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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나를 변화시키는 독후행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
이남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9월
평점 :
저자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하여> 속 문장을 빌려와 어렸을 때의 독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금도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뒤척이면, 그 책들은 묻혀버린 날들을 간직한 유일한 달력들로 다가오고, 책 페이지들에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저택과 연못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 마르셀 프루스트”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남석 지음
(주)자음과 모음
정말 그렇다. ‘책 내용 자체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을 때의 주변 상황, 사건, 친구, 가족, 자신의 느낌 등이 다시 그 의미를 살펴보는 즐거운 요소가 되는 것이다. ‘(p7, 서문 중에서) 아이와 함께 읽었던 많은 책들이 그렇다. 녀석은 나와 책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책들을 더욱 친숙하게 여겼다. 지금도 자신의 ‘추억’ 이라며 많은 그림책과 동화책을 책장 속에서 정리하지 못하게 한다.
저자는 “되새김질의 예술( 니체, <도덕의 계보> “ 라며 독서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해 진짜 책 속에 있는 바다를 보물 창고로 만드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검증된 여러가지 독서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를 통해 ‘질문법으로 깊이 읽기’ 를, <인어공주>를 통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꿔 읽기’ 를 해보자고 이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 를 통해 ‘배경지식으로 넓게 읽기’ 를 연습해보게 한다. 아이와 <80일간의 세계 일주> 를 슬로리딩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시간이기도 했다.
배경지식은 꼭 작품이 쓰였던 당시의 상황에 대한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지식도 작품의 가치를 창의적으로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p71
각 장의 뒷부분에는 ‘보리오빠와 함께 읽기-독후행 처방전’ 이라는 코너를 두어 해당 독서법을 적용해볼 수 있는 다른 책들도 소개하고 있다. ( 다만 보리오빠라니… 차라리 보리쌤 이라고 바꾸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남자아이들이 당황한다!! )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뒤집어 보는 독서의 재발견
책의 제목에 나오기도 하는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작품 비교로 가치를 발견하는 읽기’ 을 위해 소환된 책들이다. 피터팬의 ‘환상’과 해리 포터라는 ‘현실’ 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나르시즘에 대해 고찰해보기도 한다.
피터 팬이 계속 아이로서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네버랜드가 다른 세상과 교류를 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할 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터 팬이 인기가 있는 것은 어른조차 가끔은 모든 관계의 복잡함이나 세상의 힘겨움을 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상황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환상 속에서 억압된 욕망을 분출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현실에서 그럴 수 없다는 것만 잘 인식하고 있다면 말이다.
- p132
📚나를 변화시키는 독후행
기발한 생각, 발칙한 상상이 좋다!
책 속에 많은 ‘책’ 들이 등장하므로 이왕이면 책을 꾸준히 읽어왔던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자신이 읽었던 책을 ‘다르게’ 읽어본다는 경험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일지 느껴가면 더욱 좋고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부모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함께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부모들은 책 속에 실린 독서법들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수록되어 있는 책들에 대한 저자의 ‘다르게 읽기’ 에 대한 부분과, 어른 역시 어릴 적에 읽었던 추억의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