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 날이 올까 생각했던 시간이 결국 이렇게 오는구나.

'내가 도대체 왜 이 길을 택했을까
나도 과연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될까
나만의 가정을 꾸리게 될까
아이가 생기면
예전에 엄마가 살던 곳이라고
이곳을 아이에게 보여줄 날이 있을까
그보다 우선
여기서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제대로 마칠 수나 있을까'

그렇게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으며 보낸 시간들.
2000년이 되기 이전의 일이니
그 동안 시간 참 많이 흘렀다.

"엄마, 지금 xx에 가려고 하는데 어느 역에서 기차를 타야하지요?"
아이에게 전화를 받고 어느 역에서 타서 어디에서 내리라고 알려주고 전화를 끊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물 밀듯 밀려오누나. 
과연 그럴 날이 올까 했던 바로 그날이구나 오늘이.

 

  

 

 

 세레나데 (serenade). 밤에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집 창 밖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가볍게 야외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란 뜻으로 바뀌긴 했지만 아무튼 세레나데가 저런 뜻이라는 것을 처음에 피아노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중에 옆에 있던 동생이랑 얼마나 낄낄거렸던지. 사랑하는 사람, 창 밖에서 어쩌구...이런 말들 아니어도 마냥 웃음이 헤프던 나이였다. 피아노 선생님께서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언짢아 하시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웃음이 자꾸 터져나왔던 기억이.

세레나데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곡이라서 올려본다. 여기에도 역시 차이코프스키다운 비장한 아름다움이 뚝뚝 묻어난다.

중학생때 읽었던 책 클라우스 만이 쓴 <소설 차이코프스키>를 검색하니 제목은 뜨는데 절판되었다며 이미지 조차 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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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6-24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소설 차이코프스키 중학교 때 읽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읽다 포기했어요. 다시 읽으면 읽혀지려나?
근데 절판됐군요.ㅠ

hnine 2011-06-24 19:47   좋아요 0 | URL
와~~~ 스텔라님. 그 책을 아시는군요! 숨길 수 없는 우리 나이 ㅋㅋ
제 기억에도 그 책이 그리 술술 읽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그 책이 아마 그때 중앙일보에서 주최하던 독서감상문 대회 대상 서적 중 한권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읽긴 읽었는데 아시다시피 차이코프스키의 사적인 생활이 보통 사람이 볼때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던지라 더 난해하게 읽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같은하늘 2011-06-2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너무 오랜만에 서재나들이 해봅니다.^^

hnine 2011-06-24 19:48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무슨 사정이 있으시려니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다시 돌아오실 거라 기대하고 있었어요.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같은하늘님의 생생한 포토리뷰를 이제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네요.

마노아 2011-06-2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살던 저곳은 어딘가요? 유학 갔던 학교일까요? 격세지감이 느껴지겠어요.
저 오늘 영화보다가 hnine님께 궁금한 게 생겼어요.
우린 검은 머리가 나이 들면 흰머리 되잖아요.
금발 머리나 붉은 머리, 혹은 은발 머리 등등...
다른 컬러의 머리카락도 나이 들면 흰색이 되나요?
그럴 것 같긴 한데 또 아닐 것도 같아서 hine님께 묻고 싶어졌어요.^^;;;

hnine 2011-06-24 22:18   좋아요 0 | URL
흰머리가 생기는 것이 일종의 노화현상이니까 검은 머리든 금발이든 나이 들면 흰머리가 생길 것 같은데요? 다만 검은 머리인 경우 제일 두드러져 보이겠네요.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인데 저도 갑자기 흥미가 생깁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 맞고요, 오늘 다린이가 아빠랑 거길 간다고 하더라고요 ^^

비로그인 2011-06-2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때 풍금이었는데..ㅎ
hnine님 기분 좋은 축축함입니다. ^^.. 조용히 웃으며 읽고 있답니다

hnine 2011-06-25 08:37   좋아요 0 | URL
어릴때 풍금? 혼자 무슨 뜻일까 머리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기는 쉬지 않고 비가 계속 옵니다.
비가 저를 집안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게 하고 있네요.

하늘바람 2011-06-2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결님 패이퍼읽고 님 페이퍼 읽는데 참 느낌이 닮아 있는듯도 합니다.
부러워요 음악엔 문외한이어서요,

hnine 2011-06-25 08:39   좋아요 0 | URL
어제는 음악이 저를 부르는 날이었어요. 예전처럼 자주 못 듣고 있습니다. 주로 라디오를 듣지요. 그것도 집안 일 하면서요 ^^

달사르 2011-06-2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어떤 학교였을까요. 건물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무슨 연주회장 분위기의 멋진 건물입니다. hnine님의 과거 어느때의 아련하던 생각이 미래의 한 지점과 공유를 했군요. 와..멋져요.

hnine 2011-06-27 16:21   좋아요 0 | URL
하하, 별로 건물이 멋있는 학교는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학교 홈피에 가봤더니 저 사진이 있길래 퍼왔어요.
그때는 참 지루하고 더디게 가던 시간들이었는데, 마치 15년을 훌쩍 시간 이동을 해서 지금에 와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신기하고, 말씀하신대로 아련하기도 하고요. 달사르님의 오늘은 후에 어떻게 기억이 될까요? 저의 오늘은 또 나중에 어떻게 기억이 될까요...

순오기 2011-06-2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야에 듣는 세레나데~~~ 좋은데요.
다린이는 아빠랑 어디를 간 걸까~~~ 궁금해졌어요.^^

hnine 2011-06-27 16:21   좋아요 0 | URL
다린이는 지금 아빠랑 여행중이랍니다. 저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200% 만끽하고 있는 중이고요 ^^

순오기 2011-06-28 05:13   좋아요 0 | URL
오~ 외국여행인가 봐요.^^

hnine 2011-06-28 06:04   좋아요 0 | URL
짧게 여행가서 내일 돌아온답니다. 제 방학이 오늘 하루 남았어요 ㅠㅠ
오늘 개학 준비 (^^)로 반찬도 만들어놓고 깍두기도 좀 담그고, 김도 굽고 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