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
박 소명
귀퉁이에
납작 엎드려 있다고?
꽃밭 맨앞자리의 채송화
안 부러워
햇빛 좋은 담장 앞 맨드라미
안 부러워
골목길 내려다보는 키 큰 해바라기도
안 부러워
왜냐고?
난
곧
훨훨 날아갈 생각이거든
달나라까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동시 선정, 2011. 6)
아무나 시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오고 있지만
동시를 쓰는 시인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어떻게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시각을 지닐 수 있는 것인지.
난 어릴 때 조차 이렇게 어린이 특유의 낙천적이고 당당하고 희망적인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것 같은데 말이다.
내가 동화랍시고 끄적거린 것을 읽어본 사람들로부터
이건 소설이지 동화가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게 무슨 뜻의 말인지 몰랐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 알게 되었다.
동화란 단지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내용도, 문체도, 어휘도,
동화를 위한 것들은 다 따로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알게 된 제일 중요한 사실이라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