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가 들려주는 시장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
박주헌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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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은 한번쯤 들어보게 될 개념이다. 경제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의 이론은 자본주의의 시장 경제의 구조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생각거리들을 제공한다.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그 작동 원리에 대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이제부터 쌓아가야 할 아이의 올바른 경제관의 첫걸음이 될 듯 하다.




우선 애덤 스미스가 누군지부터 살핀다. 책의 첫머리에도 [나특종 기자의 밀착 인터뷰] 라는 코너로 애덤 스미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놓고 있다.


책의 흐름은 [첫번째 수업. 경제, 무엇이 문제일까요?] 에서 모자라는 자원을 잘 나누기 위한 고민의 시작이 '경제'의 출발점이었음을 설명한다. 석유 같은 희소성이 높은 자원배분의 문제를 제시하며 인간의 박애심(philanthoropy) 이 아닌 이기심(selfishness, self-interest) 을 바탕으로 시장 경제 체제가 만들어졌음을 이해시킨다. 인간은 스스로의 이익이 아니면 잘 나서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아프리카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한 케냐와 짐바브웨 정책 사례를 예로 들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 수업. 자원을 나누는 방식] 에서는 이러한 이기심들의 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정한 규칙들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명령경제체제', '계획경제체제', '시장경제체제' 란 세 가지 경제 체제들을 여러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아이는 [세번째 수업. 움직여라, 시장 경제! / 시장 경제 작동 원리 1] 부터 흥미가 생긴 듯 했다. 왜 박애심 가능한 세상이 화합도 잘되고 살기도 좋지, 어떻게 이기심에 기초한 세상이 화합하고 돕는 세상이 되는가.


"시장은 언뜻 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율적으로 균형과 질서가 유지됩니다. 마치 보이지는 않지만 균형과 질서를 유지시켜 주는 손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 p69, 세번째 수업 : 움직여라, 시장경제!


'수요와 공급의 법칙' 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네번째 수업. 보이지 않는 손의 마술 / 시장 경제 작동 원리 2 ] 에서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초과 공급', '초과 수요' 등의 키워드는 낯설지만 그 개념은 낯설지 않다. 아이가 이미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사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사례로 든 스마트폰의 경우가 아닐지라도, 녀석은 원하는 게임기나 게임 타이틀이 구하기 힘들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경험했던 것. 중고 시장에서 왜 본래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지도 이해한다. 그 경험을 정형화된 이론에 다시 적용시켜 보며, '아, 이게 그 이론이었어?' 라고 흥미로워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수업, 사익과 공익의 조화] 에서는 소비를 하며 얻는 개인적 잉여와 생산을 하며 얻는 개인적 잉여를 합친 사회적 잉여에 대해 설명한다. 소비자도 사회의 구성원이고, 생산자도 사회의 구성원이므로 누구의 이득이든 사회 전체가 얻는 이득인 사회적 잉여가 언제 극대화 되는지를 그래프와 함께 설명하는데 어려워하기는 했다.


"각 개인이 자신의 돈을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에 쓰고, 최대의 가치를 생산하도록 산업을 이끌어 간다면, 각 개인은 자신의 능력 범위에서 국내의 연간 공익에 기여하는 일을 한 것이다. 사실 대개의 경우 그는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려는 의도도 없었고, 자신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조차도 모른다. 그는 외국과 관련된 산업보다 국내 산업을 선호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안전하게 보장받으며, 국내 생산물의 가치를 최대화하면서 자신의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였을 뿐이다. 여기서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이끌어 내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도된다. 의도하지 않는 결과가 항상 사회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을 뿐이지만 공공의 이익을 증진할 의도를 내세울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킨다."

- - 「국부론」 제 4편 제 2장 중에서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 이라는 것으로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공정한 자유 방임 시장(Free Market) 이었다. 사람들의 이기심을 억누를 누군가나 불공정한 독점 관계 같은 것이 없는 시장 체계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과는 조금 다르다. 시장 경제의 자유 경쟁을 훼손하는 여러가지 불공정 요소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생각을 확장해볼 수도 있다.

'고전 속 경제, 교과서와 만나다' 라는 취지로 기획된 이 시리즈는 교과서의 어떤 부분과 연계가 되는지 제시하고 있다. 본문 속에서도 [교과서에는] 이라는 주석으로 어떻게 연계되는지 설명하고, 각 장의 시작마다 그동안의 수능이나 논술에서 연계된 문제의 링크들을 제공한다. QR 코드로도 제공하고 있어 해당 내용을 찾아보기 편하다. 초등경제전집으로 알려진 시리즈지만, 내용은 중등, 고등 경제도서의 마중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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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 -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문화의 힘 아우름 48
최준식 지음 / 샘터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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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에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2000년대에 들어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 을 만들어 우리 예술 문화를 공연 형태로 소개하는 운동을 해오고 있는 저자는, 한국 문화가 중심이 된 복합문화공간인 '한국문화중심(K-Culture Center)'을 만들어 한국 문화 전반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이해하자고 하는 것은 소위 '국뽕' 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를 기준으로 삼아 외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시 그 체험은 역으로 한국 문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내가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 태어나게끔 해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심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p19) 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을 해본다. 

 

 


 

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
아우름-48 
최준식 지음 
샘터 

 

저자는 1장에서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어지는 2장에서 한국인은 누구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3장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다양한 시간대과 분야를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그런 것들이 뒷받침된 지금, 현대 한국이 선도하는 대중문화의 모습이 4장에서 풀린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 한국 문화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보는 구성이다. 

 

 

우선 한국에 대해 이해해보는 장의 관점은 자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릇된 정보로 인한 불필요한 열등감을 없애보자는 취지다. 아직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라던가, 과거에 후진국이 아닌 선진국이었다는 증거들을 제시한다. 세계유산 가운데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무형문화유산을 봐도 과거에 세계적인 문화국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민주주의도 실현한 나라라는 것 또한 그 증거가 될 수 있다. 

 

 

한국인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무슨 인종에 속하는지, 사회문화는 어떤 쪽에 속하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설명한다. 혈연주의 문화나 권위주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우리' 라는 것을 강조하며 집단을 강조하는 사회문화가 자칫 다른 집단에 대해 배타적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비판한다. '지역감정' 같은 것이 그 예다. 권위주의 문화 또한 우리가 바꿔나가야 할 사회문화 중 하나다. 

 


3장은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한국사를 간단히 간추려서 요약하면서 각 시대별로 기억해두면 좋을 문화와 유산에 대해 핵심을 정리해두었다. 백제의 역사적 의미, 신라의 문화적 통일, 코리아의 이름의 유래가 된 고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본의 가치, 그동안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조선의 이면 등을 다룬다. 인류의 최고의 문자라고 자부하는 한글의 우수성 또한 요약되어 정리되어 있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왜 자국 문화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한국인들이 자국 문화에 대해 갖는 열등감은 무관심을 유발해 그로 인해 그들은 한국 문화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무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 문화를 잘 모르니 자국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p175)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우리의 문화가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류' 다. 마이클 브린이라는 영국기자는 한국에서 40년간 살면서 제 3자로서 나름의 날카로운 관찰을 제시하곤 했는데, 저서 <한국, 한국인> 이라는 책에서 그간 한국이 이루어낸 두번의 기적(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공 )에 이어 세번째 기적은 문화 분야에서 올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최근 BTS의 활약, 영화계에서 <기생충>활약에 이은 올해 <미나리>의 여우조연상 수상의 쾌거, 한국 드라마의 인기등 스멀스멀 전 세계로 파급되는 한류문화는 초기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측과 달리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한국인의 '근본적인 기질' 중 무속적인 '신기' 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이런 신기는 흥으로 발현하고, 어느 민족보다도 노래와 춤을 사랑하는 정신을 갖게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이를 받춰준 동력 중에 'IT 강국' 의 문화와 기술이 있다는 것도. 

 

 

그렇다면 앞으로 한류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우선 '한국 음식'을 그 예로 든다. 한복이나 한옥이 미래의 한류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현대 한국인들이 이 두 문화를 향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생각해볼만한 지점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국인만이 갖고 있으면서 세계에 빛을 던져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보자고 하며, 이를 K-밸류, 혹은 K-가치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아직은 묻혀있으면서 발현되기만을 기다리는 여러가지 자산을 찾아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함께 읽던 아이는 우리 문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열등감'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감정은 오히려 부모세대인 내게 학습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의 무관심이 아이의 무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아이와 함께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보는 발걸음이 내게도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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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제시카 러브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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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Jullian at the Wedding 
제시카 러브 글, 그림
보물창고 

 

 

2019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대상 수상작이었던 「인어를 믿나요?(Julian Is a Mermaid)」 의 훌리안이 두번째 책으로 돌아왔다. 번역본의 출판사와 번역자가 바뀌면서 '줄리앙'이 '훌리안'이 되었지만 말이다. 영어로는 Jullian. 주인공과 그 가족들은 아프리카-라틴계(Afro-Latinx) 사람들이다. 피부는 갈색에 가깝고, 언어는 스페인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떠올려본다. 그림책 내지가 갈색톤을 띄는 종이를 사용한 것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게 된다. 

 

 

훌리안은 결혼식에 가는 중에 마리솔을 만난다. 연보라색 정장의 훌리안과 형광주황의 드레스를 입은 마리솔의 모습이 화려하다.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신부들' 과 그들의 반려견을 만난다. 갈색 종이에 수채와 과슈(구아슈. Gouache )를 혼합하여 사용한 일러스트는 특유의 불투명한 질감을 강조하며 사용한 색상들의 깊이를 더한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파티를 빠져나와 비밀기지에서 노는 훌리안과 마리솔의 동작, 몸짓, 표정들 모두 역동적이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처럼 보이는 나무 속, 비밀기지의 색은 형광청록색(Cyan)이다. 파스텔톤의 연보라, 형광주황, 형광청록의 색들이 페이지를 수놓는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다가 마리솔의 드레스가 엉망이 된 것을 발견한다. 훌리안은 자신의 셔츠와 비밀기지의 나뭇가지와 잎을 이용하여 마리솔을 멋지게 변신시킨다. 비밀기지에서 나온 훌리안은 마리솔이 쓰고 있던 화관을 쓰고 있고, 드레스를 벗어던진 마리솔에게 할머니는 야구모자를 씌워준다. 결혼식 파티는 계속되고 모두들 행복하게 춤을 춘다. 

 


 


전작에서 '개성과 성정체성, 자기 몸에 대한 긍정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지지' 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동성결혼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과 성별에는 한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포함한다.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담아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뒷 면지의 배경에 조그맣게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니 뉴욕시가 배경인 듯. 

 


 


섬세한 일러스트에 담겨있는 디테일들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결혼식 테이블 아래로 벗어둔 할머니들의 구두( 결국 나중에는 맨발로 등장한다. ) , 테이블 보의 섬세한 레이스, 웨딩케이크와 할머니가 두르고 있던 숄의 색감, 하트 모양의 가로등..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결혼식은 사랑을 위한 파티고, 그 파티의 모습은 저마다의 행복으로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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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토요일에 I LOVE 그림책
오게 모라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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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이 늦고, 출장을 자주 다녀야했던 일을 한 탓에 밤톨군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컸다. 특별한 휴가를 제외하고는 주말에 아이를 만나러 가고는 했는데, 아이에게도 내게도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었다. 평일에 돌봐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더욱 즐겁고, 화려(?)하고 멋진 경험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각종 체험공간을 예약하고, 멋지다는 곳을 찜해놓고, 온갖 공연과 놀거리들을 찾아 다녔다. 최대한 많은 경험들을 해주게 하고 싶어서 꽤 타이트한 일정들을 세웠었는데, 가끔 펑크가 나고는 했다. 그 때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거의 내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도! 


 

토요일 토요일에 
Saturday 
오게 모라 글, 그림 
보물창고 

토요일은 에이바와 엄마에게 소중한 날이다. 면지의 달력을 보면 주말에는 빠지지 않고 계획이 세워져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에미바와 엄마는 둘 다 싱글벙글하고 있다. 오늘도 어떤 즐거운 계획들을 세웠을까.


 


정말 특별한 날이 될 거예요.
정말 멋진 날이 될 거예요.
토요일, 토요일 이잖아요!

 


 


그러나 계획과 달리 예측대로,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 하루를 맞이하고야 만다. 에이바와 엄마는 예기치않는 일들을 계속 겪는다. 엉뚱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가만히 서서, 눈을 지그시 감고, 휴우! 하고 심호흡을 한다. 엄마는 계속 에이바를 위로한다. "실망하지 말아라, 에이바" 라고 하면서 " 오늘은 특별한 날이 될 거야. 오늘은 멋진 날이 될 거야. 토요일, 토요일이잖니!" 라고 주문처럼 속삭인다. 책 속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와서 코 끝이 시큰거리는 나.

그리고, 마지막 계획 마저 엉망이 되어버렸을 때 엄마는 결국 "다 망쳤구나!" 라며 한숨을 쉰다. 그러나 이제 에이바가 엄마를 위로하며 안심시킨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도 안다. 스포일을 하지 않고 넘어가고 싶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감동적인 한 마디라 옮겨둘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엄마랑 나랑 함께 보내잖아요.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충만한 시간이다. 과거의 내게도 이야기하며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 이 그림책도 어떤 부모에게는 '육아서' 가 될 수도 있겠다. 읽어주던 부모가 더 울컥하고 마는. 

작가는 자신의 엄마에게 헌사를 남겼다. 


 

오게 모라(Oge Mora)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뒤, 첫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으로 칼데콧 아너상·에즈라 잭 키츠 상·코레타 스콧 킹 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려한 데뷔를 알린 작가이다. 두 번째 그림책 『토요일 토요일에』도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뉴욕공립도서관·스쿨 라이브러리 저널·퍼블리셔스 위클리·커커스 리뷰·혼북 등에서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 최근 펴낸 세 번째 그림책 『가장 나이 많은 학생』도 북리스트·스쿨 라이브러리 저널·북페이지 등 여러 저널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작가로서 일상 생활에 존재하는 마법을 찾는다는 그는,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작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한 인터뷰에서 "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친구들과의 하루, 친절한 말의 영향 등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이러한 순간의 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책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반성에 영감을 준다면 매우 행복할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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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2
홍필기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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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중학교 권장도서를 챙기며 청소년 인문책들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시리즈를 만났다. 밤톨군과 읽어보기로 한 시리즈는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를 선택했다. 경제분야는 녀석은 당연하고, 나도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분야라서 도전의 시간이 될 듯 하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거실의 회전책장 한 칸에 나란히 꽂아두니 뿌듯한 기분. 

 

미리 사전 지식을 테스트해본다. 난 애덤 스미스, 케인즈, 빌 게이츠 밖에 모른다..... 아이는 빌 게이츠만 안다.... 그래서 우리는 첫번째 읽을 책으로 빌게이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COVID19 가 불러온 변화 중 하나인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아이는 어느덧 디지털 세계에 익숙해졌다. 스마트폰의 활용이 먼저였지만, 어느새 PC 로도 이것저것 하기 시작한다. 나는 나대로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아이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미리 내게 이야기하고 '장바구니' 에 담아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디지털' 이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학교의 <정보> 교과에서는 IT 기술 관련한 부분들에 촛점을 맞춰서 배우는데, 책을 통해 경제쪽 개념과 연결해볼 수도 있을 듯 했다.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 12 
홍필기 지음, 이대열 그림
자음과 모음 

 

책은 빌 게이츠가 누군지를 알려주기 위한 '나특종 기자'의 가상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섯 단원에 걸쳐서 디지털 경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첫 번째 장에서 디지털이란 무엇 인지 설명하면서 워밍업을 한다. 정보과목에서 이미 배웠던 개념이라며 술술 잘 읽는 녀석. 

 


 

책의 구성을 살펴본다. 각 장의 시작 페이지에는 수능 또는 대학에서의 논술 연계에 대한 정보를 적어두었다. 본문에서는 문장에 줄을 친 부분은 [교과서에서는] 이라는 단락을 두어 교과연계가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아이들에게 생소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 키워드들은 마킹을 해놓고 주석을 달아놓은 편집이 눈에 띈다. 

 


 

설명글이므로 당연히 텍스트가 많다. 그러나 적당한 삽화와 도표,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는 만화로 중요한 점들을 요약해두었다. ( 이 만화만 먼저 찾아 읽으려고 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

 



 

 

워밍업을 지나 두번째 장. 드디어 경제관련한 개념이 등장한다. '디지털 경제의 원리와 특징' 에 대해서 설명하는 단원이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까지의 간단한 개념을 정리하고, '지식근로자',  '지식정보경제' 란 어떤 것인지 살피고 있다. '디지털 프로슈머(Digital Prosummer)' 와 같은 키워드들도 눈여겨볼 수 있다. 

 

컴퓨터나 인터넷, 스마트폰은 디지털 경제를 상징하는 일부분일뿐이에요. 경제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여 돈을 벌고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중략>

이에 따라 국민들도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식을 이용하여 일하는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4

 

IT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내 덕분(?)이라도 밤톨군은 어른들도 얼마나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지 잘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처럼, 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근로자의 근무 시간과 근로 장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눈 앞에서 봤다. 이전이라면 책 속에서 이론으로 읽어야 했을 변화들을 눈 앞에서 갑자기 맞이하게 된 셈이다. 

 

어떤 것을 관찰하고 측정하여 나타낸 숫자와 문자가 데이터 (data) 이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정리하면 정보 (information) 가 되지요. 데이터와 정보와 경험을 이용하고 학습과 연구를 하여 얻은 이해가 지식 (knowledge) 입니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데에는 학습과 훈련이 필요해요. 개인도 학습해야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같은 조직도 학습이 필요합니다. 항상 학습하며 발전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을 학습 조직 (learning organization) 이라 해요. 디지털 경제에서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정부도 학습 조직이 되어야 하고 국가도 학습 국가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5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중요한 윤리 들이 있는지도 기억해야할 점이다. '불법복제' 에 대한 점을 이야기하고 '저작권'의 개념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기술은 소프트웨어, 게임, 디지털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데 이용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디지털 상품이라고 할까요? 디지털 상품은 이 중에서도 수명이 영구적이고 재생산과 복사 비용이 낮으며 내용을 바꾸기도 쉬운 상품을 말해요. 이러한 상품들은 전달 비용이나 운반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61

 

 

세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기업, 시민, 그리고 정부 에 관해 들려주는데, 기업의 Value Chain 을 디지털로 연결하여 설명한다. Value Chain, 즉 가치사슬에 대해 어리둥절한 녀석을 위해 맞춤형 설명이 필요했다. '엄마가 하는 일이 이 Value Chain 의 각 단계들을 시스템화하는 일이야.' 라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나눈다. 책 속에서도 빌 게이츠가 지은 「생각의 속도」 라는 책을 언급하며 '기업의 업무가 정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되어야 한다' 라며 자세한 설명을 이어간다. ( 이번 책의 제목에 빌게이츠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

 

살짝 아쉬운 것은 소제목에 공급자 관리와 고객관리를 써놓고 공급자 관리 시스템(SCM:Supply Chain Management) 만 설명을 해놨다. ( 책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고객관리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 존재한다. ) 아이는 내게 T.M.I(Too Much Information!) 라며 도망갔지만...

 

네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금융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이는 인터넷 뱅킹을 이해하고 있고 주식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고 있다. ( 닌텐도 스위치 게임의 「동물의 숲」 에서 무를 사고 팔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속하락형' 에 걸렸다며 투덜거렸던 적이 있다. 그 때 잠깐 주식의 흐름을 함께 이야기했던 효과다. ) 그러나 점점 어려워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와 준비 에 대해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기출 문제 활용 노트] 로 실제 수능문제가 나와 있다. 아직 중학생은 녀석은 문제를 읽으며 동공지진. ( 옆에서 함께 풀어보던 나도 동공지진 )

 


 

 

" 지금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여러가지 책을 읽으며 준비해보자. 실제로 이 책에 나온 지식들은 엄마가 회사에서 다시 공부하고, 실무에 적용해야 했던 내용들도 있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쓰고 있는 스마트폰 앱들 속에도 존재하고 있고 말이지" 라며 아이와는 주변에서 쉽게 경험해볼 수 있는 변화들을 이야기해본다. 한참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당근마켓' 이나 광고에 주로 나오는 '배달의 민족' 같은 플랫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바로 우리 옆,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사회임을 이야기해본다. 아이 덕에 함께 똑똑해지는 기분. ( 나만 똑똑해지는 건 아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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