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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서 윤영 님에게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떠할 것이라고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저 잘 살아보고 싶었을 밖에요. 남들 사는 만큼 살고 싶었을 밖에요. 하지만 남들 사는 만큼이란 얼마나 밑도 끝도 없는 표현인가요. 남들이 대체 어떻게 살길래요. 나와 남의 차이는 얼만큼이게요. 우리는 남이 어떻게 사는지 모릅니다. 내가 남들만큼 살고 싶은게 아니라 내가 사는 정도로 남들도 비슷하게 살거라 생각해요. 우리는 남들의 삶에 대해 모릅니다. 누리는 삶과 견디는 삶을 세치 혀로 쉽게 말할 게 아니라는 것을 모릅니다.
삶이라는 글자마저 징글징글해보이는 때가 저기 저 웃고 있는 사람의 지금인지 누구도 모릅니다. 삶은 그렇게 때로 징글징글한 것. 그 누군가에겐 출구마저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시간의 연속이라는 것.
당신은 질기게 버텨왔어요. 전 감히 흉내도 못 낼 만큼.
당신의 그 파닥거림은 다른 사람들의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위로받을 일이 아니라, 차라리 말없는 절규이고 사는 것이 무엇이라는 외침입니다.
당신을 위해 살아요. 결국 당신 삶에 책임을 질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 한 사람이라는 것 모르나요? 한시름 놓고 씁쓸하나마 웃을 수 있는 날은 당신 외엔 그 누구에 의해서도 오지 않아요. 제발 당신을 위해 살아요.
환영은 잠시, 가끔 보는 것으로 족해. 그 속에서 너무 오랜 시간 머무르진 말아요. 거기에 아주 잠겨버리지는 말아요.
2011년 6월 13일
당신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