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충고할 수 있는 대상은 없거나 극소수이다.

 

: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게 되는 계기는 의외로 그 사람을 위한 어줍짢은 충고를 하다가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내 딴에는 그 사람을 위해서 점잖게 한마디 해준다는 것이 명분이었지만 듣는 사람도 그렇게 듣는가? 

내가 어떤 분야에서 충고를 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내가 먼저 나서기 전에 그 사람이 내게 먼저 조언을 구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볍게 나의 의견을 얘기해주는 경우라면 모를까, 섣불리 당신 하고 있는 것은 잘못 되었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하는게 좋을 거다 라는 의도가 다분히 내포된 충고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충고하기에 앞서, 나를 먼저 되돌아볼 것. 나는 내 앞가림을 잘 하고 있는지. 나는 과연 지금 저 사람에게 그런 충고를 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충고를 하기 전에 앞뒤 상황을 제대로 잘 파악한 상태인지. 꼭 자격이 되어야 충고를 하느냐고?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충고를 삼키고 자신에게 더 충실을 기하라. 꼭 상황을 다 잘 알아야 충고를 하냐고? 이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앞뒤 상황을 잘 알아볼 성의도 없으면서 섣불리 무슨 충고를.

충고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친구나 가족이 잘못된 길로 빠지고 있는 것을 볼때, 위험한 일을 벌이려고 할때 등등. 하지만 나의 한마디 충고가 그 사람의 행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란 아주 드물다.  

우리는 충고를 한다는 행위를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애정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충고하는 것 외에도 내가 그사람을 위해서 해줄 것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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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1-2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고뿐만 아니라... <배려>도 때에 따라서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얼마전에 경험했답니다.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내 맘을 알아달라고 얘기하고 싶진 않더군요.
1:12정도였거든요.
내가 한마디하면 열두명이 오해를 하는데... 방법이 없더라구요.
내 머리만 아프도록 쥐어박았지요 뭐..ㅋ
<배려>가 아니라 <오지랖>이었다고 자책하면서...

hnine 2011-01-25 20:39   좋아요 0 | URL
배려 역시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구분을 잘 해야겠더라고요.
그래도 배려를 오지랖으로 오해받는 경우는 금방 풀릴 수 있지 않을까요? 섣부른 충고보다는 훨씬 이해 가능할 것 같아요. 저도 배려라고 생각하고 얘기했다가 남편으로부터 '오지랖'이라고 핀잔 받을 때가 가끔 있어요. 기분이 좋진 않더군요 ㅋㅋ

섬사이 2011-01-2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을수록 누굴 충고한다는 게 참 힘들어져요.
그리고 그 충고든 배려든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미리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를 만들진 않더라구요.
그런 경우, 양쪽 다 상처를 받게 되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꽤 큰 상처를 받았었죠. ^^;;

hnine 2011-01-26 13:24   좋아요 0 | URL
언젠가 책가방님의 서재에서 본 적 있어요. 나이들며 필요한 세가지 up이었던가요? 그 중에 shut up이 있더라고요.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겠지만 전 그 말이 제일 눈에 들어왔어요. 나이가 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충고하게 되기가 참 쉬워지더라고요.

마녀고양이 2011-01-2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언니,, 쪼옥~~~~

hnine 2011-01-26 13:24   좋아요 0 | URL
얼굴에 자국 생겼음~ ㅋㅋ

세실 2011-01-26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섣불리 충고 안합니다. 고등학교때 충고했다가 제가 더 상처받은적 있거든요.
도움을 요청할때 그때 손을 잡아주는게 좋을듯 해요.

hnine 2011-01-26 20:42   좋아요 0 | URL
예, 섣불리 충고하다가 충고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상처받는 예가 참 많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도움을 요청받을 때 성심껏 도와주면 그럴 일이 없겠지요.

비로그인 2011-01-2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