을 낸다고 하지요. 그런 슈퍼파워를 잠재력으로 지닌 사람들은 여성뿐입니다. 몸속에 내재된 그 끈질긴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않고서는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할 것이란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

 

지금의 직장은 나에게 세 번째의 직장이다.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을 보면서 직장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할 때마다 미안하다. 그렇다고 집안일을 핑계로 직장에 소홀 할 수 없기에 매번 눈치를 보게 된다. 죄책감과 눈치 사이를 저울질 하며 마음에 커다란 짐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직장인 여성의 고충인지도 모르겠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면 편히 눕지도 못하고 못다한 가사일을 하고 나면 한밤중이다. 이런 쳇바퀴 돌아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성공하기 위해 모든 장애물들을 뛰어넘은 여성 15인의 이야기가 위대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어쩌면 우리는 여성의 사회생활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직장이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주업이며 아내나 엄마이전에 직장인이라는 개념부터 바로 잡는다면 여성에 대한 지위역시도 자연적으로 향상하지 않을까. 여성이 사회활동에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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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천명관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9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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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는 바닷가에서 사투를 벌일 것만 같은 남성중심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제목처럼 의아했던 것은 주인공의 이름이 봄처럼 화사한 어여쁜 이름인 '춘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래처럼 거대한 여자라는 것이었다. 그 거대한 여자는 '붉은 벽돌 여왕'이라 불리웠는데 천명관은 소설에서 직접 들려주는 화자로 등장한다. 환상적 리얼리즘 문학과 비슷한 전개로 구라의 솜씨가 마누엘 푸익과 모옌, 살만 루슈디의 뺨을 여러 번 칠 정도로 쎄다. (평소 구라가 가장 쎄다 생각해왔던 작가들이다.) 환상적 리얼리즘의 가장 한국적인 작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않고 고래라고 할 것 같다.

 

금복

길 가던 사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어떤 냄새를 풍기는 금복이 산속 깊은 마을을 도망치듯 빠져 나온 이유도 금복의 냄새에 미쳐버린 홀아버지의 어긋난 욕정을 피해서였다. 도망치듯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 마을에 도착하여, 생전 처음 본 고래의 크고 거대한 모습에 매료되는데 이때가 바로 그녀의 신산한 삶을 예고하는 순간이다.

 

그때부터 그녀를 충동질하고 아무 때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게 만드는 그 수상한 바람은, 크고 넓은 것에 무턱으로 매료되는 습관과 더불어 평생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게 되었다.-p60

 

나이 많은 생선장수와 살다가 거대한 몸집을 가진 걱정을 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은 고래를 사랑한 금복에게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육체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단순함의 비극으로 인해 걱정의 육체는 주저앉았고, 걱정의 병수발로 금복은 지쳐만 갔다. 그런 금복을 눈여겨 보았던 희대의 사기꾼이자 악명 높은 밀수꾼에 그 도시에서 상대가 없는 칼잡이인 동시에 호가 난 난봉꾼이며 모두 부둣가 창녀들의 기둥서방에 염량 빠른 거간꾼인 칼자국’은 하양 양복을 빼입고 영화를 보여준다. 아무리 금복이 바람끼가 다분하다하여도 '크고 넓은' 걱정을 사랑한 것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이후 걱정의 약값과 금복의 존웨인과 칼잡이의 욕망으로 한 집에 동거를 시작하게 된  것 역시도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걱정은 금복에게 '고래'라는 욕망 그 자체였기에 칼자국을 위해서 걱정을 포기되는 남자가 아니었다. 이들의 동거는 걱정의 몸무게가 오백 킬로가 넘을 때까지 평화로왔다. 적어도 폭풍우 치는 밤,  금복과 칼잡이가 엉켜있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바닷가에 투신하고 ,  걱정을 칼잡이가 죽인 걸로 오해한 금복이 작살로 칼잡이의 배를 관통할 때까지 행복했던 나날이었다. 

 

이후 금복은 바닷가 마을을 떠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걱정과 칼잡이의 망자가 금복을 찾아와 떠돌이 거지로 유랑을 다닌 덕에 목숨을 부지한 금복이 어느 허름한 코끼리가 사는 헛간에서 아이를 낳았다. 쌍둥이 자매의 마구간에 말처럼 키우는 코끼리가 있는 곳이었다. 쌍둥이 자매의 극진한 보살핌 덕에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르게 되자 인적 없는 깊은 산속 마을에 정착한다.금복의 인생 2막이 열리는 공간인  평대이다.

 

노파

여기서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먼먼 옛날의 노파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복이 일곱 살에 이미 백키로가 넘은 딸 춘희를 데리고 시작한 국밥집의 오랜 주인이자, 삶의 업보이며, 고래의 꿈을 이루어주는 장본인이 바로 '노파'이기 때문이다. 노파는 고래와는 또다른 리비도의 형태이며, 금복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원혼이다. 노파의 이야기는 이렇다.

 

 얼굴이 박색인 노파는 부엌데기를 전전하다 평대에 들어와 국밥집을 하기 시작했는데, 노파에게는 딸 하나가 있었다. 딸은 대갓집 종살이를 할 때 돌보던 반편의 여식으로 반편은 걱정처럼 거대했고, 거대한 남근을 가지고 있었다.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도 워낙 박색이라 남자를 알지 못했던 그녀가 어린 반편이와 정을 통한 것이 들통이 나자 모질게 매맞은 채 대문 앞에 버려진다. 이후 세상을 향해 복수를 다짐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한편 딸에게는 정말 나쁜 엄마였다. 반편이를 빼닮았다는 이유로 눈 하나를 찔러 애꾸로 만들고 자신과 운우의 정을 나누던 곰보가 딸을 간음하자 벌치기에게 벌 두통에 딸을 판다. 돈에 악착같이 집착하며 살지만, 어느 겨울날 집앞 빙판에 미끄러진 후 두 번 다시 일어나질 못한다. 냉방에서 굶어가며 똥오줌에 범벅댄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노파를 찾아 온 손님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하나 있는 핏줄이었던 반편의 딸이었다. 그러나, 애꾸딸은 노파가 악착같이 모은 돈을 찾을 뿐 아픈 어머니에게는 관심도 없다. 돈을 찾다찾다 못찾은 애꾸딸은 몸싸움을 하다 노파를 벽에 밀치고, 질기고 질겼던 그녀의 일생은 뇌진탕으로 마감된다. 평생을 돈만 벌었던 그녀의 돈은 어디에 있을까.

 

이야기는 다시 금복의 국밥집으로 돌아온다. 노파의 돈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금복의 머리위로 쏟아졌다. 평생 돈에만 집착하면서 악착같이 모은 그 돈은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물을 머금은 채 금복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렸고 금복은 그 돈으로 벽돌공장과 찻집에 이어 다방과 운수업, 이어 고래극장까지 오픈하며 세속에서 누릴 수 있는 성공을 연타석 홈런으로 쏘아 올린다. 게다가 금복은 평생의 숙원이었던 '고래'가 되어 있었다. 노파의 욕망이 돈으로 향해 있던 것처럼 금복의 욕망은 남자였다. 남근에 대한 원초적인 동경이 내재화된 결정체는 바로 그녀 자신이 고래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바라던 궁극,

즉 스스로 남자가 됨으로써 여자를 넘어서고자 했던 것이다.

 

춘희

그럼 그녀가 낳은 딸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일곱 살에 이미 백 킬로그램이 넘은 딸 춘희는 말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걱정의 죽음이후 4년이라는 터울이 있음에도 걱정을 빼닮아 금복은 춘희를 더욱 미워했다. 금복은 마치 노파가 환생한 것처럼 노파의 삶을 그대로 답습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금복에게는 남자를 홀리는 '어떤 냄새'가 있었고, 노파는 '반편'이나 짝이 될 정도로 박색이었다는 것이다. 노파가 오로지 '세상을 향해 복수할 것'이라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며 살았듯이 금복은 이재가 밝았다. 노파의 유언처럼 금복이 만났던 남자들은 모두 불행해졌고, 춘희는 엄마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로 자라났다. 그나마 금복의 인생에서 가장 바르고 충직한 남자 이 춘희의 남다른 재능과 감각을 눈치챈 후, 벽돌 굽는 법을 알려주었기에 망정이지 文이 아니었으면 춘희는 이 땅에 왔다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존재였을 것이다. 마지막 문장 그녀는 홀로 벽돌을 굽고 있었다.’ 로 반복 되는 지면은 그녀가 세상에서 한 유일한 행위이자 유산이 '벽돌'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었다. 금복의 고래는 춘희를 낳았고, 춘희는 벽돌을 낳았을 뿐, 삶은 이처럼 덧없는 것이다. 

   

무모한 열정과 정념, 어리석은 미혹과 무지, 믿기지 않는 행운과 오해, 끔찍한 살인과 유랑, 비천한 욕망과 증오, 기이한 변신과 모순, 숨 가쁘게 굴곡졌던 영욕과 성쇠는 스크린이 불에 타 없어지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설화적 상상력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 고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고래는 설화적 상상력에 근거한다. 이야기가 구비 전승되어 대대손손 내려오면서 상상력을 더하여 허구화가 극대화 되면서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지만 존재할 거라 믿는 현실세계와 상상세계 경계에 있는 형상이 바로 고래이다. 그럼 이 책 고래는 어떤 존재일까? 차마 내 입으로 말하기는 뭣하지만 금복이 고래에 자신을 투영하여 내재화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비도. 즉  '남근'이다. 남성의 생명력(남근)에 대한 원초적 동경은 오랜 설화와 민요에서 등장하는 소재로 인류의 근원적인 욕망을 뜻한다. 마치 오래 전부터 구전되는 산문을 재구성한 느낌처럼 설화와 같은 친화력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노파, 금복, 춘희 이  세 명이 그리는 신산스러운 삶의 무늬, 그것은 여성이라는 무늬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춘희처럼 화사하지만 이들의 삶은 거대한 몸을 지닌 춘희처럼 무겁기만 하다.  우리가 아무리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해도 그것은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곳에 있다. ('춘희의 고독은 그녀의 생애 전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도 제대로 전달되거나 결코 이해될 리 없는 성질의 것이다.') 금복이 삶이 그러하고, 노파의 삶이 그러하다. 닥쳐오는 삶에 운명적으로 반응하고 그저 순응할 뿐이다. 그냥 살아지는 것,  어쩌면 여성의 삶은 그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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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공유 - 최고의 의사결정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의 힘
리오르 조레프 지음, 박종성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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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페이스북과 블로그, 이외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꾸준히 하다 보니 첫 시작할 때보다 많이 진일보된 느낌이다.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에 추가된 기능이 생기거나 팔로워가 늘어나 하나의 군집을 이루게 되면, 내가 원하는 취미와 관심사에 대한 무궁무진한 정보를 끊임없이 피드백할 수 있다. 결국 어느 정도 연식이 되면 자기 성향의 군집을 형성하게 된다. 취미와 관심사 공유가 수월한 데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나같은 장기이용자들은 저절로 같은 생각의 사람들만 남게 되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 가입된 그룹은 그런 특성을 잘 보여준다. (가끔 나도 모르는 그룹에 가입이 되어 있다. 친구중의 누군가가 초대한 거다. 내 성향을 잘 아니~)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부담은 되지만 온라인 친구들의 비중도 오프라인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이웃과의 소통하는 시간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에서 대중(크라우드crowd)과의 소통하는 것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한 책이 바로 《생각공유》이다. 

 

 

 

현재로서는 소셜 네트워크란 그저 어떤 특정한 순간들을 공유하게 되는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라면 얘기가 다르다.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복잡한 문제에 대해 해답과 해법을 제시해 주고, 또 문제까지 제기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다.-마크 저커버그 

 

위의 마크 저커버그가 말하는 것처럼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삶에서 굉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생각공유'라는 크라우드소싱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례로 제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대중을 참여하게 하는 크라우드소싱은 중국의 샤오미를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올려놓기도 하였다.

 

크라우드(대중)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의 지혜가 모인다는 점이다. 저자 리오르 조레프는 디지털 마케팅 혁신 분야의 선도적인 인물로 크라우드의 지혜를 연구하는 전문 컨설턴트이다.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생각공유는 어떤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크라우드(대중)의 집단지성에 접근을 시도하고 그 지성을 채택해서 나의 삶과 세계를 더 나은 무엇으로 만들려고 할 때 발생하는 것’이라 한다. 얼핏 생각했을 때는 크라우드소싱과 같은 방법 같지만 저자의 생각공유는 전통적인 크라우드소싱과는 다른 접근이다. 생각공유는 생각의 크라우드소싱이며, 일이 아닌 의사결정의 크라우드소싱이다. 쉽게 말해 생각의 크라우드소싱을 위해 생각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크라우드와 계속 접속된 상태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지혜로운 결정력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일상의 삶에서 실현하여 향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존의 크라우드소싱과 차별적이다.

그럼 크라우드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

우선 최소한 250명의 크라우드를 구축해라

-페이스북의 조사에 따르면 한 번 업데이트를 하거나 상태게시를 하면 평균적으로 친구나 팔로워의 12퍼센트 정도가 본다고 한다, 최소 30건의 피드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 250명의 친구가 필요하다(25012=30)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여줘라

-약한 면을 드러내는 호소에는 매우 강력한 힘이 있다.

잊혀진 존재가 되고 싶지 않으면 가치를 제공하라

가치를 제공하면 나의 크라우드 규모가 커진다.

 

  이렇게 크라우드를 만들고 나서  생각공유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1년 걸리던 일을 단 하루 만에 할 수 있으며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방향타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도 있으며 타인에 대한 생각을 경청함으로 인해 모호한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런 것이 가능한 이유로 저자는 주관적인 감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크라우드의 지혜는 우리를 일방적으로 내리는 의사결정에 흔히 따라 다니는 편향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한다. 크라우드의 지혜를 믿고 빌리는 법을 배울 때 더 빠르고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이용한지 3, 블로그를 이용한지 7년이 지나고보니 오히려 순기능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일단은 상당한 정보력이 생긴다. 아이가 어릴 때 중이염으로 고생할 때, 소셜 네트워크에 증세를 올린 적이 있었다. 나중에 병원에서 처방을 잘못 해준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 크라우드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엄청 고생했을 것 같다. 하지만,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 스스로 정신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인터넷 문화에 쉽게 동화되어 생각의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한때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으로 혼란하였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  소셜 네트워크가 사회전반으로 차지하고 있는 영역들은 모든 경계를 뛰어넘고 있다. 비지니스와 실생활의 영역조차 구분이 애매해지고 있으며 삶에서 선택의 부분이 아닌 필수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기왕이면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  활용자들이 서로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소셜 네트워트계의 바이블이 되기에 충분하다.

 

"함께 생각하면 더 똑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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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02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드림모노로그님, 편안한 밤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5-11-03 13:5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ㅎ ~ 좋은 하루 되세염 ~~!!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박완서 외 지음 / 한길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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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사랑보다 더 진실된 사랑은 없다.-조지 버나드 쇼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을 걱정한다. 매 끼니를 걱정하는 것은 엄마들의 숙명이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조차 의무적으로 음식을 만들게 된다. 음식을 할땐 꼭 엄마 생각을 한다. 늘 바빴던 부모님들의 뒷모습만 보고 자랐지만, 따뜻한 밥을 먹고 컸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보니 따뜻한 밥 한 공기는 부모님의 사랑법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보다 더 많은 기억을 남겨 준 밥에 관한 기억들이 엄마가 되고보니 더욱 또렷하게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도 엄마라면 어떤 음식을 만드셨을까하는 생각을 먼저하게 된다. 음식은 맛 뿐만이 아닌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페이소스이다. 저마다 다른 기억으로 저마다 다르게 각인되어 가슴에 깊은 기억을 남기는 향수같은 것.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내노라하는 열세 명의 작가가 담아 낸 맛의 기억들이다. 11년전의 책을 재간한 것이라 지금과 더 정겨운 아날로그 정서가 물씬 느껴진다. 작가들이 좋아하거나 기억되는 음식은 작가들의 글에서 보여지는 느낌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딘가 모르게 한식예찬주의 같았던 박완서 작가의 메밀칼싹두기와 수수팥떡, 참게장,강된장과 호박잎쌈은 한국적인 이미지였던 작가의 담백함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최일남 작가의 '전주비빔밥'이 그러했고 '엄마를 부탁해'를 쓴 신경숙 작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어머니의 음식이라 한다. 어쩌면 우리가 잊을 수 없는 음식 가운데 어머니를 빼고 기억 될 수 없는 음식은 없을 것이다. 

 

성석제 작가가 꼽은 잊을 수 없는 음식 중 '묵밥'은 경상도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다. 서울에서는 본적도 없었던 묵밥은 어느 날,  동네 어르신들이 밭일을 끝내신 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참으로 묵밥을 드실 때, 우연히 지나가다 붙잡혀 먹게 되었다. 처음 먹어보는 묵밥은 정말 맛있었다.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가며 참기름의 고소함과 양념간장의 짭쪼름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주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이후 장이 서는 날이면 묵밥집을 찾아가 한 그릇씩 꼭 먹고 온다. 하나같이 가게이름은 '원조묵밥'이 붙여있는데 어느 집을 가도 묵밥은 다 맛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에 경상도의 잊을 수 없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 묵밥이라 대답하게 될 것 같다.

 

 

요리의 시대같다. 텔레비전을 틀면 요리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과거 요리 프로그램과 다른 건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요리 프로그램이 '쉐프'라는 근사한 남성으로 교체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쉐프로 바뀌면서 과거 한식요리에 한정되어 있던 요리들이 소소하고 편안한 먹거리 위주의 음식들로 대체되었다. 어쩌다 늦은 밤 채널을 돌리면 나오는 먹거리들의 향연은 미각을 기억하는 침샘에 침을 가득 고이게 하고 잠들지 못하는 위장을 깨워 고문을 하기 때문에 요리 프로그램은 부러 찾아 보진 않지만, 하나의 음식을 만드는데도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의 가장 원초적인 맛은 뭐니뭐니해도 엄마와 같이 푸근한 인상의 여성에게서 나오지 않을까한다. 음식은 각자에게 기억되어 있는 정서에 따라 '어떤 맛'이 결정된다. 늘 간이 맞지 않아 투덜거리던 어린 시절의 밥상머리 기억은 저만치 사라지고 이제는 밥상머리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을 보니 그렇다.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누구에게나 페이소스로 남겨져 있는 기억의 맛이다. 오늘도 숙명처럼 밥 지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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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28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드림모노로그님,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드림모노로그 2015-10-29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는 중이죠~~^^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ㅠㅠ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이럴땐 김기조심~~!!해야합니당~♡
 
산천독법 - 나는 오늘도 산을 만나러 간다
최원석 지음 / 한길사 / 201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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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기 좋은 계절이다. 무슨 바람이 났는지 생전 산에 가지 않던 친구들조차 산에가서는 단풍사진을 찍어 보낸다. 이곳은 아주 조금 나뭇잎 끝부분이 붉게 물들었을 뿐인데 며칠 전 친구가 보내준 설악산 단풍은 타는 듯한 붉은 물이 들어있었다. 원래 산을 좋아했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도 내가 이렇게 산을 좋아할지는 몰랐다. 하루도 빠짐없이 산을 오른다는 것이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도 스스로도 대견하고 신기하다. 사실 산이 왜 좋은지는 모르겠다. 조용한 오솔길을 거닐 때의 호젓함이 멀리서 바라보는 산능선들, 매일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주는 사색의 시간들, 이런 풍경들이 하나의 강한 자석이 되어 나를 끌어당긴다. 똑같은 산인데도 매일 다른 느낌을 주는 산, 늘 그 자리에 있어 지루할 것만 같은 산은 매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산천독법이 책은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을 보다 대중적인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다. 전작은 워낙 두꺼웠고 전문적인 내용이라 하며 이 책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보다 슬림해진 책이다. 첫장을 펼치자마자 매일 아침 다니는 산이 주산으로 소개되고 있어 반가웠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다니는 산의 반대편이다. 사진의 옆부분이 주로 다니는 등산길이다. 마을의 뒷산이라 하여 주산이라 한다.  ()산은 ()산의 상대되는 말로 주인에게 손님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주산도 객산이 있다.  터를 펼치고 있는 뒷산이 주산이라면 그 주산을 마주한 앞산은 객산이 되는 것이다.이렇게 보는 시각을 산을 계통으로 보는 종적 시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70퍼센트가 산이다. 그러다 보니 산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삶의 일부로 자리잡아 왔다. 그런 영향인지 오래 전부터 선조들은 산에도 인간사와 인간관계를 투영하여 해석하려고 했다. 산을 보는 순서 역시도 할아버지와 나의 관계처럼 조산과 주산으로 큰 흐름을 잡고 다음으로 주산과 조산, 다음으로 주산과 조산의 관계에 비추어 크기나 거리의 비례를 평가해 왔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으로 보아왔던 산의 문화를 살펴보는 책이다.

 

내가 사는 곳에도 옥녀봉이 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 가도 옥녀봉이 존재한다. 작년에 사량도에서 옥녀봉을 보면서도 옥녀봉이 많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우리나라에 옥녀봉이 알려지지 않는 것까지 합하면 백개가 넘을 정도로 흔한 산이라고 한다. 저자는 옥녀봉과 비슷한 산을 알프스의 융프라우 산으로 꼽는데 둘 다 처녀산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옥녀는 말그대로 옥처럼 마음과 몸이 정결한 여인이라는 뜻으로 산이 젊은 여인으로 의인화 되었다는 것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서의 민간 신앙이 산에 투영된 것이다. 

 

 

마이산에는 한 번도 간 적은 없지만, 서울 가는 길에 항상 마이산을 지난다. 특이하게 생긴 산이기도 하지만 멀리서도 그 형태가 뚜렷해서 항상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기이한 모양의 마이산은 그만큼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가 함께 공존하는 형태의 설화가 구전된다. 산을 의인화 하듯이 산을 동물과 식물에 투영하여 부른 산도 있다. 용산의 대표산인 계룡산과 봉황산 계열의 비봉산, 거북이를 닮아 거북이산, 호랑이를 빼닮은 호랑이산도 있다. 의외의 산은 물고기산이었다.  김해의 어곡산이 그렇고 신어산, 경주의 어래산이 그것이다. 물에서 자유자재로 지내는 물고기는 물을 관장하는 수신으로서 신의 성격도 띤다고 하여 옛사람들에게는 물고기 역시도 신앙의 일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도 부처를 지키는 신물로 쓰였다.이외에도 有情(유정)물만 아니라 無情(무정)물에게도 산이름이 붙는데 연꽃의 자태로 비유되던 금강산과 ()산 으로  불리운 북한산이 그러하다.

 

저자의 산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산 문화사라 할 수 있다.생활의 일부로 함께 호흡해 왔던 유정의 존재로서 산천은 언제나 삶의 생생한 현장이다. 그런 문화사를 다루다보니 한편으로는 현대판 삼국유사를 읽는 기분도 들었다. 그만큼 산과 향유하며 일구어온 문화를 들여다보는 산천독법은 우리나라의 산이 지닌 유구한 가치를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저자는 산천독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말처럼, 산천에서 보여지는 문화사는 인간사의 현장이다. 예로부터 산을 가르켜 무자천서라 하였다. 글자는 없지만 하늘이 만든 책이라는 뜻으로 산에서 읽을 수 있는 키워드는 무궁무진하다. 이후로도 산문화사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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