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름에 장사 안하시는 동안은 뭐하세요?" 

붕어빵 아줌마: "여기 저기 식당 가서 일해요. 뭐, 삼계탕 집에서도 일하고, 고깃집에서도 일하고." 

나: "겨울 끝나가나보다 하면 어느 날엔가 이 천막 다 치우고 안 나오시더라고요. 매일 이 자리에서 장사하시는거 보다가 어느 날 부터 안보이면 썰렁하고 서운하고, 기분이 이상하던데요." 

붕어빵 아줌마: "그렇지요? 여기 이 자리에서 장사한지 벌써 8년째네요. 언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게. 힘들어서 내년부턴 이 장사 안한다 하고는 겨울오기 시작하면 웬지 또 빵 장사를 해야될 것 같아서 다시 나오고 나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나: "힘드시죠. 자리 비울 수 없으니 꼼짝도 못하실테고." 

붕어빵 아줌마: "제가 여기서 이렇게 장사하면 사람들은 제가 아주 돈 많이 버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게 별로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거든요." 

나: "맞아요. 1000원에 세개씩이니, 앉지도 못하시고 계속 쉴새 없이 만들어 파시는 수고에 비하면 많이 남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겨울 되면 또 언제 오시나 기다려지는거있죠" 

붕어빵 아줌마: "예, 이 장사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요. 불을 계속 때니까 나쁜 연기때문에 이렇게 계속 마스크도 하고 있어야 하고요. 그래도 사모님 (나보고 사모님이라고 하시네 이런~ ^^)처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계속 하게 되네요." 

붕어빵 사러가서 구워지길 기다리는 동안 붕어빵 아줌마랑 나눈 이야기이다.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목소리도 우렁 차고 표정도 밝고, 아주 씩씩하게 장사하시는 분이다. 
2000원 어치 붕어빵 여섯개를 종이 봉지에 담아가지고 맛있게 먹을께요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옆에서 그동안 아무 말 없이 구경하던 아이가 붕어빵 어떻게 만드는지 다 봐서 자기도 이제 만들 수 있을 것 같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설 2009-10-2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 붕어빵 파는 곳은 이제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보이면 꼭 사먹을거예요^^ 그런데 님은 역시 빵 좋아하시는군요~

hnine 2009-10-20 01:00   좋아요 0 | URL
ㅋㅋ 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제가 팥이 들어간 음식은 뭐든 다 좋아해요. 그러니 붕어빵은 제게 있어 완소 간식이라고 할수 있지요 ^^

세실 2009-10-2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팥 들어간건 뭐든지 좋아하는 2인 여기요~~
팥칼국수, 팥죽, 단팥빵등등......
갓 구운 붕어빵 즉시 먹으면 꿀맛^*^
저도 집 근처에서 즐겨 사먹었는데 요즘 그 아주머니가 안보입니다. 아무래도 자리세 때문에 문제가 된듯 해요. 아쉬워라.

hnine 2009-10-20 17:30   좋아요 0 | URL
붕어빵이 힘든 것에 비해 이익이 그리 많이 남지 않는데요. 거기다가 자릿세 문제까지 생기면 더 곤란해지겠지요.
세실님도 팥 들어간 거라면 다 좋아하시는구나~ ^^

상미 2009-10-20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렵게 돈 버는 사람들 참 많지...
지난주 한겨레 21에 기자가 갈비집, 감자탕집에서 직접 일한 글이 나오는데,
참 힘들겠더라고.

hnine 2009-10-20 17:32   좋아요 0 | URL
그렇지. 체력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도 힘들텐데, 만약 몸이 좀 안좋거나 그런 사람들이 막상 돈을 벌라치면 정말 힘이 할만한 일이 많지 않겠더라구.

하늘바람 2009-10-21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 태은이한테 붕어빵 사주었는데 호호 불며 엄마 뜨거워하면서도 잘 먹더라고요

hnine 2009-10-21 07:05   좋아요 0 | URL
금방 구워나온 것 바로 먹으려면 어른도 뜨거워 호호불며 먹지요. 태은이도 좋아하는군요 붕어빵 ^^

같은하늘 2009-10-21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힘들게 만든 붕어빵 팔아도 얼마 안된다는 말에...
그럼 우리동네 다섯개 천원하는 붕어빵은 얼마나 남을까?
걱정된다.... >.<

hnine 2009-10-21 07:09   좋아요 0 | URL
저 위에는 안 썼지만 화장실 가시기도 어렵겠다고 제가 그랬더니, 화장실 가고 싶은 것을 너무 참아 버릇했더니 병이 생긴 적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