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이의 블로그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무 짓도 안했다는데, 아마 뭔가 잘못 건드렸나보다. 존재하지 않는 블로그라고만 나오고 아이는 울먹거린다. 


영화 <인빅터스>를 보고서 럭비에 빠져든 아이와, 조른다고 또 바로 럭비 공을 사주어 장단을 맞춰주는 아이 아빠. 어제 저녁때 집 앞 공원에 나가 아이와 럭비 공을 차고 던지고 놀아주다가 춥기도 하고 빨리 들어가고 싶었던 나, 결국 아이에게 뭐 이렇게 맹꽁이 같이 생긴 공이 다 있느냐, 차라리 축구가 낫다, 이 공 뒤뚱거리며 굴러가는 것 좀 봐라, 진짜 웃기지 않냐, 이러고 막 장난을 쳤는데 아이 표정이 구겨지며 시무룩해진다. 그만 들어가자고 한다. 나 혼자 장난이었지 아이에게는 장난으로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그것을 우습게 얘기하지 말 것. 아무리 장난이라도.


어제부터 읽고 있는 책에 또 푹 빠져있다. 오늘 버스 기다리며 우산, 가방을 한 손에 몰아 들고 서있으면서도 계속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읽고서 바로 리뷰를 쓸 수 있을까?


비가 오니 날씨가 무척 쌀쌀하게 느껴진다. 이번 3월, 참 독특한 3월이다. 결국 몇 시간 후면 그나마 다 가고 마는 시점이지만. 
하~ 그럼 4월이네. '4 월' 이라고 소리내어 보니, 이건 또 3월이랑 많이 다른 느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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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10-03-3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잘지내시지요? 열심히 읽고 쓰고...그러시고..계셨어요..그쵸...
저는 게을러서 통 들르지도 못하고 오늘 모처럼 들어오니..모든게 반갑네요.한편 낯설구..ㅋㅋ
아 신간평가단 그런게 있었네요.도서관에 사면서 나도 한권사야지했는데..김용택 아이들이 뛰노는 땅~이요..님 덕분에 더 땡기는걸요..
오늘 청주는 비가 많이 와서 왠지 쌀쌀하고...좀 쓸쓸했어요..
환절기 늘 건강조심하시구..항상 많이 웃는 행복한 날들 되세요~

hnine 2010-03-31 21:18   좋아요 0 | URL
하니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정말 반가와요. 두 따님도 부쩍 컸겠지요?
대전도 비가 하루 종일 오고 있어요. 쌀쌀하고 쓸쓸하고, 맞아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이야기 좀 풀어주세요. 아마 반가와 하는 분들이 많으실걸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것 아니고 말씀하신대로 다만 바쁘셔서 자주 못들어오신거라면 다행이고요.
자주 뵙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을께요. 건강하세요~~

2010-03-31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31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1 0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10-03-3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인빅터스>,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ㅡㅡ^;
그걸 보구 럭비공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ㅡㅡ;... 아담스 패밀리가 떠오르는 건.. 죄송^^;

hnine 2010-04-01 06:20   좋아요 0 | URL
영화는 아이도 저도 재미있게 잘 봤어요. 저는 럭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지만 참 좋은 영화이더군요.
ㅋㅋ 아담스 패밀리...

같은하늘 2010-04-01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이들이 때로는 너무나 진지해서 놀라게하곤 하지요. 나인님의 말씀을 새겨 두어야겠어요.

hnine 2010-04-01 06:22   좋아요 0 | URL
아이들 눈높이를 가끔 잊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아이 뿐 아니라 어른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잘 모르고 장난 삼아 하는 말들 중에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이 있지나 않은지, 꼭 그 장난삼아 하는 말들이 문제인 것 같지요?

마노아 2010-04-0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섬세한 마음이 다쳤네요. 짠한데 왜 이리 귀여울까요. 꽉 안아주고 싶어요.

hnine 2010-04-01 17:5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의 따뜻한 마음이 오늘도 저를 푸근하게 하고 가시네요 ^^

다락방 2010-04-0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빠져서 읽고 계신 책은 무엇일까요?

아침부터 한 줄 새기고 갑니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그것을 우습게 얘기하지 말 것. 아무리 장난이라도.'

hnine 2010-04-02 09:01   좋아요 0 | URL
푹 빠져 읽은 책은요, 다락방님도 가지고 계신 책, 읽고 계신 책 (혹은 며칠 새 다 읽으셨을지도), 며칠 전 브론테 님과 어느 글이 제일 좋았다 주거니 받거니 대화 나누신, 바로 그 책! ^^

오늘 아침은 비가 안오지요. 출근 잘 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