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서늘하더니 어젠 비도 부슬부슬 내려주고, 오늘은 해가 쨍쨍 나서 이불도 빨아 널 수 있으니, 감사할 계절이다. 어제  오늘 이틀 연달아 새벽에 너무 일찍 눈이 떠져 일어났더니 오늘은 정신이 별로 맑지 못하다. 책상위에 엎드려 잠이 드는 일까지 벌어지다~ 학생 때나 하는 일 아닌가 ^ ^

가을을 더 찐하게 느끼기 위해 올 가을 어딜 한번 가볼까 생각하면서 지난해, 지지난해 가을엔 어딜 갔었지 앨범을 들춰보았다. 어떻게 사진은 남아 있는 것이 없고, 2004년 앨범에서 위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수지에 살때 아마 주말 어느 날 아이를 업고 동네 한바퀴 돌고 있는 중인가보다.

요즘 부쩍 반항이 심해진 조~기 조 녀석, 엄마 등에 업혀 있는 쬐그만 녀석. 이제는 아이도 더 무거워졌을뿐 아니라, 이 엄마도 힘에 부쳐 업어주기 힘들다. 그래도 종종 조른다 업어 달라고.

실제로 업어주진 못하지만, 아직은 늘 저 아이를 내 등에 업고 있는 기분이다. 언젠가는 등에서 내려오고 싶어하겠지? 그때는 미련없이 등에서 내려 줘야지.

우연히 TV에서 살림의 여왕이라고 소개되는 어느 분의 프로그램을 보았다. 가정주부, 전업주부라고는 하지만, 역시 자기 일을 똑부러지게 해내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싶었다. '살림, 하찮게 생각지 마세요.' 그분이 그런다. 무슨 일을 하든지, 지금 내가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는 것은 중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때 이도 저도 아닌,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생각이 드는 것 만큼 싫은 것이 없다.

오늘 아침에도 야단맞고 유치원에 간 아들. 어떤 얼굴로 돌아올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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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9-0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을 가르고 있는 씩씩한 모자의 모습이 참말 아름답습니다 ^^

씩씩하니 2006-09-0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울 애들 일부러도 업어주는 비교육적인 엄마에요...
이상하게 엎으면 제가 기분이 좋아져서요...
근대...4학년짜린 어느새 뻣뻣이가 되렸어요...
아드님이랑,,바람 쐬는 님...이 참 행복해보여요~

해리포터7 2006-09-0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업었을때가 언제인지.... 정말 이젠 부럽기까지 하네요...품안의 자식이라고..이제 안을수도 업을 수도 없을 만큼 자랐으니....이제는 정말로 가슴으로 품어야겠지요? 사진이 참 좋습니다..hnine님!

hnine 2006-09-07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그날 바람이 좀 불었나봐요. 9월 29일 쯤이면 바람이 저렇게 불까요? 아름답다고 해주시니 쑥스러워요 ^ ^
씩씩하니님, 역시 포근하신 씩씩하니님, 저도 힘을 내서라도 아이가 업어달랄때 좀도 업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해리포터님, 어머, 부러우신가요? ㅋㅋ 안을수도 업을수도 없도록 잘 키우신 포터님이 부럽습니다. 이제 여섯살, 언제 크나 싶을때가 있거든요. 제 친구 아이들은 이미 중학생인데 흑흑

비자림 2006-09-0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참 정겨운 사진이네요. 같은 바람을 느끼며 걸어 가는 엄마와 아이!
아이들은 커가는데 이상하게도 가끔 애들을 업거나 안아주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 때가 많아요. 오늘도 많이 안아 줘야쥐~~~

hnine 2006-09-0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예, 잠 자리에 들때는 아직도 꼭 껴안고 잡니다. 지형이랑 지학이 둘 똑같이 안아주셔야지요? ^ ^

세실 2006-09-0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두 어제 규환이 학습지 하다가 등 때렸어요. 힝...눈물이 뚝뚝. 오늘 그 학습지를 끊기로 했습니다. 자는 얼굴 보면 왜 그리 마음이 짠한지.......
저두 가을여행 가고 싶어요.

hnine 2006-09-08 0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세실님, 저도 다린이 오르다 수업 받는데 선생님께 떼 쓰는 것 보고, 수업 끝난 후 다린이와 진지하게 (?) 대화를 한 결과, 다음 주부터 오르다 끊기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