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음 주자에게 바톤을 넘겨 주고 있었다.

꽃진 자리 열매

 

 

 

 

 

 

 

한 줄로 늘어서있는 나무를 바라보니

둘이 나란히 붙어 있는 나무는 한쌍의 젓가락 같아

나무 몸통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뾰족해지며 브러쉬 모양을 이루고있는 잎들은

생물학 책에 나오는 mRNA와 peptide 합성 모습 같네

 

 

 

 

 

 

초록과 보라가 이렇게 어울리니

완벽한 여름색

 

 

 

 

 

 

 

 

 

 

 

 

 

 

 

우리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한

오랜만에 보는 채송화

누군가 일부러 가져다 심은 것 같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 장독대에 한켠에 작은 화단을 마련하시고

채송화를 잔뜩 심으셨더랬다

장난기가 발동한 어느 날

나는 가위를 들고 채송화 꽃을 똑똑 부러뜨리며 재미있어하고

멋모르고 나를 따라하던 여동생까지

그날 아버지께 얼마나 혼이 났는지는

상상에...ㅋㅋ

 

 

 

 

 

꽃은 졌어도 여전히 꼿꼿하게 위를 향하고 있는 모습

해를 향한 '의리'인가?

뭉클

 

 

 

 

 

이보다 예쁜 부케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여름꽃 중에 유난히 보라색이많은 듯

이건 지난 주 갑사 가서 찍었다

 

 

 

 

 

 

여름에 피는 제비꽃도 있나보다

역시 보라

 

 

 

 

여름

작년 여름엔 그림책 만드는 것 배우러 다녔었고

올해는 30년 만에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나름대로 내 자신에게 내린 처방 차원이었는데

얼마나 좋은지,

책읽는 것보다 더 좋은 처방전이 되고 있다

책 읽으면서는 딴 생각이 슬금슬금 할때가 있지만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동안엔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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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4-06-2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방에 여름이 천지네요.
해를 향한 의리는 해바라기만 품은게 아니었나봐요 ^^

hnine 2014-06-22 00:35   좋아요 0 | URL
네, 눈에 보이는 것들 모두 제게 여름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더위를 많이 타서 예전엔 여름이 반갑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위는 좀 더 견딜만해지고 대신 추위에 약해지더군요 ㅠㅠ 그래서 여름, 와라 와라! 할 수 있답니다.
무스탕님, 잘 지내고 계신거죠? 지성이도, 정성이도요.

qualia 2014-06-2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 님, 꽃 사진, 나무 사진, 넘 좋아요.

저 예쁜 꽃 사진 나무 사진에 hnine 님 마음이 깃들어 있어서 정말 좋아요.

꽃과 나무 사진 보느라면 그 마음 촉감이 전해져 와서 넘 좋아요.

꽃, 나무를 만들고, 그들에게 색을 물들이고, 향기를 불어넣어준 건 누구일까요?

저는 누군가 있다고 봐요.

어떻게 저 꽃들이, 저 나무들이, 저렇게 예쁠 수 있고, 마음까지 담아줄 수 있는 거죠?

hnine 님, 정말 넘 좋아요. ^^


hnine 2014-06-22 00:41   좋아요 0 | URL
qualia 님 댓글이 더 예뻐요.
예전엔 제가 꽃, 나무 등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조용히 피어있는 꽃만 봐도 마음이 움직일때가 있어요. 그래서 카메라에 담아두고 있지요. 제가 그러는걸 보고 제 아이도 어제는 휴대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 제게 전송을 했더군요 ^^
꽃, 나무를 만들고 색을 입히고 향기를 불어넣어준 건 누구일까, 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일깨워주셨네요. 누구일까요...

세실 2014-06-22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결한 글과 여백이 있는 사진, 멋진 조화를 이루네요.
'이보다 예쁜 부케가 있을까.' 어쩜!
새벽 2시가 되어가는 이 시간 참 좋아요.
시간이 갈수록 더 말똥말똥해 집니다. 모처럼 밤을 지새워 볼까요? ㅎㅎ

hnine 2014-06-22 06:32   좋아요 0 | URL
보림이 옆을 지켜주시느라 새벽까지 안주무셨는지요?
매일 출근해야하는 분들은 안되겠지만 새벽 시간 참 좋아요. 대신 밤에 일찍 자긴 하지만요. 완벽한 자유의 시간이랄까요.
오랜만에 알라딘에 끄적거린 날이었습니다. 책도 잘 안 읽히고, 한동안 리뷰도, 페이퍼도, 못 썼어요. 오랜만에 오늘은 세실님의 페이퍼도 올라왔기에 읽고서 그 의욕과 기운을 팍팍 받아가렵니다 ^^

2014-06-22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22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4-06-2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님이 찍으신 사진이에요? 무슨 재주가 그리 많으시대요 참 이뻐요 사진들 이쁜 걸 보시고 담는재주 부럽네요

hnine 2014-06-24 00:40   좋아요 0 | URL
재주는요 뭘. 하늘바람님도 요즘 아이들 사진 열심히 찍고 계시지않나요? 당시 제일 관심이 많이 가는 대상을 사진으로 찍게 되는 것 같아요. 한 10년 전 앨범을 보면 이런 꽃이나 나무 사진은 거의 없거든요. 요즘은 이런 사진이 대부분인데 말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