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나무옆의자 / 2021년 8월
평점 :
영국 작가 엘리 그리피스의 2018년 작 범죄소설이다.
40대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 캐시디는 이혼 하고 딸,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으며, 영어 교사이면서 홀랜드라는 작가의 전기를 쓰는 작업도 하고 있다. 홀랜드는 빅토리아 시대 살았던 고딕 문학 작가이고 ‘낯선 사람’이라는 단편 공포 소설로 잘 알려져 있으며 클레어 캐시디가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학교의 별관은 과거 홀랜드라 살았던 집이기도 하다는 인연을 갖고 있다.
어느 날 클레어의 동료 교사이며 절친이기도 한 엘라가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엘라의 시신 옆에는 클레어가 전기를 쓰고 있는 작가 홀랜드의 ‘낯선 사람’의 한 구절이 적힌 쪽지가 떨어져 있다. “지옥은 비었다.”라는. 이어서 클레어가 쓰고 있는 일기장에 누군가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라는 문장을 적어 놓은 것을 발견한다.
담당 형사는 하빈더. 30대 여성이다. 엘라는 누군가에게 살해되었고 클레어의 일기장에 메모를 남긴 사람과 동일범일 것이라고 보고 수사를 한다.
클레어의 십 대 딸 조지아는 문예 창작 수업을 받아 가며 엄마 몰래 자신만의 추리소설을 써가며 엄마 클레어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 형사 하빈더는 클레어의 일기장에 메모를 남긴 범인이라면 클레어 주위 인물 들중 하나일 것이라고 보고 클레어와 살해된 엘라가 재직했던 학교의 관련 인물들은 물론, 딸 조지아와 그 친구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나간다. 그러던 중에 제2의 피해자가 나타나고 그 역시 클레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사이다.
이 소설은 클레어, 하빈더 (형사), 조지아 (딸) 이렇게 세 사람이 돌아가며 화자가 되어 구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세 사람은 각각 40대, 30대, 10대 모두 여자.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현대이지만 홀랜드라는 작가가 관련된 시대는 빅토리아 시대이고 그가 남겼다는 ‘낯선 사람‘이라는 단편도 함께 실려 있을 뿐 아니라, 범인이 현장에 남긴 문구들도 홀랜드의 작품이나 셰익스피어의 작품, 윌키 콜린스의 ’흰옷을 입은 여인‘ 등에서 인용함으로써, 이 소설 전체에 현대와 고딕의 분위기를 넘나드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긴장감을 더해준다. 이 소설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500여 쪽의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범인이 누구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작가 엘라 그리피스는 1963년생. 영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고 도서관, 잡지사,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이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그 중엔 백만 부 이상 판매된 시리즈도 있을 뿐 아니라 이 소설 ’낯선 자의 일기‘는 그녀에게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 상을 안기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범죄소설로 ’포스트스크립트 머더 (우리말 제목은 ‘살인 플롯 짜는 노파’)‘가 있고 이 책을 다 읽자마자 연이어 읽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의 범죄 추리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