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대청호에 갔다가 산책길에 서 있던 시비.

잘 아는 시인은 아니었음에도, 시가 마음에 닿아 베껴 적을 시간은 없고 해서 카메라에 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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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탄 진

                                                    

                                                                                                이 덕 영

강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강가에 가득한 밀밭 위로

바람이 넘치고 있었다

흰 모래톱에 던지는 돌팔매

하늘 위의 몇마리 새들과

무심한 물결이

빈 가슴에 들어와

어둠을 허물고 있었다

키 큰 밀밭 사이로

지난 밤의 하찮은 불면이

구름처럼 사라져 가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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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1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찮은 불면~
무심한 물결
정말 시가 가을에 어울리네요

세실 2006-09-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시네요.
시는 역시 여운을 남겨야 읽는 맛이 나요~~~ 세번 읽었습니다.

해리포터7 2006-09-1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두 이시 잘 퍼갈께요..

hnine 2006-09-10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말씀 듣고 보니, 가을에 어울리네요 정말. 그래서 봄에 보고 온 시가 지금 다시 생각났나봐요.
세실님, 대청호가 세실님 계신 곳에서 가깝다고 하셨던가요? 종종 가고픈 곳이어요. 여름밤에 야경도 멋있더라구요.
해리포터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비자림 2006-09-10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맑은 시네요. 저도 얻어 가서 걸어놓겠사와요^^
포근한 밤 되세요^^

hnine 2006-09-1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이 시인 혹시 아시는지요.
오늘, 쌀쌀하긴 하지만 하늘이 맑으네요. 좋은 하루, 좋은 일주일의 시작이 되시길 바랍니다.

비자림 2006-09-1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처음 들어봅니다.
아이들 가을 옷 입혀 유치원 보냈어요. 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씩씩하니 2006-09-1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한 물결이 빈가슴에 들어와,,,,,,,,,,,,빈가슴.........
아 이거였어요,,,이 표현,,,,지금 제 가슴에 대한 넘 적절한,,말 같애요..

hnine 2006-12-1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저희 아이는 어제 겉옷 없이 반팔 원복만 입겠다고 고집부려 결국 그러고 유치원 갔답니다.
하니님, 저도 빈 가슴으로 있어보았으면 좋겠어요. 주위가 무심해 보였으면 좋겠구요. 제가 마음 수양이 아~직도 부족한 탓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