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제삿날 학고재 대대손손 8
한미경 글, 이지선 그림 / 학고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여우 제삿날

학고재 대대손손 08

한미경 글 / 이지선 그림

학고재

온고지신( 溫故知新 ) :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요즈음, 아이의 그림책을 고르는 부분에 있어 옛 것에 대한 것을 들춰보게 되는 것도

저의 변화된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읽어주는 부모가 배움하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행본으로 한권씩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다가

괜찮은 책을 발견하게 되면 그 책의 포함된 시리즈도 눈여겨 보게 되지요.

 

 " 학고재 대대손손 ", 이 시리즈도 그렇게 눈에 들어온 시리즈랍니다.

이렇게 소개되어 있군요.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는 오천 년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 ‘의례와 잔치’를 중심으로 일상의 희로애락을 찾아 우리 빛깔의 그림책으로 빚어냅니다.

 

밤톨군이 읽었던 시리즈.

의례와 잔치를 중심으로 하는 이 시리즈의 두가지는 밤톨군도 치룬 거죠.

 

 

그럼 이번에 만나본 신간은 어떤 의례일까요?

제목에서 나와있는 것 처럼 '제사' 에 대한 것이랍니다.

 

제사의 본연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놓았습니다.

 

< 책 속으로 >

 

백년은 좋이 묵은 잘난체 쟁이 여우.

친구하나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여우는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떨립니다.

산신령님을 찾아가 여쭙죠.

외로움이 깊어서 병이 생긴거라시는 산신령님.

 

 

 

누군가를 기억하며 제사를 드리라고 합니다.

제사가 무엇인지 모르는 여우는 솟을대문집에 가봅니다.

진동하는 음식냄새에 숨을 참으라던 조언을 잊고 코를 벌름거리다가

매캐한 향냄새에 놀라 되돌아옵니다.

 

 

 

이번에는 감나무 집으로 가봅니다.

이번에는 숨을 제대로 참고는 옳지. 저렇게 하는 게 제사구나 하고는

음식을 한아름 훔칩니다.


 

그리고 훔쳐 온 음식들을 바위 위에 차려놓고 흉내를 내죠.

그러나 몸이 낫지를 않겠죠.

신령님께 따지자

" 정성이란 꼭 모양새를 똑같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 하십니다.

 

 

이제는 건넛마을 효돌이네로 갑니다.

 

 

시루떡 하나 올려놓고 하는 제사이지만

정성스레 시루떡을 만든 모습을 본 터라

다른 제사상 처럼 음식냄새 폴폴 나지 않아도 여우는 배부른 듯 했답니다.

 

 

 

에구머니나... 그때 호랑이 한마리가 잠든 효돌이네 잠든 아이를 물고 가려 하는군요.

어쩐지 여우는 가슴이 울렁거려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죠.

 

 

 

여우는 호랑이를 공격하고.. 호랑이는 아기 대신 여우를 물고 사라졌습니다.


 

 

 

잠이 들었다 깨어난 여우.

이제는 향냄새가 역겹지 않습니다.

여우는 이전처럼 지붕 위가 아니라 방안으로 초대되었습니다.

 

 

우리 아기를 지켜주셔서 고맘습니다.

효돌이네의 절을 받으며 여우는 눈물이 핑 돕니다.

" 이런 게 바로 기억해 주는 거구나. 아, 행복해 "

 

사실 저는 결혼 전에는 제사보다는 기일에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예배를 드렸던 터라

제사의 구체적인 방식에 관해서는 자세히 모릅니다.

그러나 결혼 후 밤톨군도 함께 시댁의 제사를 참여하면서

바로 변하지 않는 '정성' 의 의미를 느끼곤 합니다.

 

그나저나 며칠전 뉴스에서 순직하신 경찰관분의 장례식을 보다가

" 엄마, 저 모습은 제사예요? " 라고 묻는 녀석의 천진한 눈을 마주하고서 이 책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네요.

제사란 무엇인지 차근차근 눈높이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주어야겠습니다.

그러고보면 아이의 눈에는 향이 피어오르는 장레식이 제사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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