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Muffler (영문판)
우상호 지음 / 모디자인그룹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Red Muffler  

 

MO DESIGN GROUP

우상호 글/그림

 

 

 

 

 

New York, School of Visual Arts 출신으로 다년간의 국내외 Animation, Art work의 Producer와 Director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Global Design Firm 모디자인그룹의 대표로서, 오늘도 진실성을 담아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컨텐츠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modesign75

 

 

독특하고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여 탄생된 멋진 그림책 한권을 소개합니다.

 

다른 블로거분들의 리뷰를 보며 정말로 만나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전 영문판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책을 받아본 순간, 이 책에 어느 정도의 정성이 들어갔는지 단번에 느껴질 정도로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책이랍니다. 사진만 봐도 표지의 빨간 머플러가 손에 만져질 듯한 느낌이지요?

 

남극기지의 요리사인 이언은 쓰레기통을 뒤지던 아기 펭귄을 만나 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언과 폴의 이야기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이겨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책은 또 한권의 멋진 환경그림책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 듯 합니다.

 

 

즐겁게 지내던 이언과 폴. 그런데 어느날 폴이 음식도 먹지 않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이언과 그 친구들은 폴을 찾아 떠나죠. 

 

 

 

 

 

Where is Paul? Oh! He's over there!  

 

그들이 발견한 폴은 깨진 알들 사이에 남아있는

깨지지 않은 알들을 모아 남극에 버려진 쓰레기로 만든 둥지로 모으고 있네요!

  

 

이언과 친구들이 이제 어떻게 할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이야기의 무대인 남극,  

남극의 세종기지에서 촬영된 펭귄 사진을 아이와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남극이 녹고 있답니다. 그것도 우리들 때문에요. 

아이와 함께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찾아봅니다. 


 

 

@Meryl Ko, http://www.flickr.com/photos/calcuttastory/2479715010/    

 

 

@Meryl Ko, http://www.flickr.com/photos/calcuttastory/2478902105/

 

환경에 관한 진지한 주제만으로는 사실 일곱살 녀석이 지키기 쉽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 이상 그림책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네, 이 책에는 이런저런 깨알같은 재미들이 있지요. 

우선 실제 남극의 모습과 책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  

 

 

 

남극의 멋진 노을 

 

 

@Meryl Ko, http://www.flickr.com/photos/calcuttastory/2478901777

 

 그리고 장면 곳곳에 섬세하게 배치된 아기자기한 소품들.

 

 

 

알 속의 펭귄이 변해가는 꼼꼼한 디테일.

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적!


 

 

이런 아기자기한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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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코 피리 부는 카멜레온 100
스테파니 오귀소 그림, 아그네스 라로쉬 글,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꼬마 니코

아그네스 라로쉬 글 / 스테파니 오귀소 그림

키즈엠

요즈음의 육아의 키워드 중에 중요한 것으로 떠오르는 이 단어.

아이의 자존감.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신 단어라고 생각이 듭니다.

검색창에 '자존감'만 넣고 검색해도 수두룩~ 좋은 글들이 많이 나오죠.

방송의 다큐에서 주제로 다루기도 했을 뿐더러 좋은 책들도 많습니다.

가끔은 자신감을 자존감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듯 합니다만

자존감과 자신감은 다른 의미입니다.

 

제게 있어서는 어떠한 사전적 의미보다도

" 내가 그저 나이기에 소중한 ", 절대 자아. ( 비교에 의한 우위를 통해 느끼는 상대적 자아가 아닌 )

가끔은 상처받고 쓰러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나야. 괜찮아. 라고 외칠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

이런 것들이 자존감이 아닐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려는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스스로 이것을 깨달은 주인공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끼며 기립박수를 해주고 싶어졌답니다.

내 아이도 이렇게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라길 바라면서요.


" 브라보~!! "

 

< 책 속으로 >

 

니코는 작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인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등교길이 힘들고, 종종 못살게 구는 친구에게 시달리기도 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좋아하는 비올레트에게도 용기있게 다가가지도 못합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슈퍼 니코' 로 변신할 수 있으면.. 하고 바라죠.

슈퍼 니코는 키도 아주 크고, 힘도 아주 쎄고, 멋지고 용감하거든요.

 

잠도 못 이루고 뒤척이는 니코.

 

 

 

 

그리고.

니코는 깨닫습니다.

 

그만! 슈퍼 니코는 없어. 나는 그냥 니코야!

 

 

얼마나 대견한 말입니까.

나는 그냥 니코야!!

 

제 아이를 어떠한 도움없이도

( 흔히 등장하고는 하는 신령님, 요정 등의 조력자 없이도 )

이렇게 스스로 나는 그냥 나야! 라고 외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

부모라면 다들 동감하실 이야기이겠죠?

 

그래서 저는 니코가, 아니 등장하지도 않는 니코의 부모님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기에 이 자존감으로

이제 자신감을 얻은 니코는

기존에 스스로를 불편하게 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잘 해결해나갑니다.


 


 

용기있는 니코에게는 비올레트도 마음을 엽니다.

 

 

 

키 크고 힘센 슈퍼 니코에게가 아니구요.

바로. 꼬마 니코에게 말이죠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은 조금만 찾아보시면 많이 나옵니다.

그 중 한두개만 우선 링크를 걸어봅니다.

 

키즈엠 : 우리 아이 자존감 높이는 유아교육방법

http://blog.naver.com/kidsmbook/100186167875

내 아이를 크게 만드는 자아존중감 : http://hillsea92.blog.me/70111858007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한마디.
 
" ( 다른 누구도 아닌 그냥 너이기에 )
엄마는 밤톨군을 사랑해 "
 
 

조금 후에 아이가 하원을 하면 꼬옥 안아주면서 이 말을 해주어야겠습니다.

" 으응~ 알아. 엄마는 또 그래~ " 라고 할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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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도 풀숲에도 곤충은 어디에나 있어! 피리 부는 카멜레온 11
마츠오카 다츠히데 글.그림, 이지현 옮김, 최세웅 감수 / 키즈엠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본격적인 봄이 되니 밤톨군의 다른 식구들이

하나둘 땅위 (아니 정확하게는 톱밥위로? )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애벌레 통에서 겨우내 지내왔던 애벌레들이.

 

 

 하나둘 번데기방을 만들어 어느새 번데기가 되어가고.

 

                                                                                     넓적사슴벌레 암컷 번데기

 

조금 성격급한 아이들은 이렇게 멋진 성충이 되어 늠름한 모습을 뽐내는군요.

 

                                                                                             장수풍뎅이 수컷

 

사슴벌레 와 장수풍뎅이만 키우는 밤톨군 가족이지만.

봄이 되면 깨어나는 다른 곤충들도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자연관찰책과 더불어 꺼내든 한권의 책입니다.

 

 

땅속에도 풀숲에도

곤충은 어디에나 있어!

마쓰오카 다쓰히데 글/그림

키즈엠

곤충은 정말 어디에나 있습니다.

밤톨군네 집에도 있거든요.

 

< 책 속으로 >

 

요즈음은 면지 조차도 무시할 수 없어요.

이 책도 이렇게 곤충 채집 방법이라던가 곤충채집도구들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여름만 되면 채집망을 들고 매미를 잡으러 다니던 기억을 떠올리네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이제는 애벌레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만져집니다.

어떤 경우는 귀여워보이기까지 한다니까요. T_T

 

 

 

청개구리 부자가 우리 주변에 숨어 사는 곤충들을 소개합니다.

돌과 낙엽 밑, 땅속, 거지덩굴, 똥, 썩은 나무와 버섯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새삼 배우게 된답니다.

 

그리고 책의 구성을 이렇게 살짝 작은 페이지를 넘겨보면서

무엇이 있을까 뒷쪽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도록 해놓았네요.


 


 

 

밤톨군이 애정하시는 " 똥 " 주변의 생물들.

 

 


 

 

수액을 직접 만드는 방법을 보고는...

집에 있는 시판되는 곤충젤리 말고

우리가 직접 만들어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줘보자고 합니다.

 

 

낮에는 나뭇잎이나 흙속에 숨어있던 야행성 곤충들이 이리 다들 모인 페이지~!

 

 

 

< 책놀이 >

 

한동안 상자에 담겨 잊고 있던 동물 모형들이 다시 나왔습니다.

이 모형들에서 우선 곤충만을 골라내기로 합니다.

 

 

나름대로의 분류작업에 열심. 열심.

 


그리고 찾은 곤충모형들을 책 속에서 다시 찾아봅니다.
  

엄마, 거미는 곤충이 아니예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녀석들.

 

 

 

 

그리고 또 생각난 종이로 만들기 모형들..


 

 

만들기 중에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어서

만들면서 꽤 짜증을 냈던 밤톨군 이었는데

만들어놓은 걸 이렇게 다시 꺼내어 가지고 노니 뿌듯한가봅니다.

 

 

 



 

 

무엇보다도 진짜 곤충을 관찰해보는 것이 제일 즐거운 밤톨군.

정말 제목처럼 곤충은 어디에나 있죠?


 

곤충에 둘러쌓인 책.

이 곤충들의 이름을 이웃님들께서는 거의 대부분 아시겠지요?

 

 

참. 잊지 마세요. 저기~ 사진 속에 제가 배치해놓은 거미는 곤충은 아니랍니다.

밤톨군이 강조해주시는 부분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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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의 커다란 성 피리 부는 카멜레온 106
쥬느비에브 꼬떼 글.그림, 글맛 옮김 / 키즈엠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모리의 커다란  

쥬느비에브 꼬떼 글/그림

키즈엠

책의 표지부터 밤톨군의 관심을 끌었던 책입니다.

과연 어떤 면이 밤톨군의 호기심을 자아냈을까요.

 

 <작가소개>

 

 

 

 

 

 

 

쥬느비에브 꼬떼(Geneviève Côté)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고 있으며, 테니슨의 『샬롯의 아가씨』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명 작가의 글에 삽화를 그리고, 『무슨 코끼리?』『나 항상 여기 있어』『작은 월요일』과 같은 창작동화를 발표했습니다. 뉴욕 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일러스트를 선보였으며 1993~1995년에는 퀘벡 일러스트레이터협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05년에 엘리자베스 미라직 클리버상을, 2007년에는 그림책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로 캐나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캐나다 주연방 총독상 일러스트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가위로 사각사각 자르는 걸 좋아하는 밤톨군.

모리도 가위를 들고 뭔가를 자르러 가는군요.

밤톨군이 눈을 빛낼만 하네요.

모리는 과연 무엇을 자르러 가는 걸까요.

 

 

 

언덕위에 사는 모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었답니다.

자신의 집이 너무 평범한거죠.

 

 

싹둑! 싹둑! 싹둑!

집에서 내려다본 언덕의 초록색이 마음에 들어 잘라냅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친구들이 몰려들었어요.

그리고 없어진 언덕과 구멍들을 의아해 하는군요.



점점 커지는 성. 모리는 뿌듯해합니다.

 

 

그러나 뿌듯해하는 모리와는 달리

친구들은 궁금해하거나 슬퍼하거나 화를 냅니다.

 

 

모리는 부끄러워졌어요.

이제 모리는 어떻게 할까요..

 

< 독후활동 >

 

책의 내용을 이해하며 대화를 나눠보기에 책만큼 좋은 소재가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면지에 그려진 언덕의 ( 혹은 성의 ) 조각들을 오려 밤톨군의 성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필요한 페이지를 컬러복사해서 주었습니다.

정리하다보니 밤톨군과 함께 언덕을 먼저 그려보고 오려보기 해도 좋을뻔 했네요.

언제나 가위질은 즐겁습니다.

 

  

 

 

그리고 조각들을 모아 책 속의 성을 만들어 봅니다.

 

 

 

이 책은 사라졌던 언덕처럼 파괴되고 있는 숲, 자연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파괴된 언덕(자연)과 슬퍼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모리처럼 우리가 잘라내버리는 자연이 있을까요?

- 음.. 나무요!

 

그럼 모리처럼 우리가 숲의 나무를 마구 잘라내면 어떻게 될까요.

- 자연이 파괴되어서 사람도 살 수 없게 되어요!

 

밤톨군과 대화를 나누어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면 개인의 만족을 위하여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일런지도 모르겠다구요.

 

엄마인 제게는 남들과 똑같이, 남들처럼.. 이라고 은연 중에 비교하면서

아이의 개성을, 아이만의 장점으로 튀어나온 꼭지점들을

둥글게 잘라버리고 있는건 아닌가 반성해보게 하는 부분이지요.

 

 

왼쪽은 아이의 어떤 특성(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을 쳐내어 둥글게 만드는 부모의 양육.

오른쪽은 아이의 특성에 계속 뭔가를 채워 좀더 크게 만들어주는 부모의 양육.

 

주어진 도형이 내 아이의 가능성이라면 어떤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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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제삿날 학고재 대대손손 8
한미경 글, 이지선 그림 / 학고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여우 제삿날

학고재 대대손손 08

한미경 글 / 이지선 그림

학고재

온고지신( 溫故知新 ) :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요즈음, 아이의 그림책을 고르는 부분에 있어 옛 것에 대한 것을 들춰보게 되는 것도

저의 변화된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읽어주는 부모가 배움하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행본으로 한권씩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다가

괜찮은 책을 발견하게 되면 그 책의 포함된 시리즈도 눈여겨 보게 되지요.

 

 " 학고재 대대손손 ", 이 시리즈도 그렇게 눈에 들어온 시리즈랍니다.

이렇게 소개되어 있군요.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는 오천 년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 ‘의례와 잔치’를 중심으로 일상의 희로애락을 찾아 우리 빛깔의 그림책으로 빚어냅니다.

 

밤톨군이 읽었던 시리즈.

의례와 잔치를 중심으로 하는 이 시리즈의 두가지는 밤톨군도 치룬 거죠.

 

 

그럼 이번에 만나본 신간은 어떤 의례일까요?

제목에서 나와있는 것 처럼 '제사' 에 대한 것이랍니다.

 

제사의 본연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놓았습니다.

 

< 책 속으로 >

 

백년은 좋이 묵은 잘난체 쟁이 여우.

친구하나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여우는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떨립니다.

산신령님을 찾아가 여쭙죠.

외로움이 깊어서 병이 생긴거라시는 산신령님.

 

 

 

누군가를 기억하며 제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제사가 무엇인지 모르는 여우는 솟을대문집에 가봅니다.

진동하는 음식냄새에 숨을 참으라던 조언을 잊고 코를 벌름거리다가

매캐한 향냄새에 놀라 되돌아옵니다.

 

 

 

이번에는 감나무 집으로 가봅니다.

이번에는 숨을 제대로 참고는 옳지. 저렇게 하는 게 제사구나 하고는

음식을 한아름 훔칩니다.


 

그리고 훔쳐 온 음식들을 바위 위에 차려놓고 흉내를 내죠.

그러나 몸이 낫지를 않겠죠.

신령님께 따지자

" 정성이란 꼭 모양새를 똑같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 하십니다.

 

 

이제는 건넛마을 효돌이네로 갑니다.

 

 

시루떡 하나 올려놓고 하는 제사이지만

정성스레 시루떡을 만든 모습을 본 터라

다른 제사상 처럼 음식냄새 폴폴 나지 않아도 여우는 배부른 듯 했답니다.

 

 

 

에구머니나... 그때 호랑이 한마리가 잠든 효돌이네 잠든 아이를 물고 가려 하는군요.

어쩐지 여우는 가슴이 울렁거려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죠.

 

 

 

여우는 호랑이를 공격하고.. 호랑이는 아기 대신 여우를 물고 사라졌습니다.


 

 

 

잠이 들었다 깨어난 여우.

이제는 향냄새가 역겹지 않습니다.

여우는 이전처럼 지붕 위가 아니라 방안으로 초대되었습니다.

 

 

우리 아기를 지켜주셔서 고맘습니다.

효돌이네의 절을 받으며 여우는 눈물이 핑 돕니다.

" 이런 게 바로 기억해 주는 거구나. 아, 행복해 "

 

사실 저는 결혼 전에는 제사보다는 기일에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예배를 드렸던 터라

제사의 구체적인 방식에 관해서는 자세히 모릅니다.

그러나 결혼 후 밤톨군도 함께 시댁의 제사를 참여하면서

바로 변하지 않는 '정성' 의 의미를 느끼곤 합니다.

 

그나저나 며칠전 뉴스에서 순직하신 경찰관분의 장례식을 보다가

" 엄마, 저 모습은 제사예요? " 라고 묻는 녀석의 천진한 눈을 마주하고서 이 책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네요.

제사란 무엇인지 차근차근 눈높이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주어야겠습니다.

그러고보면 아이의 눈에는 향이 피어오르는 장레식이 제사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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