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0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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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예측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경제분야에서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현실 경제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오르리라고 전망하면, 실제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를 인플레적 기대(inflationary expectation) 라고 부른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물가에 대한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 개인들이 이에 따라 경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물가 상승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서 실제로 보이게 되는 현상' 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p36)

 

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10
(주)자음과모음

 

 

애커로프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불량품을 레몬에 비유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역선택의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하는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주체의 다양한 노력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선 설명한다. 이러한 경우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레몬 시장 모형이다. 3장의 세번째 수업에서 레몬 시장 모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실제적인 시장을 다룬 것이 아니라 중고차 시장이라는 틀을 이용해서 현실을 설명한 것으로, 「레몬 시장 : 제품의 품질이 불확실한 경우( The Market for Lemons  the Quality of product is uncertain)」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서 소개된 이론이다. 

 

맛있는 오렌지인 줄 알고 신 레몬을 잘못 골라서 먹은 후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 시장에서도 좋은 물건일줄 알고 샀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 즉 '시장의 실패'를 레몬을 고른 상황을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 영어에서 레몬(lemon)은 속어로 '불쾌한 것', '불량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 중고차 시장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지배하는 시장이고, 이 때문에 레몬을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또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불리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 이라고 한다.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거래 상대방의 특성이 감추어져 있어서 불리한 거래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역선택은 중고차 시장뿐만 아니라 보험 시장, 그리고 노동 시장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가급적 보험 회사에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사례들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레몬을 걸러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선별(screening)' 이라고 하는데, 정보를 갖지 못한 측에서 그 특성을 알아내려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의 하나로 미술 시장이 있다. 예술품 시장에서는 공급자인 예술가와 그 예술품을 향우하는 수요자 간에 대등한 관계를 매우 유지하기가 어렵다. 일반 재화 시장과는 달리 재화의 질이나 가치에 대한 정보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으며, 그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요과 공급으로도 설명하고도 있는데, 이는 책 뒷부분에 실린 [기출 문제 활용 노트] 와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교과서 속의 내용이 어떻게 출제되는지 맛보게 해준다. 

 


'정보의 비대칭성', '시장의 실패', '역선택', '선별' 등 중요한 키워드들이 구슬마냥 한 실에 차례대로 꿰어지는 동안, 생소하고 어려운 어휘 또한 함께 건져올리게 된다. 어른들의 대화나 뉴스에 주로 등장하는 어휘들이 되기도 하고, 앞으로 교과서에서 만날 어휘들일 수도 있다. 아이의 경우는 '기회비용' 이라던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는 것은 한번쯤 들어보았으나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에게 경제적 지식을 쌓게 하는 목적보다도, 이해할 수 있는 어휘의 폭을 넓히기 위한 독서로서의 목적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양한 제재의 글들을 읽을 수 있는 연습을 천천히 해보는 셈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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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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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접하던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로서의 드라큘라를 제외하고, 성인이 되어 처음 만났던 드라큘라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게리 올드만 주연의 영화에서의 드라큘라였다. 음산하면서도 몽환적이었던 영화의 분위기만 기억나고 제대로 줄거리를 기억못하는 터라 원작을 얼마나 반영했던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이후 뮤지컬 작품 속 드라큘라를 만났지만 역시 뮤지컬 넘버의 가사에 꽂혀 원작을 읽어보려는 생각은 떠올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원작을 읽어본다  




조너선 하커 라는 청년 변호사가 트란실바니아의 오래된 고성, '드라큘라' 성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곳에 사는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한 채 구입하는 과정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일러주기 위해서 성을 방문한 그는 음산하고 수상한 분위기의 성과 백작의 분위기 속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백작의 성을 몰래 탐험하던 중 바닥에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세여인을 마주하기도 하는 등 점점 백작의 실체를 알아가고, 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한편 조너선 하커의 약혼녀인 미나 하커는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약혼자를 기다리면서 역시 매일 매일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소설은 등장 인물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기록한 기록들, 즉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 등이 배치되어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성이다. 조나단 하커의 일기, 그의 약혼녀 미나의 일기, 그리고 루시가 미나에게 보내는 편지, 수어드 박사의 일기와 수어드 박사가 반 헬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섬세하게 엮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 기록들의 미묘한 문체의 변화와 시점들을 느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구입한 목적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위한 것이었고, 미나의 친구인 루시가 희생자가 된다. 몽유병이 있던 그녀는 교회 묘지 입구에서 드라큘라로부터 목덜미를 물리고,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죽음을 맞았지만, 죽어서도 어린 아이들의 피를 빼앗으면서 언데드의 삶을 배회하게 된다.  


대학교의 명예 교수인 반 헬싱과 그를 돕는 인물들, 루시를 사랑했던 인물들이 드라큘라 백작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모으고, 드라큘라 백작을 쫓고 대치하며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르며 공포를 북돋운다. 


드라큘라 백작의 모델이 된 인물이 왈라키아(오늘날의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귀족, 블라드 3세라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상대편 포로인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형벌이 가혹하고 잔혹했다고 하며, 공포정치를 펼친터라 ‘피에 굶주린 폭군’ 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오래된 고전임에도 '드라큘라'라는 뱀파이어의 전형을 창조해 낸 이 소설은 원작만의 매력을 뽐낸다. 워낙 변형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한 탓인지, '선과 악의 대결', '진정한 용기' 등 고전이 담고 있는 교훈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드라큘라의 시선에서 사건이 직접적으로 서술되는 부분이 없고, 조너선 하커의 일기나 미나의 의식에서 그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점도 개인적으로 의외였다. 영화나 뮤지컬에서의 부여된 매력적인 캐릭터성은 해당 창작물의 각색의 힘이었던가. 원작에서는 드라큘라보다 반헬싱이 더욱 부각되는 듯 했다. 생각해보면 반헬싱 또한 소설 이후 뱀파이어 헌터의 원형이 되지 않았던가. 


매력적인 등장인물 외에도 서사문들의 담담한 기술이 서서히 공포를 북돋워가는 과정 또한 원작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무심코 읽어가다 오싹해지는 장면들에서 역시 여름을 위한 소설인가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이브러햄 스토커. 몸이 약해 여덟 살 무렵까지 침대에 누워 지내며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썼으며, 열여섯 살 때 명문 트리니티 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극단의 비서로 일했으며, 르 파뉴의 『흡혈귀 카르밀라』를 읽고 흡혈귀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대표 작품으로는 『드라큘라 Dracula』(1897), 1897년 흡혈귀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괴기소설 『드라큘라』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다. 『드라큘라』는 현실적인 가상의 글을 모아 놓은 형태의 서간체 소설로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은 소설의 세부적인 현실성의 수준을 더하였다. 그 밖에 저서로 첫 소설 『뱀 길』 (The Snake's Pass) 1890년 고딕 소설의 고전, 공포 소설 『수의를 입은 부인』 (The Lady of the Shroud, 1909년) 『흰 벌레의 소굴』 (The Lair of the White Worm, 1911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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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빙 피셔가 들려주는 물가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9
홍완표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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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가 조만간 터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시한 폭탄을 깔고 앉아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의 경고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경제분석팀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늦어져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 2021/06/09 기사 중 발췌

 


 

최근 뉴스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오르내린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이 팽창하여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계속적으로 상승하여 일반 대중의 실질적 소득이 감소되는 현상을 말한다. 순화어로 `물가 오름세' 라고도 한다. 아이와 물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 이 책을 함께 읽어본다. 

 


 

어빙 피셔가 들려주는 물가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 09
고전 속 경제, 교과서와 만나다
홍완표 지음, 황기홍 그림
(주) 자음과 모음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 는 계량 경제학의 창시자로 경제 분석에 수학적 방식을 도입한 미국의 경제학자이다. 교환 방정식을 이용해 화폐 수량설을 주장하였으며, 물가 문제의 분석 및 대책에 대한 실천적인 공헌을 했다. 

 

수백년 전부터 물가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경제 내에 돈이 너무 많으면 물가가 오르고, 돈이 너무 적으면 물가는 내린다고 생각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수량이 물가 수준을 결정한다는 이 이론을 수량설(quantity theory) 또는 화폐 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 라고 부른다. (p45)


경제를 실물 부문과 화폐 부분으로 분리시켜 이해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와 물가는 화폐 부문에서 결정되고, 경제 내의 화폐량에 비례하여 결정된다는 화폐 수량설은 20세기 초까지 물가 변동을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이 되었으나, 피셔는 이를 교환 방정식이라는 수식으로 멋지게 단장해서 ‘피셔의 거래 수량설’ 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를 통해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 그러나 대공황 이후, 케인스는 고전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비판하며 물가 변동을 경기 변동의 과정과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생산량의 변동을 가져오는 경기 변동에 따라서 화폐량과 물가가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 p52 )

 

 

 


케인즈라는 걸출한 후배 경제학자에 의해서 어빙 피셔가 화폐 수량설에 남긴 업적들이 그 빛을 많이 잃게 되었지만 ‘통화주의’ 라는 경제 이론이 등장한 이후 화폐 수량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기도 하였다. 

각 나라의 물가수준을 비교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일물일가의 법칙이란 똑같은 상품은 어느 곳에서나 가격이 같아야 한다는 법칙을 말한다. ( 물론 이 법칙은 상품이 아무런 제약없이, 그리고 짧은 시간에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 )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다.여기서 빅맥 지수와 라테 지수가 등장한다. 

각국 마다 통화 단위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물가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어떤 나라에 가든지 똑같은 제품이 있다면 비교하기 쉬워진다. 이 방법을 이용하여 물가를 비교하는 대표적인 지수가 맥도널드사의 햄버거 가격을 비교하는 빅맥 지수와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에 기초해 작성되는 라테 지수가 있다.

책 속에 예시로 들어놓은 지수는 2007년 7월 기준인 점이 조금 아쉬웠다. 빅맥지수를 산정하는 이코노미스트 사이트에서 최근 지수를 찾아보았다. 

 


 

다섯번째 수업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 에 대하여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 장의 내용이 기사의 내용과 연관성이 있기도 하다. 이자율을 조정하는 금리 정책과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조절하는 통화 정책,  '콜금리'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물가 안정의 대가로 실업률이 높아질 수 없는 경제적 희생에 대한 점도 설명한다. 즉, 인플레이션도 낮추고 실업률도 낮추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는 것. 

수리 경제학의 도입으로 근대 경제 이론을 개척한 피셔의 이론은 다양한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는 무엇보다도 글자로만 이루어질 것 같은 경제 이야기에 수학이 관계되어 이론화 된다는 것이 더욱 흥미로워했다. 모든 학문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나. 

 

" 경제학은 절대로 독립적이고 어려운 학문이 아니랍니다. 경제는 다른 학문과도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 생활에 굉장히 밀접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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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가 들려주는 국부론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6
박주헌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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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애덤스미스의 「시장 경제 이야기」 를 읽었던 터라, 시리즈의 순서에 상관없이 아이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을 다음 책으로 이어 읽겠다고 고른다. 「국부론」 이라는 제목을 읽는 아이는 짧은 한자 실력을 동원하여 '나라의 아버지'가 누굴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아비 부(父가 아니라 부자 부(富) 자도 있다는 걸 함께 이야기해본다. 녀석은 '국부' 는 몰라도 '국보'는 안다며 너스레를 떤다. 아이에게 책을 읽으며 '국부'가 뭔지 알게 되면 알려달라고 했다. 

 

 

" 시장 경제 이야기는 우리가 매일매일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어떤 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또 시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체제인가에 대해 살펴본 것이었고, 이번에는 어떤 나라가 부자고, 또 부자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 p13, 나특종 기자의 밀착 인터뷰 중에서 "

 

 

아이는 책을 읽다가 눈을 빛낸다. 서론에서 국부는 '한 나라가 매년 소비하는 모든 생활필수품과 편의품' 이라고 정의했다며 읽어준다. 또 다른 정의로는 '한 나라의 토지와 노동으로부터 얻는 연간 생산물' 이라고도 한다고도 알려준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의 원천은 금은보화의 양이 아니고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노동량 즉, 고용량과 노동 생산성에 있으며, 여기에 자본의 형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더 많은 사람이 효율적으로 일할 때 국부는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p46) 이 이론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국부의 격차를 만드는 원인을 알고,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아이는 흔히 생각하는 '돈' 자체가 부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의 개념을 어려워했다. 돈이 많으면 부유해질테니 돈을 찍어내서 나눠주면 되는 거 아니냐는 책 속 아이의 질문을 긍정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돈을 아무리 많이 쌓아놓고 있어도 사탕 하나 값이 1억쯤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매 단원의 마지막에 있는 요약 만화에서 나름 중요 포인트를 잡아내는 녀석.

 

 

18세기 유럽에서는 국부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금을 축적하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경제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았었다. 그러나 국내 생산력 증 공급량이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요만 늘어나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결론를 남겼다. 두번째 장에서는 국민총생산(GDP) 과 1인당 국민 소득을 설명하며 시작한다. 이를 위해 '로빈슨 크루소 경제' 라는 가상의 경제를 이용하여 설명한다. 로빈슨 크루소를 재미있게 읽었던 녀석은 더욱 흥미로워한다.

 

 

국부 증대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본 확충을 통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자본은 노동과 결합하여 생산에 기영하는 장치, 도구 등과 같은 생산요소를 말한다. (p58). 로빈슨 크루소 경제에서 낚싯대와 같은 것이다. 이 개념들을 설명하며 노동생산성, 투자, 금융시장 등의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리고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분업' 이라는 방법에 대해 그 개념과 장단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분업은 교환을 전제로 한다. 교환을 하려면 상품간의 교환 비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교환비율을 저하는 일 즉,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부의 배분을 결정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내가 생산한 상품의 가격이 높으면 그것과 교환되는 다른 상품의 양이 많아질 테니 내게 돌아올 부의 몫도 커지기 때문이다. 부의 배분의 문제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세번째 장에서는 국부 증대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전에 읽는 시장경제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 의 개념이 등장하기도 한다. 애덤 스미스가 주장하는 정부의 역할은 재산권을 보호해주고, 사상의 자유를 보호하며, 자유롱ㄴ 자본 시장을 보장하고, 효율적인 통신과 수송체계와 같은 사회 간접 자본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자유 무역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나라 간의 무역인 국제거래는 각 나라가 사앧국에 비해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을 다른 나라와 교환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할 때 발생한다.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유 무역 협정을 맺어 아무런 장벽이나 제한 없이 다른 국가와 자유롭게 무역을 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자국의 특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과하게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볼 수도 있다.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과거의 수능 기출문제에서도 로빈슨 크루소 경제가 인용되었다. 아이는 그냥 읽는(?) 책이 시험에 나오는 지식을 담고 있다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조금씩, 차곡차곡 쌓는 배경지식 씨앗들이 나중에 자라 어떻게 큰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룰지 기대가 된다. 이번 경제도서 읽기를 통해 아이도 조금이나마 느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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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6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경연 외 15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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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키움 문예공모>는 2015년부터 매해 전국의 공부방(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등)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공모전으로, 해마다 아이들의 진솔한 내면과 반짝이는 꿈이 담긴 작품들을 모아 모아 한 권의 책 「꿈이 자라는 방」 으로 발간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소외 아동·청소년의 교육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다.



매 회 아이들의 글을 묶는 주제들이 달라지는데, 이번에는 23개 수상작과 수상 아동 인터뷰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느끼게 된 일상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담은 총 100개의 다양한 작품들이 세 가지 주제로 묶였다.

Part 1.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사랑해

Part 2. 오늘도 나는 굉장한걸

Part 3. 두고 봐, 언젠가는 활짝 피어날 거야

아이들의 마음 속에 꼭꼭 담겨있던 작은 꿈들이 글로, 그림으로 빛난다. 아이들의 글을 읽고 그림을 보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이유다. 개인전 수상작과 단체전 수상작, 그리고 문화꿈키움상 수상작들이 실려있다. 개인전 수상작들의 상 이름도 어여쁘다. 아이의 작품에 따라 '멋진 용기상', '자신감 충만상', '내일은 맑음상' 등이 주어진다. 개인전 수상자와 단체전 수상자들의 인터뷰 또한 실려있다.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보석 같은 아이들의 글을 담아내는 책의 편집도 매 년 달라지는데, 올해는 아이들이 익숙한 SNS 처럼 해시태그를 달고, 좋아요 아이콘을 페이지 아래에 배치해두었다.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싶어진다.




아이들이 그려낸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의 모습에 찡해지기도 하고, 밤톨군과 같은 학년 아이의 글을 유심히 읽어 보며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 '어느 순간 경력 단절이 되어 버린 우리 엄만 반백 살이 되었는데 자신의 꿈을 일구지 못한 채 원하지 않는 일터에 나간다' 란 문장, 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나는 부모님처럼 힘든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깨금발로 우리를 받치고 서 있는 부모님의 삶을 밟고 일어나 성장하여 넘어가야 한다' 란 글에 코 끝이 시큰해져버렸다. 이 아이의 글에는 #즐겨봐#용기 란 태그가 달려있다. 소용없을 것을 알면서도 나는 종이 페이지 아래에 있는 좋아요 이모티콘을 마구 누르고 있다. 이 응원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라면서.




" 꿈은 닫힌 방에서 혼자, 외롭게 꿔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비슷한 꿈들이 만나, 함께 꿈을 키우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하고 격려해야 미래에 그 꿈이 현실이 됩니다.

생각보다 더 크고 멋진 모습으로!"

- 김성구, 글 부문 심사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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