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문중이 경주이긴 하지만 남편은 나고 자라기를 경기도와 서울에서 대부분을 지냈다.
나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충청도 분이신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충청도 사투리가 내 고향의 사투리인양 친숙한 편이다.
대전으로 이사오고 나서 남편은 충청도 사투리가 익숙지 않아 가끔 못알아 듣는 때가 있는 모양이다.
하루는 어느 관공서 김 모 씨에게 전화를 했단다.
"실례지만 거기 김 모 씨 계십니까?"
했더니 전화받은 분이 그러더란다.
"지가기유"
여기까지 듣고 나는 계속 다음 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이 나를 쳐다본다.
"그래서?" 내가 물었더니 남편은 나보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아냐는 것이다, '지가기유'라는 말.
"내가 바로 그 김 모 라는 사람이다. 그 말이잖아."
그랬더니 남편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계속 김 모 씨를 바꿔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푸하하하.
나보고 충청도에서 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말을 그렇게 금방 알아듣냐고 묻는, 남편이 나는 더 신기했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때로 열 단어를 딱 한 단어로 축약시켜 말하는 충청도 말.
오늘 아침 휘모리님 서재에 갔다가 사투리 페이퍼를 보고 생각나서 쓰다보니,
...
에궁,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