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은 공선옥이었던가, 수잔 피셔 스테이플스였던가.
리스트 첫번 째에 있는 공선옥의 책 중 한줄때문에 수잔 피셔 스테이플스의 책을 줄줄이 찾아 읽게 되었다.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공선옥 마흔살 고백
공선옥 지음 / 생활성서사 / 2009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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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험한 하늘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이수련 옮김 / 사계절 / 2003년 3월
8,800원 → 7,920원(10%할인) / 마일리지 4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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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나무 아래서- 어른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아프간 소녀와 난민 학교 여선생의 삶과 희망의 노래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 / 오즈북스 / 2008년 3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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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람의 딸 샤바누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 / 사계절 / 2005년 1월
10,800원 → 9,72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2009년 08월 20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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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08-2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

hnine 2009-08-21 09:43   좋아요 0 | URL
응, 내 버릇이야 ^^

순오기 2009-08-2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의 마흔살의 고백 때문에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의 책을 줄줄이 보셨군요.^^
나는 바람의 딸 사바누만 봤는데...

hnine 2009-08-24 06:33   좋아요 0 | URL
예, 다 공선옥 때문이어요 ^^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4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리차드 파인만이라는 사람은 1918년에 태어나 1988년에 세상을 떠난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1965년에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물리학 관련 책을 여러 권 내기도 했는데 이 책은 그의 다른 저서들처럼 물리학 관련 저서라기보다는 그의 회고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어떤 분야애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그에게 물리학을 빼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어쩌다 보니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읽게 되었는데 캘리포니아 공대의 앨버트 힙스가 이 책 앞의 추천사에서 잘 언급을 해놓았다. 이 책은 리차드 파인만의 개성과 인간미가 잘 드러나는 좋은 책이긴 하지만 그의 삶의 핵심인 과학을 겨우 스쳐 지나갔을 뿐이고, 그의 참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그의 삶의 원천은 과학이었고 그가 던지는 웃음과 농담은 비밀스러운 농담이 아니고, 사람들을 웃기고자 던지는 말들이 아니라 물리학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의 표현이었다고.   
이 책은 1,2,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 2부에는 주로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아직 학생이던 시절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어, 그의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이나 행동들을 읽어가는 재미에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만, 뒤로 갈수록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의 오로지 관심있어 하는 것은, 물리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본론'은 어디까지나 물리학이라는 것이다. 그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과정들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무리 없이 읽어나갈 수 있는 정도가 결코 아니었다.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저자의 소신이라던가 어떤 철학적인 신념을 위주로 서술한 책들도 있다. 하지만 파인만에게는 그것에 할애할 시간이 있으면 아마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더 쏟았을 것으로 보여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비전문인으로서 흥미를 가지고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이 그렇게 많이 알려지고 읽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의 기획 덕분일까? 내가 보기에 파인만은 물리학 분야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유머가 넘친다거나, 기이한 행동이나 재치있는 언변으로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즐기던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제목에서 보이듯이 농담처럼 던지는 말들을 듣고 간간히 웃음을 지으며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으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수 없는 책이다.
이 책 중에서 내가 제일 열심히 읽은 부분은, 저자가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세계에 섞여 보고 싶어서 항상 그룹별로 앉아서 식사를 하는 전통이 있는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일부러 철학자들 사이에 끼어 식사를 해보고, 또 생물학자들과도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해보는 대목이었다. 세계의 다른 부분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자기 세계에 갇혀 살지 않고 다른 세계에 대한 이런 호기심을 지니고 산다는 것은 참 멋진 일 아닌가? 여기서 더 나아가, DNA구조를 밝힌 제임스 와트슨의 강의를 듣고 나서 엄청나게 흥분한 저자는 여름 동안 생물학 연구실에 얹혀서 그들이 하는 실험을 지켜보겠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결국 생물학 연구실 책임자의 권유로 생물학과 대학원생들과 함께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실제 연구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 결과를 가지고 하버드 대학 생물학과에 가서 세미나까지 하게 되는데 이르러 그는 신나서 외친다. 자기는 항상 이렇게 한다고, 어떤 일을 착수해서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는 식으로 말이다. 생물학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경험들을 했지만, 역시 나는 물리학을 사랑했고 물리로 되돌아가고 싶었다는 고백과 함께.
이 책이 저자의 의도와 조금 다르게 소개되고,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기대를 가지고 읽혀지는 것 아닌가, 조금 염려되고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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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아래서 - 어른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아프간 소녀와 난민 학교 여선생의 삶과 희망의 노래 일곱색깔문고 4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 / 오즈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위험한 하늘>에 이어, 두번째로 읽은 수잔 피셔 스테이플스의 소설이다.
2001,2002년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소설의 배경.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판된 것은 2005년이고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된 것이 2008년이다. 제목이 <감나무 아래서> 인 것은, 파키스탄의 페샤와르 지방의 어느 집 마당에 피난민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차려지는데 그 마당에 큰감나무가 드리워져 있고 그래서 학교 이름도 '감나무 학교' 로 불리우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대열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그 자연환경은 더할 수 없이 아름답다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풍족하진 않지만 아빠, 오빠, 그리고 곧 태어날 동생을 가지고 있는 엄마와 함께 양을 치며 행복하게 살고 있던 소녀 나즈마는, 어느 날 오빠와 아빠가 탈레반에 끌려감으로써 엄마와 단둘이 남게 되고, 그 와중에 아기를 분만한 엄마와 서로 의지하며 지내던 중, 엄마와 갓난 동생 마저 눈 앞에서 폭격으로 숨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말을 잃는다. 이웃 가족을 따라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까지 갖은 고생을 다하며 피난길에 오르게 되고, 위의 '감나무 학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한 자락. 또 한자락의 이야기는 '감나무 학교'를 운영하는 미국인 출신 누스라트의 이야기이다. 미국에 와서 일하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인 남자를 만나 이슬람교로 개종, 결혼까지 하고, 전쟁 중인 고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남편을 따라 미국을 떠나온 여자이다. 남편이 아프가니스탄의 전쟁터에서 의료 활동을 벌이는 동안 파키스탄에서 나름대로 피난민들을 돕는 활동으로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집 마당에 피난민 학교를 차리게 된 것.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전쟁터에서 오랫 동안 소식이 없는 남편을 기다리느라 그녀는 불안과 걱정으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만 가고, 그러는 와중에 만난 소녀 나즈마의 딱한 사정에 동정심이 생겨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한다.

저자가 아시아 지역 특파원 출신이기 때문일까, 전쟁 상황을 그리는데 소설 형식을 빌기는 했지만 르뽀의 성격도 느껴지고, 현실 고발적인 분위기가 현장감 있게 전달되는 소설이었다. 미국인이면서 이슬람교인 남편을 만나 자신도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전쟁이 한창인 지역으로 남편을 따라 나선다는 설정은, 그런 주인공의 눈을 통해 저자가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을 벗겨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녀 자신이 직접 부딪혀 본 경험에서 나온 글이라는 것에서 설득력을 가지기도 하지만,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되는 전쟁, 테러, 납치, 살해 등의 사건들로 인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그 벽을 허물게 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나라와 나라 사이, 종교와 종교 사이에서 허물어지기 힘든 벽들이, 오히려 사람대 사람 사이에서는 좀 더 쉽게 허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게 하였다. 어느 한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그 사람의 종교와 나라까지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역으로 진행되는 경우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피붙이라고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 나라에 계속 남아 피난민들을 위해 일할 여지를 남기는 미국인 여자 주인공이나, 목숨을 걸고 가야하는 길, 가난과 굶주림의 땅임에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터전이라는 이유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어린 소녀는 서로 상반되는 것 같으면서도, 사람마다 종교나 국가에 상관없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있음을 말해 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이슬람교인 친구들을 두어본 경험이 있어, 그들의 생각과 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구석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 또한 이 책속의 주인공처럼 이슬람교인 남자와 결혼하고 개종까지 하여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 핀란드 여성이 결국 결혼 생활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옆에서 본 기억이 나서, 저자의 의도대로 따라가며 읽히지는 않았지만, 잃을 것 다 잃었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또 열리는 새로운 길을 따라 가는 주인공들의 삶을 보며 받는 감동이 그보다 더 컸음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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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08-2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엊그제 경은이한테 네 <서재>를 보여줬어.
엄마처럼 게으른 아줌마만 있는게 아니고,
열심히 독서하고, 자기 생각을 적는 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

경은이는 개학 3일 남은 요즘은 학교 권장도서 읽느라 고생중.
읽고 싶은 책만 빨리 급하게 읽는 녀석이,철학책종류
딱 한장 읽으면 자고 싶은 책만 읽어야 하니...

hnine 2009-08-21 19:32   좋아요 0 | URL
나도 재미없는 책은 진짜 못 읽겠던데, 경은이 장하다.
내가 그래서 아직도 <종의 기원>을 못 읽었고, 대학때 레포트도 안 읽고 썼지 뭐냐.
경은이야 뭐, 알려줬어도 재미없는 서재 별로 구경할 거리도 없겠지만, 경은이에게 보여줬다는 네 말이 감동적이어서, 설겆이 하고 푹 퍼져 있다가 기운이 다시 반짝하고 났다. 역시 넌 나의 베프라니까 ^^

상미 2009-08-25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번 방학 숙제가 <게으름의 찬양 >, <다윈의 식탁>, <희망의 인문학>,
또 뭔가 한권 더 있었지...
어제 같은 반 엄마들 말 들으니까,
다 읽고 독후감 써간 애가 경은이밖에 없는거 같더라고.
나 안닮아서 다행이야.


hnine 2009-08-25 07:28   좋아요 0 | URL
<다윈의 식탁> 저자는 과학저술가 중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비교적 젊은 세대이면서 글도 잘 쓰고 해박하고.
경은이가 독후감을 어떻게 썼을까 궁금하구나.
 

4시 반엔 그래도 어둑어둑 하더니
5시 넘어가자 뿌옇게 밝아오기 시작,
6시가 막 넘어선 지금은 훤하다.
바로 전까지 창문 너머로 그렇게 우렁차게 들려오던 소리가 새소리였는지, 풀벌레 소리였는지, 이젠 거의 잦아들었다. 
 
속상했던 어제밤,
늘 하던대로
아이가 잠드는 옆에 나란히 누워  
함께 해주질 못했다.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에도
대답도 못하고 책상에 앉아 있다가
그대로 엎드린 채 잠 들었었다.

잠들기 전,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해볼까 하는 짧은 생각에
어딘가에 몇번에 걸쳐 마구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잘 시간이 되었다고 전화를 꺼놓았는지
아무 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조용한 전화기를 바라보면서,

무거운 마음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가는 것을 세다가 잠이 들었었다.  

 

새벽이다.
다시 시작하는 새벽이다.
이제 아이를 깨워야 할 시간

그래도 나는 아직도 가진게 얼마나 많은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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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08-1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밤을 샌거니, 그럼?
무슨 일 있었던거야?

hnine 2009-08-17 10:11   좋아요 0 | URL
자긴 잔 거지. 엎드려서 ^^

2009-08-19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8-20 04:40   좋아요 0 | URL
그럼요, 한번 만나야지요. 그런데 이놈의 부끄럼, 쑥쓰럼, 낯가림 좀 어떻게 안될까요? ㅋㅋ

세실 2009-08-20 20:19   좋아요 0 | URL
에구구구...
넘 피하지 마세용~~~
몸과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행동하세요.
아직도 순수함이 남아 계신걸까요? 히~

hnine 2009-08-20 21:07   좋아요 0 | URL
순수함이라기 보다는, 성격장애 뭐 이런거 아닐까요? ㅋㅋ
 
위험한 하늘 사계절 1318 문고 26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이수련 옮김 / 사계절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공 선옥의 수필 <마흔살 고백>에서 이 작가의 이름을 처음 만났다. '수잔 피셔 스테이플스'. 미국 태생인 그녀는 신문 기자로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등의 해외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워싱턴 포스트지의 편집장을 지낸 경력을 가졌다. 주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써서 청소년 소설 전문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뉴베리 상을 비롯, 청소년 소설에 수여되는 여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몇 대에 걸쳐 한 가족처럼 지내온 두 집안이 있다. 한 집안은 백인, 다른 한 집안은 흑인. 한 집안은 고용주, 다른 한 집안은 고용된 쪽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종속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일상 대소사를 함께 공유하며 살아온 가족같은 분위기 덕에, 두 집안의 동갑 내기 백인 소년 버크와 흑인 소녀 튠 역시 열 세살이 되기까지 함께 숲과 바다를 끼고 고기도 잡고 헤엄도 치며, 학교도 함께 다니는 등 거의 모든 일상을 함께 나누는 단짝 친구이자 남매 같은 사이 이다. 어느 날 버크와 튠은 함께 낚시를 나갔다가 물 속에서 같은 마을에 사는 조지 아저씨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마을 보안관에게 보고가 되고, 온 마을에 사건이 알려지면서 범인을 밝혀내가는 과정에서 버크와 튠은 지울 수 없는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아무도 둘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상황, 똑똑하고 다부진 성격임에도 처음부터 진실을 밝히기를 포기하려 하는 흑인 소녀 튠과, 그런 튠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 주고자 애쓰는 버크의 안간힘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다.

과연 진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통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진실은 통한다고 배우며 자라기 마련이기 때문에 철썩같이 그렇게 믿고 있던 시기로부터, 점차 꼭 그런 것만은 아닌 현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쉽게 오지 않고 크거나 작은 댓가를 치르게 마련인가보다. 이 책에서 버크와 튠이 치르는 댓가는 그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다르게 하고 앞으로의 살아가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을 예시한다. 즉 조지 아저씨 살인 사건을 계기로 해서 이전의 세계를 잃어버리고 다른 세계에 살게 되는 것이다.
공 선옥의 표현을 빌어보자.

   
  사람은 아무리 어려도 모년 모월 모시, 어느 한순간에 겪은 한 사건에 의하여 그 사건을 겪기 전의 영혼의 상태를 영원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최근에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라는 미국 작가가 쓴 한 소설을 보고 소름 끼치게 깨달았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나이와는 상관없이 어느 한순간에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고 바로 그 순간이 한 아이를 더 이상은 아이로 살 수 없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일을 당했다면 또 역으로 나 자신이 누군가를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무서운' 일이 될 것인가. 그런 무서운 일을 사람들은 또 그 얼마나 무심하게 저지르고 살아가는지(182쪽).  
   

진실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들의 편견, 차이와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개인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이다. 늘 우리의 잠재 의식 속에 있어 존재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에, 그것이 누군가의 영혼 세계를 회복불가능한 다른 세계로 바꿔놓을 수 있음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그것이다.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고 야무진 소녀였던 튠은 왜 그렇게 쉽게 진실을 지켜나가기를 포기해야 했을까.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열세살 소녀에게 뿌리박히게 되기 까지 우리들은,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왔던 것일까.

열세살때의 일을 열여덟살이 되어 풀어 놓는 버크는 이미 열세살의 버크가 아니다. 이것도 우리는 '성장'이라는 의미로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이니, 실로 성장은 때로 얼마나 잔혹하고 아픈 것인지.

이 책을 다 읽자 마자 저자의 다른 책 <감나무 아래서>를 읽기 시작했다. 저자가 특파원으로 머물렀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배경으로, 전쟁 속에 굽어지고 휘어지는 이런 저런 삶을 그리고 있는 책,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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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09-08-1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자의 다른 책 감상문도 기대~~

hnine 2009-08-17 05:45   좋아요 0 | URL
아빠와 오빠는 탈레반에 끌려가고, 엄마와 갓난아기 동생은 미군 공습에 눈 앞에서 죽어간,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이야기란다. 누구에게는 소설이지만 지구상의 어느 누구에게는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