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개의 초록

 

 

 

 

 


 

 

초록을 열두가지 색으로 볼줄 안다고

너는 나를 부럽다고 했지만

 

 

 

 

초록 속에서 열두가지 색을 보기 시작하고부터

내 삶이 열두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숨기고 살고 있음을

또 숨겨야 했다

 

 

 

 

초록은 초록

나는 나

너는 너

삶은 삶

죽음은 죽음인데

 

 

 

 

내 눈은 가끔 프리즘이 되어

초록을 산산이 분해하여

열두가지, 아니

수백가지 색깔로 보게 되었을까

 

 

 

 

나 역시 어쩌면

어떤 것에서 분해되어 나온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



 

영원히 모르리

나란 무엇의 분산의 결과인지



 

네가 부러워하는

내가 누군지

나는 영원히 모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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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08-0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 어려워요 나인님. 시는... 정말 어려워요. ㅠ.ㅠ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 거에요? 알려주세요. 알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제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걸요,는 반은 진실이 아니고요(제 얘기), 저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쯤은 아는 걸요. ㅠ.ㅠ

이제부터 '프리즘 나인님'이라고 부를래요.

그러니까 이 시 슬픈 시인거죠? (막 우기고 저는 갈께요. 아... 이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은데... 죄송해요... ㅠ.ㅠ)

hnine 2012-08-09 23:19   좋아요 0 | URL
분석은 통합보다는 쉬운 것 같아요.
분석은 인간의 일이고 통합은 그 이상의 능력자의 소임인 것 같아요.
통합을 못할 바엔 분석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초록은 초록으로만 보는게 나을 것 같아요.
......

(읽어주신 것으로도 저는 영광입니다.)

LAYLA 2012-08-0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이 쓰신 거에요?
좋아요!

LAYLA 2012-08-09 23:20   좋아요 0 | URL
초록 속에서 열두가지 색을 보기 시작하고부터
내 삶이 열두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 부분이 참 좋아요

hnine 2012-08-10 05:47   좋아요 0 | URL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여러 방면으로 분석하듯 볼 줄 아는 것은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놓치거나 왜곡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진리는 단순한데 있다는 말도 있고,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할 것은 복잡하게, 분석적으로 보는 것 보다는, 중심이 담긴 가장 기본을 파악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생각을 시로 표현하는게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공감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어느 부분이 좋다는 것까지 이렇게... ^^

하늘바람 2012-08-10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인상적이네요 이계절과 어울려요

hnine 2012-08-10 11:54   좋아요 0 | URL
초록이 무거워보인다, 나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다가 써보게 되었답니다. 말씀하신대로 계절이 준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 아침은 비도 오고, 바람도 제법 불어요.

무스탕 2012-08-1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들었다는 싯귀만큼 좋아요!

hnine 2012-08-11 05:19   좋아요 0 | URL
초록이 지쳐 단풍 든다는 싯귀는 정말 시인만이 쓸 수 있는 멋진 표현이지요.
무스탕님 이렇게 오랜만에 불쑥 나타나셔서 한번씩 댓글 남겨주시고 가는게 참 반갑고 기쁘고...그렇습니다. 더위가 어제부터 한풀 꺾인 것 같은데 아직 마음 놓기는 이르고, 건강 주의하시며 잘 지내세요 ^^

프레이야 2012-08-11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이 무거워 보인 나인님의 눈을 사랑합니다.
성하의 초록은 무거워보이는 짙푸른 색이구나, 늘 생각했거든요, 저도.
그런 눈에서 이런 멋진 시를 뽑아내시니^^

hnine 2012-08-11 11:54   좋아요 0 | URL
멋진 시, 그리고 더 공감을 불러일으킬 시가 되려면 더 갈고 닦고 고치고 다듬고 고민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할텐데, 저는 그야말로 쉽게 끄적거리고 말았을 뿐이라 부끄럽네요. 그래도 그냥 흘려보내기 싫은, 붙잡아 놓고 싶은 느낌이나 생각이 있을땐 이렇게라도 남겨두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