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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 - 강점을 찾아주고 진로를 알려주는 중학생 진로독서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우리 나라 처럼 한번 뭘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나라에서, 다양성과 융통성보다는 획일화되어 남과 다 함께 묻어가는 것이 속편한 사회에서, 어쩌자고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기 전에 벌써 문과, 이과를 정하도록 되어 있는지, 평소에도 내가 개탄하던 것 중 하나이다.
내가 고등학생일때만 해도 여학생들 사이에선 성적이 좀 좋으면 이과를 선택하여 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엔 문과반과 이과반의 성적 차이가 얼마나 컸던지.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친구의 남편이 그러더란다. 문과 계열 공부는 아무데도 쓸데가 없다고.
자기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유는 첫째, 깊이 집중하여 생각을 하여야 하고, 둘째, 주위의 온갖 편견과 선입견, 기대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혹은 나의 아이가 도대체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적성검사 한번으로 알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저 주의 깊게 관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무언의 압력을 주지 말고 아이가 무얼 할때 몰입하여 하고, 덜 힘들어 하는지 잘 지켜보라고, 그렇게 얘기해오곤 했었다. 이런 책이 있는지 알았더라면 진즉에 권해주었을텐데. 더구나 이 책에는 책이 가진 위력에 대해 설득력있게 여러 예를 들어가며 얘기해주고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성공이 꼭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우수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꼭 성공한 삶을 살라는 법 없다고 말하겠지만 책과 성공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하라면 긍정적으로 말할 용의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성공이 아니라 자기의 뜻에 따라 소신있게 사는 인생을 뜻하는 성공이라면.
이 책에는 우선 책읽기로 꿈을 이룬 사람들의 예가 수두룩하게 나와있는데 자기만의 꿈을 품게 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에너지의 원천 역시 책 속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가 싫다는 아이들은 그럼 왜 그런 것인가? 내 흥미와 수준에 맞는 책을 내가 선택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정해주는 책, 보통은 내 수준보다 어려운 책, 내 관심사와 별 상관없는 책을 읽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요령에 대해서도 매우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색깔있는 펜을 사용하는 방법에서부터 메모하는 방법, 읽으며 질문을 던지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후반부에 가면 책으로 탐색해보는 자기 타입에 대해서 나와있는데 문과형, 이과형 뿐 아니라 나에게 맞는 직업을 책으로 알아보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문과, 이과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깨주는 설명도 있었고 각기 어떤 점에 주의하여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와있었다. 문과형이라 문학이나 인문책만 읽어서는 안되고 골고루 읽는 것이 중요한데, 읽으면서 나만의 질문을 던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또 나만의 의견을 갖는 것, 즉 나만의 '썰'을 풀어보는 것, 내 식대로 바꿔서 다시 써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반면 이과형은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사고가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과형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적 상상력'이란다. 의심하며 읽어보고 물고 늘어져보는 것, 그리고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선 역시 치우친 독서보다는 폭넓은 책읽기가 필수적이라고 한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안 롤링과 스티브 잡스의 가상적인 대화를 통해서 문과형과 이과형으로서의 자질을 설명하는 대목도 읽는 사람에게 흥미있게 전달되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문과형, 이과형에서 나아가 나에게 맞는 직업은 어떤 직업일까를 알아보는 테스트, 그리고 더 깊게 알아보기 위해 권해주는 책 목록도 도움이 많이 될 듯 하다.
결론적으로 책읽기는 적성을 알아내는 데에도 무척 유용하지만 그 적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도 없어서는 안될 필수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어느 특정 시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고, 학생들 본인,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