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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ㅣ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2
홍필기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2월
평점 :
아이의 중학교 권장도서를 챙기며 청소년 인문책들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시리즈를 만났다. 밤톨군과 읽어보기로 한 시리즈는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를 선택했다. 경제분야는 녀석은 당연하고, 나도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분야라서 도전의 시간이 될 듯 하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거실의 회전책장 한 칸에 나란히 꽂아두니 뿌듯한 기분.
미리 사전 지식을 테스트해본다. 난 애덤 스미스, 케인즈, 빌 게이츠 밖에 모른다..... 아이는 빌 게이츠만 안다.... 그래서 우리는 첫번째 읽을 책으로 빌게이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COVID19 가 불러온 변화 중 하나인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아이는 어느덧 디지털 세계에 익숙해졌다. 스마트폰의 활용이 먼저였지만, 어느새 PC 로도 이것저것 하기 시작한다. 나는 나대로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아이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미리 내게 이야기하고 '장바구니' 에 담아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디지털' 이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학교의 <정보> 교과에서는 IT 기술 관련한 부분들에 촛점을 맞춰서 배우는데, 책을 통해 경제쪽 개념과 연결해볼 수도 있을 듯 했다.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 12
홍필기 지음, 이대열 그림
자음과 모음
책은 빌 게이츠가 누군지를 알려주기 위한 '나특종 기자'의 가상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섯 단원에 걸쳐서 디지털 경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첫 번째 장에서 디지털이란 무엇 인지 설명하면서 워밍업을 한다. 정보과목에서 이미 배웠던 개념이라며 술술 잘 읽는 녀석.
책의 구성을 살펴본다. 각 장의 시작 페이지에는 수능 또는 대학에서의 논술 연계에 대한 정보를 적어두었다. 본문에서는 문장에 줄을 친 부분은 [교과서에서는] 이라는 단락을 두어 교과연계가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아이들에게 생소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 키워드들은 마킹을 해놓고 주석을 달아놓은 편집이 눈에 띈다.
설명글이므로 당연히 텍스트가 많다. 그러나 적당한 삽화와 도표,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는 만화로 중요한 점들을 요약해두었다. ( 이 만화만 먼저 찾아 읽으려고 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
워밍업을 지나 두번째 장. 드디어 경제관련한 개념이 등장한다. '디지털 경제의 원리와 특징' 에 대해서 설명하는 단원이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까지의 간단한 개념을 정리하고, '지식근로자', '지식정보경제' 란 어떤 것인지 살피고 있다. '디지털 프로슈머(Digital Prosummer)' 와 같은 키워드들도 눈여겨볼 수 있다.
컴퓨터나 인터넷, 스마트폰은 디지털 경제를 상징하는 일부분일뿐이에요. 경제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여 돈을 벌고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중략>
이에 따라 국민들도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식을 이용하여 일하는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4
IT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내 덕분(?)이라도 밤톨군은 어른들도 얼마나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지 잘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처럼, 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근로자의 근무 시간과 근로 장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눈 앞에서 봤다. 이전이라면 책 속에서 이론으로 읽어야 했을 변화들을 눈 앞에서 갑자기 맞이하게 된 셈이다.
어떤 것을 관찰하고 측정하여 나타낸 숫자와 문자가 데이터 (data) 이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정리하면 정보 (information) 가 되지요. 데이터와 정보와 경험을 이용하고 학습과 연구를 하여 얻은 이해가 지식 (knowledge) 입니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데에는 학습과 훈련이 필요해요. 개인도 학습해야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같은 조직도 학습이 필요합니다. 항상 학습하며 발전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을 학습 조직 (learning organization) 이라 해요. 디지털 경제에서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정부도 학습 조직이 되어야 하고 국가도 학습 국가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5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중요한 윤리 들이 있는지도 기억해야할 점이다. '불법복제' 에 대한 점을 이야기하고 '저작권'의 개념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기술은 소프트웨어, 게임, 디지털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데 이용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디지털 상품이라고 할까요? 디지털 상품은 이 중에서도 수명이 영구적이고 재생산과 복사 비용이 낮으며 내용을 바꾸기도 쉬운 상품을 말해요. 이러한 상품들은 전달 비용이나 운반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61
세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기업, 시민, 그리고 정부 에 관해 들려주는데, 기업의 Value Chain 을 디지털로 연결하여 설명한다. Value Chain, 즉 가치사슬에 대해 어리둥절한 녀석을 위해 맞춤형 설명이 필요했다. '엄마가 하는 일이 이 Value Chain 의 각 단계들을 시스템화하는 일이야.' 라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나눈다. 책 속에서도 빌 게이츠가 지은 「생각의 속도」 라는 책을 언급하며 '기업의 업무가 정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되어야 한다' 라며 자세한 설명을 이어간다. ( 이번 책의 제목에 빌게이츠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
살짝 아쉬운 것은 소제목에 공급자 관리와 고객관리를 써놓고 공급자 관리 시스템(SCM:Supply Chain Management) 만 설명을 해놨다. ( 책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고객관리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 존재한다. ) 아이는 내게 T.M.I(Too Much Information!) 라며 도망갔지만...
네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금융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이는 인터넷 뱅킹을 이해하고 있고 주식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고 있다. ( 닌텐도 스위치 게임의 「동물의 숲」 에서 무를 사고 팔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속하락형' 에 걸렸다며 투덜거렸던 적이 있다. 그 때 잠깐 주식의 흐름을 함께 이야기했던 효과다. ) 그러나 점점 어려워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와 준비 에 대해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기출 문제 활용 노트] 로 실제 수능문제가 나와 있다. 아직 중학생은 녀석은 문제를 읽으며 동공지진. ( 옆에서 함께 풀어보던 나도 동공지진 )
" 지금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여러가지 책을 읽으며 준비해보자. 실제로 이 책에 나온 지식들은 엄마가 회사에서 다시 공부하고, 실무에 적용해야 했던 내용들도 있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쓰고 있는 스마트폰 앱들 속에도 존재하고 있고 말이지" 라며 아이와는 주변에서 쉽게 경험해볼 수 있는 변화들을 이야기해본다. 한참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당근마켓' 이나 광고에 주로 나오는 '배달의 민족' 같은 플랫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바로 우리 옆,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사회임을 이야기해본다. 아이 덕에 함께 똑똑해지는 기분. ( 나만 똑똑해지는 건 아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