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 -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문화의 힘 아우름 48
최준식 지음 / 샘터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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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에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2000년대에 들어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 을 만들어 우리 예술 문화를 공연 형태로 소개하는 운동을 해오고 있는 저자는, 한국 문화가 중심이 된 복합문화공간인 '한국문화중심(K-Culture Center)'을 만들어 한국 문화 전반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이해하자고 하는 것은 소위 '국뽕' 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를 기준으로 삼아 외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시 그 체험은 역으로 한국 문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내가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 태어나게끔 해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심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p19) 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을 해본다. 

 

 


 

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
아우름-48 
최준식 지음 
샘터 

 

저자는 1장에서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어지는 2장에서 한국인은 누구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3장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다양한 시간대과 분야를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그런 것들이 뒷받침된 지금, 현대 한국이 선도하는 대중문화의 모습이 4장에서 풀린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 한국 문화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보는 구성이다. 

 

 

우선 한국에 대해 이해해보는 장의 관점은 자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릇된 정보로 인한 불필요한 열등감을 없애보자는 취지다. 아직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라던가, 과거에 후진국이 아닌 선진국이었다는 증거들을 제시한다. 세계유산 가운데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무형문화유산을 봐도 과거에 세계적인 문화국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민주주의도 실현한 나라라는 것 또한 그 증거가 될 수 있다. 

 

 

한국인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무슨 인종에 속하는지, 사회문화는 어떤 쪽에 속하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설명한다. 혈연주의 문화나 권위주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우리' 라는 것을 강조하며 집단을 강조하는 사회문화가 자칫 다른 집단에 대해 배타적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비판한다. '지역감정' 같은 것이 그 예다. 권위주의 문화 또한 우리가 바꿔나가야 할 사회문화 중 하나다. 

 


3장은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한국사를 간단히 간추려서 요약하면서 각 시대별로 기억해두면 좋을 문화와 유산에 대해 핵심을 정리해두었다. 백제의 역사적 의미, 신라의 문화적 통일, 코리아의 이름의 유래가 된 고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본의 가치, 그동안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조선의 이면 등을 다룬다. 인류의 최고의 문자라고 자부하는 한글의 우수성 또한 요약되어 정리되어 있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왜 자국 문화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한국인들이 자국 문화에 대해 갖는 열등감은 무관심을 유발해 그로 인해 그들은 한국 문화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무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 문화를 잘 모르니 자국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p175)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우리의 문화가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류' 다. 마이클 브린이라는 영국기자는 한국에서 40년간 살면서 제 3자로서 나름의 날카로운 관찰을 제시하곤 했는데, 저서 <한국, 한국인> 이라는 책에서 그간 한국이 이루어낸 두번의 기적(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공 )에 이어 세번째 기적은 문화 분야에서 올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최근 BTS의 활약, 영화계에서 <기생충>활약에 이은 올해 <미나리>의 여우조연상 수상의 쾌거, 한국 드라마의 인기등 스멀스멀 전 세계로 파급되는 한류문화는 초기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측과 달리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한국인의 '근본적인 기질' 중 무속적인 '신기' 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이런 신기는 흥으로 발현하고, 어느 민족보다도 노래와 춤을 사랑하는 정신을 갖게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한 이를 받춰준 동력 중에 'IT 강국' 의 문화와 기술이 있다는 것도. 

 

 

그렇다면 앞으로 한류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우선 '한국 음식'을 그 예로 든다. 한복이나 한옥이 미래의 한류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현대 한국인들이 이 두 문화를 향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생각해볼만한 지점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국인만이 갖고 있으면서 세계에 빛을 던져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보자고 하며, 이를 K-밸류, 혹은 K-가치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아직은 묻혀있으면서 발현되기만을 기다리는 여러가지 자산을 찾아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함께 읽던 아이는 우리 문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열등감'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감정은 오히려 부모세대인 내게 학습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의 무관심이 아이의 무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아이와 함께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보는 발걸음이 내게도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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