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열된 것들이 때로는 하나로 엮이지 않는 당혹감

시를 읽으면서 지난 일에 대한 설명과 고백을 듣는 느낌

지나간 사랑, 지나 보낸 사랑, 다신 없을 것 같은 사랑

연서라기보다 한탄이고, 사라져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활기'가 느껴진다는 모순

어디까지나 수동적인 자세

떠나는 자가 아니라 속수무책 남겨진 자의 노래

당신은 앞으로도 사랑을 지나보낼거라는

축복의 말을 소감으로!

 

 

 

 

 

 

사십구재

 

 

 

 

사람들은

옆집으로 이사 가듯 죽었다

해가 길어졌고

깨어진 기왓장 틈새로

마지막 햇살이 잔인하게 빛났다

구원을 위해 몰려왔던 자들은

짐을 벗지 못한 채

다시 산을 내려간다

길고양이의 절뚝거림이

여기가 속계임을 알려주고

너무나 가까워서 멀었다, 죽음

 

다음 세상으로 삶 말고

또 무엇을 데려갈 것인가

 

개복숭아꽃이

은총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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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십 미터
    from 마지막 키스 2017-10-31 10:46 
    오십 미터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다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오십 미터도 못 참고 내 후회는 너를 복원해낸다. 소문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이 있다고 들었지만, 내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불행하게도 오십 미터도 못 가서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슨 수로 그리움을 털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오십 미터가 중독자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지 화면처럼 서서 그대를 그리워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뒷북 치는 기분이었지만 이 책 역시 놓치지 않고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다.

한 철학자와 청년이 주고 받는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아들러의 심리학을 이보다 더 이해하기 쉽게 쓸 수 있을까 싶다. 후기에도 나오지만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정작 한권의 저서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의 가르침은 플라톤이 쓴 <대화편>이라는 기록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것 처럼 묻고 대답하는 형식은 깨우침을 주는데 탁월한 방식인 것 같다.

알프레드 아들러.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였던 그는 프로이트와 융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심리학 제3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원래 프로이트가 운영하는 빈 (Wien) 정신분석협회 일원으로 일하다가 떨어져나와 독자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심리학'이라는 분야를 제창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이론이 그 당시에는 어떤 반응을 일으켰을지 모르겠으나 100년이 지난 지금 많은 사람의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고 나 역시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아니, 공감 그 이상이었다고 해야겠다.

프로이트 이론의 바탕을 모든 것이 과거의 어떤 경험이나 트라우마에 기인한다는 '원인론'이라고 한다면 아들러는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며, 과거 경험이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고 이것을 '목적론'이라고 부른다. 즉, 인생이란 과거의 경험에 의해 결정지어진다기 보다 나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란 말이 된다.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의하면 운명론에 가까워지기 쉽지만, 즉 현재와 미래는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쉽지만 아들러에 의하면 현재와 미래는 얼마든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목적에 의해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하겠다. 과거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삶이랄까.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았다면 그 찰나는 늘 완결된 것. 지금, 여기에서 생을 마친다고 해도 불행하다고 할 것 까진 없다.

인생 최대의 거짓말,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것. 과거를 보고, 미래를 보고, 인생 전체에 흐릿한 빛을 비추면서 뭔가를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는 것. (313쪽)

인생의 의미? 인생에 일반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그 인생에 의미를 줄 수 있다. 내 인생에 의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밖에 없다.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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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나무랑 하늘만 넣고 찍은 사진.

매일 그 사진이 그 사진인줄 알면서도.

이젠 사진 인화해서 앨범으로 보관하는 일도 안한지 오래인데, 나중에 옛날을 되돌아볼 자료들이 아쉽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요즘 하늘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미련이 많은가보다 이 꽃은.

혼자서 버티고 있다.

 

 

 

 

 

 

야나님 서재에서 보고 구입.

뻔뻔하게도 동생에게 내 생일 (아직 멀었다) 선물 고민 덜어주겠다면서 책 두권 사달라고 했다.

'언니 생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읽을 수 있게 보내줄께' 하더니 오늘 아침에 택배로 도착!

1996년에 가서 2000년까지 혼자 살았던 영국.

막상 그때는 어디 돌아다니며 보고 듣고 느낄 여유를 못만들고, 3년 반을 무슨 고행의 수도승 처럼 살다 왔는데, 이제서야 저런 책이 나온 걸 보면 덥썩 잡고 읽으며 즐거워한다.

 

 

 

 

박물관에 다니며 강의를 들은지 이제 거의 1년이 다되어 간다. 잘 모르던 분야라서 더 재미있게 들었다.

이 책 들춰만 봐도 기분이 좋다. 그림이라면 그냥 다 똑같아 보이는 단계는 벗어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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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0-3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하늘 되게 좋고 잘 보는데, 생각해보면 저는 하늘을 언제나 잘 봤던 것 같아요.
일전에 친구랑 산에 갔다가 발을 헛디뎠는데, 몇 번이나 그랬거든요. 그 때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왜 땅을 안보고 하늘을 보고 걷냐고, 한 번 그랬으면 그 다음부턴 신경 써서 땅을 봐야지 왜 계속 하늘 보고 발을 헛디디냐고...
저는 그냥 하늘 보는 게 너무 좋은가봐요.
나인님이 하늘과 나무, 라고 하시는데, 아니 저렇게 (하늘과 나무가)좋은 데 가서 하늘과 나무를 보면, 다 본 거 아닙니까. 좋은데요!

hnine 2017-10-30 14:02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
제가 좀 일찍부터 하늘과 나무를 보고 한숨만 쉬지 않고 그 이상의 무엇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살았더라면 제 인생이 또 달라졌을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그럴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2017-10-30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30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30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a 2017-10-3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995년 1월에 약 한 달 간 영국과 아일랜드를 여행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영국에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게 있어요. 이 책 재밌을 것 같네요. 어서 주문해야겠어요.^^

hnine 2017-10-30 19:32   좋아요 0 | URL
nama님, 겨울에 영국 여행 힘드시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우리 나라는 밖이 추워도 일단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난방이 잘 되어 있어서 따뜻한데, 영국은 그렇지 안잖아요. 제가 추위를 잘 안타는 편인데 영국에선 겨울마다 얼마나 떨었는지 모르거든요 ㅠㅠ 아일랜드는 작가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라서 그런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특히 더 가고 싶어하더라고요. 저는 언제나 가볼지...

2017-10-30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30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는 계룡산 가까운 곳에서 삽니다.

하늘, 단풍, 그리고 계룡산

단풍이 더 본격적으로 들면 어떨지 몰라도

아직은 단풍이 하늘색을 이기지 못하는 듯 하여

사진에도 하늘을 더 많이 담았네요.

 

 

 

 

 

제가 갔던 카페가 저 나무 뒤에 있습니다.

 

 

 

 

 

 

 

 

 

 

 

저녁 먹고 산책하다가 발견한

Botanical cafe 라는 이름의 커피집

 

 

 

 

 

 

책꽂이에 한동안 꽂아놓고 읽을 생각은 안했던 책 <미움받을 용기>

주문한 책이 오기를 기다리다 마지못해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오, 기대 이상!

번역된 책이니 읽기 어렵겠다 했는데 그렇지도 않아서, 거의 다 읽어갑니다.

 

 

 

 

 

 

 

 

이 나무 아래 테이블에 앉아 한시간 좀 넘게 있다 나왔습니다.

 

 

 

= 지금 읽고 있는 책 =

 

 

 

 

 

 

 

 

 

 

 

 

 

 

 

 

 

 

= 리뷰 써달라고 기다리는 책 =

 

 

    

 

 

 

 

 

 

 

 

 

 

 

 

 

 

 

 

 

 

 

 

 

 

 

 

 

 

 

 

 

 

 

 

 

 

 

 

 

 

 

 

 

 

 

 

 

=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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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쯤, 일명 개와 늑대의 시간

하늘과 단풍

집으로 향하던 바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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