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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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요다



2장 ‘쓰는 중’ 에서 작가는 초단편 소설쓰기의 단계를 3단계로 나누었다. [1단계 : 착상하기], [2단계 : 살 붙이기], [3단계 : 결말내기] 의 단계인데, 작가는 이 중 1단계가 가장 쉽고 즐겁다고 했다. 그런데 그동안 나는 1단계가 가장 어려웠다!  그런데 작가가 써놓은 글을 읽고 보니 너무 완성된 시작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행위 바꿔보기’ (…)

이런 식으로 일상적인 행위의 효과나 결과, 현상을 바꿔보면 좋다. 똑같은 방식으로 ‘상황’도 착상해보자.


일상의 행위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소재가 될 수 있다니! 작가의 예시 문장으로 착상에 대한 감이 잡힌다면 평소에 자신이 보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라고 조언한다. ‘단순히 가만히 앉아서 홀로 생각만 하기보다는 무언가를 보면서 떠올리는 편이 확장성과 질을 높일 수 있다.(p84)’ 


김동식 작가의 경우에는 인터넷 상의 SNS 게시물이나 영상,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에서 소재를 찾는다고 한다. 그런 것들을 들여보면 강렬한 흥미를 돋는 순간이 온다고. ‘그것이 고작 단어 하나일 때도 있고, 하나의 상황이나 장면일 때도 있다. 그러면 내가 지금 꽂힌 그것이 내가 쓸 이야기의 힌트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풀듯이 아는 공식을 대입해보면 된다(p86)’ 라고 운을 떼며 다양한 예시를 보여준다. 이후 2단계와 3단계에서 그 소재들은 살이 붙고, 결말을 내게 된다. 작가는 3단계가 가장 힘든 과정이라고 했다. 


​초단편의 결말은 무조건 인상적이어야 하고, 대부분은 반전이 그 역할을 맡는다. 이것은 초단편계의 사회적 약속에 가깝다. 

- p99, 3단계 : 결말 쓰기



작가의 경험이 담긴 글들은 진솔하고, 명확하다. 차근차근 따라해보기에 좋다. 마지막 완성 이후의 소소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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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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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인류 최초의 신화

The Epic of GILGAMESH

현대지성 클래식-40

작자 미상

현대지성



길가메시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엔키두라는 등장인물도 개성이 넘친다.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함께 훔바바를 물리치는 태블릿V 의 이야기도 흥미진진. 길가메시와 엔키두를 맞이한 훔바바의 욕은 그 시대에 통하는 욕인가.


훔바바가 말하려고 입을 열어

길가메시에게 이르기를


"길가메시, 멍청이들은 무례하고 흉포한 자들과 상의하지!

왜 여기 내 안전에 기어들었는고?

오라, 엔키두, 아비도 몰라보는 물고기 새끼야

어미젖도 빨지 못한 거북과 자라의 새끼 놈!

내 어린 너를 봤다만 근처에 얼씬하지 않았지.

네 ...이 내 배를 채우기나 했을까?


[이제] 너는 배신하여 내 앞에 길가메시를 데려와

호전적인 이방인처럼 거기 서 있구나, 엔키두!

내가 길가메시의 목과 목구멍을 베리라

그의 살점을 숲의 새들, 굶주린 독수리, 콘도르에게 먹이리!"


엔키두는 길가메시에게 필적한 상대가 필요해져 만들어진 인간이다. 어머니의 산고 없이 태어난 '최초의 복제인가' 이랄까. 이 개성 넘치는 엔키두가 너무 일찍 죽어서 아쉬웠다. 처음에는 길가메시와 대립관계였으나 나중에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던 엔키두. ( 중간을 생략해서 쓰다보니 훔바바와의 전투에서 죽은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병이 들어 죽는다. )


"[그대와] 온갖 고초를 [견딘] 나이니

[친구여, 나를] 기억해주게, 내가 겪은 모든 것을 [잊지]말게!"

- 엔키두의 마지막 유언, p116


들으라, 청년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들으라, [넘쳐나는 우르크의] 장로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는 내 친구 엔키두를 위해 울리라!

직업으로 곡하는 여인처럼 서럽게 울리라!


내 팔이 신뢰한 내 옆구리에 둔 도끼

내 허리춤의 단도, 내 얼굴의 가리개

내 잔치 옷, 내 기쁨의 허리띠

사악한 바람이 일어 내게서 앗아갔네.

- 길가메시의 애도,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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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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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단 하나의 마음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1권에서 아리별에서 다친 채로 발견된 노아를 돌보아 준 린과 링고가 둘 다 치마를 입고 있을 때, 그저 아리별의 복식이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2권에서야 깨달았다. 그들은 동성커플이었던 것.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음을 아이와 함께 읽어왔던 나로서는 그저 우리나라 동화에서도 이런 커플을 다룰 수 있구나. 정도의 놀람이었다.



린과 링고 부부


그러나 린이 그들의 입양아들이었던 핀과 소위 '바람'이 나는 장면을 보면서는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우디 앨런 감독이 순이와 결혼했던 일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마도 나는 동화 속 세계는 현실과 달리 좀 더 말랑말랑하고, 포근하며 또한 원칙적인 곳이라는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린과 핀이 사랑을 하는 건 뭐랄까,

불륜 ... 아, 불륜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건 좀 그렇고 ...


- p36, 곰곰



링고가 아무리 완벽한 상대여도,

지금 린에게 절실한 한 가지가 링고에게 없었는지도 몰라. (...)

당장은 상처가 되러다로 솔직해지는 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야.


- p75, 루나


엄마가 아들이랑 바람나서 남편을 버리는 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야?


- p75, 모나



작가가 일부러 아침드라마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끌어왔을리는 없다. 1권의 끝에서 작가는 자신의 아들에게 편지를 남기며 '엄마의 시선으로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느꼈던, 엄마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세상'을 이 책에 담았다고 했다. 그리고 아띠봄 블로그의 작가노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작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그 작품이 더 깊게 이해되는 부분도 있는 터라 공유해본다. 이 주제는 책을 읽은 이들과 토론해보고 싶은 논제이기도.


사랑에도 윤리, 도덕이 적용될 수 있을까?


사실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본능인 건데, 이러한 본능에 옳고 그름을 적용할 수 있는 걸까? 감성이 하는 일을 이성의 잣대로 평가하고 규정지을 수 있을까?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기 위해 사랑을 용인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한한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 범위의 제한은 절대적인 걸까? 어느 한 사회에서는 금지된 것이 다른 사회에서 용인될 수 있듯이 사랑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건 사회 내에서 학습한 사랑, 절대적이기 보단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랑은 우리가 현실에서 보고 듣고 겪은 것보다 더 큰 개념의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제한은 필수불가결하지만, 동화 속의 세상은 모든 것이 가능하기에 나는 작품 속에서 현실의 도덕관념을 일정부분 허물고, 사랑이라는 속성 자체에만 집중했다.


- 작가 김영주, 작가노트 중에서

 (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attibom&logNo=150143507614&navType=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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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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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은 근본적으로 '사건'이 있는 이야기다.

사건이 없다면 아무리 짧아도 초단편이 아니다.



초단편 소설 쓰기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요다



김동식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기에,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다 읽고나면 나도 초단편 소설을 쓸 수 있을지?


① 초단편은 말로 할 때와 글로 읽을 때 드는 시간이 같다


② 초단편은 반드시 한 호흡에 읽는다.

- 장편소설과 달리 초단편에는 '나중에 다시 읽자' 같은 건 없다. (...) 흡인력은 첫 세 문장에서 결정된다. 초단편은 문장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용서 받는다. 그런 장점을 갖춘 글들은 따로 있으니, 초단편이 챙겨야 할 건 빠른 전개가 주는 흡인력과 강렬한 재미다. (p21)


- 일반적으로 말하는 좋은 첫 문장을 이루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름다우면서 시각과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력 하나의 명언처럼 느껴지는 문장, 리듬감 있는 어구 배치, 함축성 등이 있겠다. 이런 요소들을 얼마나 포함하느냐에 따라 첫 문장의 점수가 매겨진다. 그러나 초단편은 조금 채점 기준이 다르다. 초단편의 첫 문장은 곱씹으며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얼른 다음 문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③ 초단편 결말에는 반전이 필수다.



문득 서평도 초단편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독서기록을 남기는 독서감상문과 달리,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며 SNS 상에 올리는 서평도 앞 문장들에서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판가름난다. 물론 이미지의 느낌이 더 강력한 인스타의 경우 사진이나 영상이 더 중요하기도 하지만, 블로그의 경우는 페이지 체류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텍스트의 흡인력이 필수다.


오늘의 독서.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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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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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이기에 본 편의 인물들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데, 초반 사건의 핵심인물인 ‘왕온’이 어떤 인물이었던가 본 편을 다시 찾아 읽게 된다. 주인공인 황재하가 워낙 주변에 인기있던 인물이었기에, 왕온과 황재하의 감정선이 기억이 나지 않았던 까닭이다. 




잠중록 외전

처처칭한

아르테(Arte)


왕온은 흐릿한 눈을 크게 떴다. 손에 몽둥이를 든 가녀린 형체가 감옥 안으로 쏟아드는 햇살 속에 서 있었다. 


그 형체가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왕온은 자신이 죽음에 임박해 환상을 보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느낀 그 순간, 가슴 깊이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자신을 맞으러 온 것이다. 


- p76, 3화. 타향에서 만난 옛 벗


잠중록은 2021년 하반기에 tvN 드라마로 제작 예정되어 있던 소설이기도 하다. ( 다만 해당 방송사의 다른 드라마들이 중국자본으로 제작되면서 과도한 역사왜곡 문제로 논란이 일면서, 이 소설 또한 그 논란을 비껴가지 못했다. )  


기사를 찾아보니 드라마는 소설과는 다르게 갈 모양이던데, 황재하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그대로 살려줬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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