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이를 평소보다 좀 심하게 야단을 치고 난 다음 날이었다.

"엄마, 제가 라디오에서 들었는데요."
"응? 뭘?"
"아이를 야단치는 좋은 방법이 있는데요, 타임 아웃을 하는거래요. 어느 한 장소에 의자를 정해 놓고 거기 잠시 앉아있게 하고요, 엄마도 그 동안 마음을 진정시키래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엄마도 화가 좀 풀릴꺼 아녜요? 그러면 그때 다시 아이랑 얘기하면 된대요."

멍...(혹은, 띵~~)

할 말이 없었다. 여덟살 아들에게 지금 이 엄마가 들은 말이 무슨 말이냐.
나를 다정다감한 엄마라고 혹시 잘못 보시는 분들이여. 나는 그렇게 되고 싶을 따름이지, 결코 그 근처에도 못가는 엄마인 것을.

"엄마도 알고 있기는 한데, 잘 안되더라."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내 목소리는 정말 어제 야단 칠 때의 반의 반 정도 크기였달까.

오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갔다가 아이를 위해 새로 빌려다 준 책들 중에 이 책이 끼어있게 된 것은 정말 아이보다도 내가 읽어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막상 읽어보니 나와는 좀 타입이 다른 엄마가 등장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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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09-0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정말 저도 쥐구멍을 같이 찾고 싶어요... 정말 띵~ 하네요;;;

hnine 2008-09-04 23:59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얼굴이 뜨거운 기분이어요.
반성의 의미로 올린 페이퍼랍니다 흑 흑...
이제 또 이런 일 없도록 해야겠지요.

하늘바람 2008-09-06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랍네요
우와.

2008-09-06 0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06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08-09-0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한솔이랑 전쟁중입니다..
마인드콘트롤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ㅠ.ㅠ

hnine 2008-09-07 05:08   좋아요 0 | URL
한솔이가 그렇게 컸군요.
마인드 콘트롤, 저도 필요합니다.
아이 키우면서 참 여러 가지를 해보게 되지요? ^^

세실 2008-09-0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것. 바로 엄마 목소리와 비례하는듯 하여 심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린이 참 감성적이예요......

hnine 2008-09-07 23: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세실님, 엄마 목소리가 크면 아이들 목소리도 따라서 커지고, 나중엔 아예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더군요. 입을 앙다무는 한이 있어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도록 애써야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