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이의 블로그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무 짓도 안했다는데, 아마 뭔가 잘못 건드렸나보다. 존재하지 않는 블로그라고만 나오고 아이는 울먹거린다.
영화 <인빅터스>를 보고서 럭비에 빠져든 아이와, 조른다고 또 바로 럭비 공을 사주어 장단을 맞춰주는 아이 아빠. 어제 저녁때 집 앞 공원에 나가 아이와 럭비 공을 차고 던지고 놀아주다가 춥기도 하고 빨리 들어가고 싶었던 나, 결국 아이에게 뭐 이렇게 맹꽁이 같이 생긴 공이 다 있느냐, 차라리 축구가 낫다, 이 공 뒤뚱거리며 굴러가는 것 좀 봐라, 진짜 웃기지 않냐, 이러고 막 장난을 쳤는데 아이 표정이 구겨지며 시무룩해진다. 그만 들어가자고 한다. 나 혼자 장난이었지 아이에게는 장난으로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그것을 우습게 얘기하지 말 것. 아무리 장난이라도.
어제부터 읽고 있는 책에 또 푹 빠져있다. 오늘 버스 기다리며 우산, 가방을 한 손에 몰아 들고 서있으면서도 계속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읽고서 바로 리뷰를 쓸 수 있을까?
비가 오니 날씨가 무척 쌀쌀하게 느껴진다. 이번 3월, 참 독특한 3월이다. 결국 몇 시간 후면 그나마 다 가고 마는 시점이지만.
하~ 그럼 4월이네. '4 월' 이라고 소리내어 보니, 이건 또 3월이랑 많이 다른 느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