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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2,3 은 Museum SAN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




Museum SAN (뮤지엄 산)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뮤지엄 산에 다녀왔습니다.

2013년 5월 "한솔뮤지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2014년에 <뮤지엄 산>이라고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생존해있는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지어졌는데 뮤지엄 이름처럼 정말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혼자 찾아가기 쉬운 곳이 아니었고 오래 전 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그래서 이제야 가보게 되었답니다.


자작나무길을 따라 입구로 들어가면

  • 웰컴센터,
  • 플라워가든,
  • 워터가든,
  • 뮤지엄 본관,
  • 스톤가든,
  • 명상관 (2019년 개관)
  • James Turrell관 

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비가 계속 오는 중이라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건물 사이를 채우고 있는 물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한 느낌을 주었고 몽환적 분위기를 더해주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James Turrell 이라는 사람의 설치작품을 전시해놓은 James Turrell 관으로, 안내자를 따라 들어가서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총 세 작품을 보았는데 그 중 두 작품을 보면서 느낀 감상이 오래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그 두 작품이 뭐냐면요,


1. Ganzfeld (위 사진중 1번)

독일어로 '완전한 영역 (complete field)'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어떤 공간에 이르게 되면 왼쪽, 오른쪽, 앞, 뒤의 개념이 사라지고 어디가 이 공간의 끝인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그저 무한한 공간이 펼쳐져 있으리라는 짐작뿐 내 감각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인 것이지요.

나중에 설명과 안내에 따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엄연히 제한된 공간, 보통의 공간 속에 우리가 서 있음을.

이 작품의 주제가 "착각"이라는 설명에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깨달음이랄까요. 우리가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도 어쩌면 '착각'이 아닐까 하는. 실제 진실은 가려지고 우리의 감각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진실이라고 믿으며 살고 있겠다는 것이요.


2. Wedgework (위 사진중 2번)

조각케잌을 옆에서 본 것 처럼 사각형이 쐐기 모양 (wedge)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한쪽 끝은 다른 색의 좁은 면으로 이어져 있는 작품이 보입니다. 밤에 방문이 빠끔이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방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빛을 이용한 작품이라서 이 작품이 설치된 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빛이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안내자로부터 벽을 따라 있는 바 (bar)를 손으로 잡고 따라 걸어 들어오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그렇게 따라 들어가 고요한 어둠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보면 어느새 그 어둠에 적응이 되어 내가 있는 위치가 가늠이 되고 어둠이라는 상황이 처음 그 방에 들어올때처럼 두렵거나 당황스럽지 않게 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적응".

이 작품을 보고 나니 속임수, 착각이라는 내용의 앞의 작품보다 이 작품이 더 무서웠습니다. 착각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적응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낯설고 거부감을 가지고 경계하던 상황에 나도 모르게 적응되어 간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무서운 능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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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31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좋아하는 미술관요.
여기도 또 가고싶은데 오랫만에 사진으로 보니 좋네요

hnine 2021-05-31 15:40   좋아요 1 | URL
사진만 주루룩 올렸는데 느낀 점이 많았어요. 비가 주룩주룩, 우산 쓰고 다녀야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감상을 지어내더군요.
바람돌이님 가셨을땐 명상관 있었나요? 이곳은 다른 건축물보다 늦게 2019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James Turrell 관에서의 느낌은 좀 더 첨가해서 써넣을까해요.

몰리 2021-05-31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기 어딘가 멋지다, 하고 찾아보니 원주에 있네요.
멋져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타다오 건축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hnine 2021-05-31 15:43   좋아요 2 | URL
예,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에 있답니다.
2013년에 지어졌고 2013년부터 가보고 싶던 곳인데 2021년에 가보게 되었답니다.
맞아요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어요. 건축에 물, 나무, 돌 등 자연을 끌어들이는게 특징인 건축가요.
몰리님, 여기 꼭 가보시고, James Turrell의 빛으로의 여정도 체험해보시고, 명상관에도 가보시고요.

행복한책읽기 2021-05-31 16: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넘 예뻐요. 운전 가능하면 슈웅 날아갔다 오고 싶은 곳이네요. ^^

hnine 2021-05-31 16:18   좋아요 2 | URL
행복한책읽기님, 저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가보기까지 8년 걸렸네요 ㅠㅠ
비가 와서 더 좋았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산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을 더해주었어요.
꼭 다녀오세요~

scott 2021-05-31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안도 타타오가 설계한 물의 집(명상이 저절로 되는 힐링터)!
에이치 나인님 오월 마지막 휴일 멋지게 보내 셨네요
James Turrell의 빛으로의 여정
시간과 위치에따리 빛의 세기가 조절되는 신비로움

원주에 있다는게 아쉽
매주 가고 싶은뎅 ㅜ.ㅜ

hnine 2021-05-31 16:27   좋아요 1 | URL
사실은 울적한 기분으로 나선 길이었는데 나서기가 주저되어서 그렇지 일단 출발하면 후회하는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위에 사진은 올리지 않았지만 James Turrell 작품중 Space Division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천장에 보이는 타원이 어느 지점에 가면 타원이 아니라 원으로 보이는 작품인데 이 아이디어를 이용한 작품이 처음 전시되었던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 가면 천장 가운데 아직도 남아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