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 날이 올까 생각했던 시간이 결국 이렇게 오는구나.
'내가 도대체 왜 이 길을 택했을까
나도 과연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될까
나만의 가정을 꾸리게 될까
아이가 생기면
예전에 엄마가 살던 곳이라고
이곳을 아이에게 보여줄 날이 있을까
그보다 우선
여기서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제대로 마칠 수나 있을까'
그렇게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으며 보낸 시간들.
2000년이 되기 이전의 일이니
그 동안 시간 참 많이 흘렀다.
"엄마, 지금 xx에 가려고 하는데 어느 역에서 기차를 타야하지요?"
아이에게 전화를 받고 어느 역에서 타서 어디에서 내리라고 알려주고 전화를 끊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물 밀듯 밀려오누나.
과연 그럴 날이 올까 했던 바로 그날이구나 오늘이.
세레나데 (serenade). 밤에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집 창 밖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가볍게 야외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란 뜻으로 바뀌긴 했지만 아무튼 세레나데가 저런 뜻이라는 것을 처음에 피아노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중에 옆에 있던 동생이랑 얼마나 낄낄거렸던지. 사랑하는 사람, 창 밖에서 어쩌구...이런 말들 아니어도 마냥 웃음이 헤프던 나이였다. 피아노 선생님께서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언짢아 하시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웃음이 자꾸 터져나왔던 기억이.
세레나데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곡이라서 올려본다. 여기에도 역시 차이코프스키다운 비장한 아름다움이 뚝뚝 묻어난다.
중학생때 읽었던 책 클라우스 만이 쓴 <소설 차이코프스키>를 검색하니 제목은 뜨는데 절판되었다며 이미지 조차 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