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게발 선인장 꽃눈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며칠 전부터 하나씩 하나씩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다.
몇 해전 우리 집에 들르신 부모님께서 사주신 화분인데 식물가꾸기에 별 취미 없는 내가 관리를 잘 못해 영 부실해보이던 것이, 그래도 이렇게 꽃을 피워주니 미안하고 고맙다.

그 옆의 트리얀을 보면 꼭 학교다닐 때 곱슬곱슬 푸들 파마 머리 친구가 생각난다. 수업 시간에 그 친구 뒷자리에 앉게 되면 강의가 따분할 때마다 그 친구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져보며 장난쳤었다. 포실포실, 복실복실, 감촉이 얼마나 따뜻하고 보드랍던지. 이 트리얀 화분의 마른 잎을 정리해주려고 손으로 만지다 보면 꼭 그런 느낌이 난다.
나도 그런 파마가 해보고 싶어서 여러 번 시도했었으나, 어떤 제목의 새로운 파마든지 나에게 하면 결과는 하나, 그당시 만화 영화 요술공주 밍키 머리 -하자마자 부시시 다 풀려서는 부피가 엄청 늘어나는- 가 되곤 했었다. 

 

아래 사진은 열흘 쯤 전, 꽃 피기 전에 찍어 놓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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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1-1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네 게발선인장도 꽃망울을 잔뜩 달고 있더라고요.
조만간 한꺼번에 피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들거에요 @_@
트리얀이라는 이름이었군요. 저 작은 잎사귀들이..
꼭 개구리밥이 나무로 자란 느낌이었어요 :)

미설 2008-11-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리얀이라는 이름이 참 좋네요. 기억해두어야 겠어요. 자주 보게 되는데 이름은 몰랐거든요. 저는 식물을 좋아는 하는데 제가 정작 키우면 너무 금방 죽고, 또 좀 자란다 해도 나중에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죽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죄짓는 기분이라 아예 키우지 않고 있어요. 요즘, 그래도 늘 화분 많은 집 보면 부럽더라구요, 제가 늘 하는 말로 저는 선인장을 말려죽이는 그런 스탈이에요 ㅠㅠ

hnine 2008-11-11 12:1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희집 게발 선인장은 좀 빈약한 편이라서, 한꺼번에 피어 헷갈리게 만들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두 종류가 한 화분에 심어져 있어서 주홍색과 핑크색 꽃이 함께 피지요. 사진에는 핑크색 꽃이 먼저 피었네요. 개구리밥 ㅋㅋ

미설님, 선인장은 말려죽일 정도로 물을 가끔 줘야하는 것 맞대요. 물을 너무 자주 줘서 죽는다던데요? 저도 잘 못 키워요. 죽었다 싶은 것도 게을러서 금방 갖다 버리지 않고 두었더니, 언젠가 거기서 다시 잎이 파릇파릇 나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

하양물감 2008-11-1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게발선인장? 이름이 거참...^^;

hnine 2008-11-11 21:34   좋아요 0 | URL
줄기와 잎이 꼭 게의 발 처럼 생겼거든요 ^^

하늘바람 2008-11-11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이쁘네요. 집에 꽃이 피어야 생기가 돌아요,
트리안 저도 갖고파하는 거여요.

hnine 2008-11-12 05:55   좋아요 0 | URL
예, 그래서 낮에 햇빛 들때에는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해질 무렵엔 집안으로 들여놓아요. 한번이라도 식구들의 눈길을 더 받으라고요 ^^
오늘 트리얀 화분 하나 사다 놓으시지요~ ^^ 잘 자라고, 사진 찍을 때 배경에 놓아도 예뻐요.

순오기 2008-11-1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발선인장 꽃은 참 예뻐요~ 색깔도 곱고~ 보기 좋으네요. 트리샤가 있어 더 빛나네요.^^
친정엄마가 화초기르기의 달인이세요. 언니들은 욕심내서 가져가면 다 죽인다는...
그래도 내가 엄마 손길을 닮았는지 그래도 잘 키우지요. 적당히 게을러서 그렇겠지만~
우린 주택이라 보되면 마당에 내놓고 겨울엔 보일러실에 두었는데, 이번에 도시가스로 바꿔서 그게 곤란해서 실내에 놓으려면 큰일났어요~큰 화분들이 많아서요.ㅜㅜ

hnine 2008-11-12 09:05   좋아요 0 | URL
큰 화분들이 많으시군요. 그래도 위의 하늘바람님 말씀처럼 실내에 녹색 식물들이 눈에 보이니 좋던걸요.
아 참, 민경양 논술대회 수상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그냥 부담없이 쓰는 글과 논리 정연하게 쓰는 글을 쓰는 것은 많이 다를텐데요.

상미 2008-12-17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선인장마저 죽인단다...
아파트 오기전 너희집엔 화분도 많았던 기억나.

hnine 2008-12-17 22:11   좋아요 0 | URL
죽은것 같은 것도 다시 따뜻한 곳에 옮겨놓고 잘 보살펴 주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종종 있더구나. 지금은 알로에 화분에 꽃봉오리가 맺혀있어서 알로에 꽃 구경을 할수 있으려나 매일 들여다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