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티쳐와 나
이정숙 지음 / 청어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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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김하늘과 김재원이 주연한 「로망스」라는 드라마를 기억한다. 고등학생인 남자 주인공과 아직 어린 여선생님과의 로맨스 때문에 그때 김재원이라는 배우는 '살인미소'를 짓는다며 꽤 인기를 끌었었다. 연상의 여자와의 사랑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을때의 이야기라 더욱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드라마였다. 교사와 학생간의 사랑이야기 때문에 논란이 있었고, 여섯 살의 나이 차이가 그때는 굉장히 컸었지만, 사랑스러운 주인공들 때문에 그들의 사랑을 응원했었다.

 

 

이제 연상 여자 연하 남자의 사랑이야기는 진부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소설 속에서든, 영화나 드라마에서든, 실생활에서든 너무 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참신한 것은 없었지만, 고등학교시절 한때 놀았던 날라리 여선생과 모범생의 표본인 남학생의 유쾌한 사랑이야기는 가볍게 읽을만한 작품이었다. 때로는 책속의 내용을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로맨스 소설을 읽어주어야 할 때도 있다. 가볍게,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이 소설은 진부함을 또하나 가지고 있다. 연하남과 연상여자의 사랑, 학생과 교사간의 사랑, 또한 사고로 인해 학생과 교사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도 가지고 있다. 교복을 입고 껌 좀 씹는 여고생으로 변장하고 일진 여학생들을 휘젓는가 하면, 종례를 할때도 공부할 녀석들만 공부 열심히 하라는등 보통의 교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별과외를 받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담임의 여고생 변장 장면을 본후 어이가 없는 모범생 문재걸과 그 모습을 들킨후 혹시라도 학교 관계자나 친구들에게 말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진다. 물론 스물여섯 살의 교사가 어리다면 어린 나이긴한데 열아홉 살의 남학생인 문재걸은 어떻게보면 이지은 선생보다 더 어른스럽다.

 

 

 

책을 읽으며 일곱 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이들 두 사람이 과연 사랑을 할 것인가였다. 어느 정도의 호감을 품고 있되 요즘에 자주 쓰는 말로 '썸타는 사이'에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랬다면 실망할 로맨스 팬들이 많겠지만 말이다. 영혼이 바뀌어 서로 반대의 생활을 하는 장면에서는 충분히 있음직한 일들이 발생했다. 반면 이성의 사제지간인데도 바뀐 몸을 받아들이는 부분은 깔끔하게 빼버렸다. 몸보다는 서로의 상황에 더 치중했던 면이 컸다.

 

 

오랜만에 이정숙 작가의 글을 읽게 되어서 반가웠는데, 너무 드라마적인 재미에 치중하지 않았나 싶다. 로맨틱 코미디 형식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각각의 에피소드가 살아나겠지만 소설에서 보는 두 사람의 관계는 너무 평이했다. 문재걸이 졸업한 후 두 사람이 맺어지는 과정에서도 너무 급하게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가. 연하인 남자의 나이차가 두세 살 차이면 그래도 봐주겠는데, 일곱 살 이상 차이나면 좀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사회인도 아니고 아직 고등학생인데. 나이가 들수록 고지식해 진다더니 내가 딱 그런것도 같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의 성격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활달한 캐릭터가 좋다. 또한 날라리 여선생이었지만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른 교사들과 똑같이 행동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약간은 아쉬웠지만 가볍게,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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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세기
캐런 톰슨 워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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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뉴스에서는 일본의 나가노현 온타케산의 화산 폭발로 인해 몇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화산폭발을 감지하지 못해 예보가 없었기에 그 사상자가 더욱 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천에 지진이 있었다고도 했다. 최근의 기후를 보면 예전과 다르게 불안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사계절이 있다고 하던 우리나라의 기후도 마찬가지이다. 해일이 생겨 도시가 잠기는 것도 그렇고, 미국의 남동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생긴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기후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 모든 이유가 지구의 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구는 안전한가에 대한 불안감이나 의문이 생길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는 일이 자꾸 일어나고 있는데, 언젠가는 일어날수도 있는 미래의 일이 아닐까 하는 책을 만났다. 캐런 톰슨 워커의 『기적의 세기』라는 소설이다. 소설에서는 열한 살의 소녀 줄리아가 지구의 자전 속도에 변화가 생겨 하루가 사십 시간으로 늘어났던 일 년간의 일들을 이야기한다.

 

맨처음 그들의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하늘의 새들이 땅으로 떨어진 일이 발생했을때부터 였다. 하루의 시간이 6분 정도씩 늘어나는 현상을 그들은 '슬로잉'이라고 부르게 됐다. 어른들은 지구의 종말이 왔다며 물건을 사재기 하고, 지하실을 파는등 미래에 대해 불안해 했지만, 열한 살의 줄리아는 그저 자기에게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관심있을 뿐이었다. 단짝 친구인 해나의 부재가 불안했고, 학교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것에 대해 불안했다. 아직 밋밋한 가슴 때문에 브래지어를 할수 없다는 것과 관심있는 남자아이 세스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것에 관심있을 뿐이었다.

 

하루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자 정부에서는 태양이 더 있는 시간이 길어져도 시계대로 생활하자는 '클락 타임'제를 실시하게 되었고, 학교나 직장을 시간 대로 움직이게 했다. 이에 반해 일부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행동하는 '리얼 타임'에 맞춰 생활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기후의 변화, 지구의 변화에 따라 줄리아의 가정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엄마는 '슬로잉 증후군'에 시달렸고, 아빠는 이웃집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는 것 같았다.

 

 

 

슬로잉이 시작된 후 사람들의 운명과 삶이 바뀌었다고 책 속의 줄리아는 말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가 고향이 아닌 사람들은 캘리포니아를 떠난 사람이 많았고, 리얼 타임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있는 사막으로의 이전도 생겨났다. 또한 슬로잉은 사람들의 외모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클락 타임으로 살아가는 마흔 살의 엄마가 갑자기 늙어버리는 모습과 이와 대조적으로 리얼 타임 생활을 하는 이웃집 실비아 선생님이 아름다운 외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에도 변화가 생겨났던 것이다. 시계가 움직이는대로 살아가는 게 나을까, 아니면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태양이 뜨면 일상생활을 하고 태양이 지면 잠을 자는게 나을까. 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정말, 지구의 종말은 올까?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에 일어날 일일 수도 있는가. 사람은 기후의 변화에 따라 생체 리듬이 달라지는 것 같다. SF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에게 다가올 현실적인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것에 소설이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원래의 속도로 되돌아 올것인가, 아니면 계속 40여시간을 진행중에 있을까.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가 마지막 먹은 농산물이었음을 오랜 시간이 지난뒤에야 깨달았다. 줄리아의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많이 사라졌음에도 줄리아는 학교에 다니고,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와도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 것이며, 늙어가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일상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후의 줄리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좋아했던 세스와도 연락이 끊기고, 칠판으로 햇볕을 차단한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집에서 줄리아는 누구와 함께 그 시간들을 견디고 있을까. 어두어질때만 밖을 내다보는 줄리아의 무표정한 모습이 그려진다. 아주 행복하지만은 않겠구나. 그럼에도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줄리아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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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으로부터 구입하고 싶었던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워낙에 좋아하는 책이라 책을 받자마자 읽었다.

후배가 읽을 책 소개해 달래서 몇 권의 책을 권해주던중 내가 읽은 책을 권해 주었다.

펭귄클래식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오만과 편견>이다.

 

 

 

 

 

 

 

 

 

 

 

 

 

 

책도 이쁘고, 넘버링이 적혀 있어서 후배가 책 구입을 하고 배송을 받았다.

다른 친구가 그 책이 탐난다며 이번 주말에 읽고 싶다고 먼저 달라고 했다.

후배는 책을 그 친구에게 건네고 다시 구입한다며 내게 구입해달라고 했다.

 

책을 구입하면서, 다른 책들을 들여다보니 책베개를 준다는 문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책을 장바구니에 넣기 시작했다. 

5만원을 채워야 해, 혼잣말을 하면서.

 

 

 

 

 

 

 

 

 

 

 

 

 

 

 

이렇게 해서 5만원을 넘겼다.

책베개는 <장서의 괴로움>을 골랐다.

책 구입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이렇게 지르는 것인가. 

 

 

그외 구입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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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0-02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어제 생각했더라면 <오만과 편견> 한정판을 구입 했을텐데요.....
5만원 채워 주문하면 꼭 아쉬움이 남네요.
책베개는 파랑 빛깔 100세 골랐답니다.
또 한번 질러야 할까요? ㅎㅎ
일단 장바구니로 들어갑니다.

Breeze 2014-10-02 17:22   좋아요 0 | URL
책을 본 사람마다 책 이쁘다고 그러네요.
소장가치 충분합니다.
한정판이니 소진되기 전에 구입하는 센스. ^^

이네사 2014-10-02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다들 책 베개를 사야해 하시면서 장바구니를 꽉꽉~~

Breeze 2014-10-02 17:2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사은품을 꽤 잘 제작하네요.
책베개 탐났어요. 종류별로 다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
 
아프리카 더 컬러풀 - 아프리카를 만나는 가장 황홀한 방법
케이채 지음 / 각광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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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는 내전 때문에 기아에 허덕이는 가난한 나라. 동물이 많은 나라, 아주 어린 아이부터 에이즈에 감염되어 나이가 들기전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는 나라 정도였다. TV에서보는 아프리카와 사진에서 만나는 아프리카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난에 허덕여 웃음이라고는 볼수 없을거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프리카에도 사람사는 모습이 있었다. 음식을 만들어 팔고, 사진을 찍을 때는 환하게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편견에 의해 아프리카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너무 가난해 얼굴에 미소조차 짓지 않으리라 생각했을까. 편견이 이렇게 무섭구나. 사진작가인 케이채의 사진집 『아프리카 더 컬러풀』을 보며, 아프리카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가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과 아프리카의 풍경을 보며 우리 마음이 행복해질수도 있다는 것을.

 

 

위 사진속에서처럼, 밝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에서 그들만의 천진함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아래 사진과 같은, 너무나 멋진 나무를 보자. 초록색 나뭇잎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 있는데도, 무어라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이 사진을 가리켜 '마치 동무가 되어 달라고 손을 흔드는 듯 했다.' 라고 표현했다.

 

사진집이기에 나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볼수는 없었지만, 작가가 사진을 찍었을 그 감정들, 시간들에 의해 느꼈을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했을 정경이 그려졌다. 우리는 사진을 바라보며 아프리카를 느낀다. 아프리카의 자유로움을.

 

 

 

 

넓디넓은 평원에서 자유롭게 뛰어가는 동물들의 사진도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아래 사진들 속의 얼룩말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과, 기린이 나무 앞에 서있는 사진을 보면, 아프리카만이 가질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아래 왼쪽의 사진은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의 바다 사진이다. 사진만 봐서는 유명 휴양지의 바다 못지 않은 사진이다. 마치 물감을 칠해놓은 것처럼 바다는 초록빛과 파란빛을 함께 품고 있다. 바닷물은 바닷속이 다 들여다 보일만큼 너무도 맑아 보인다. 사진 속의 바다에 있었으면 하는 감정을 갖게 한다.

 

오른쪽 사진의 아프리카의 밤하늘은 또 어떤가. 아프리카의 검푸른 하늘에 별빛이 가득하다. 밤하늘의 별, 점점이 빛나는 별빛에 그저 사진을 바라보고만 있다. 아름다운 별빛에 그저 눈이 부시다.

 

 

 

 

아래의 사진들은 말리 도곤 컨트리의 마스크이다. 마스크가 사람보다 더 크고 화려하다. 마스크를 만든 사람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아름다운 마스크를 만들어내고 그걸 뽐내는걸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사하라의 사막도 사진을 찍는 시간에 따라 회색빛 언덕이 되었다가 검푸른 파도가 되었다가, 노을진 모래 언덕에서는 낙타들이 걷는 길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사하라 사막을 가리켜 '사람 살기 힘든 곳. 낙타 살기 좋은 곳' 이라고 표현했다. 사막마저 아프리카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모로코의 골목길 풍경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이다. 하늘의 파랑, 바다의 파랑을 닮은 빛. 온통 파랑으로 칠해놓은 골목길에 그만 마음을 빼앗기도 만다. 저 길을 걷고 있었을 작가의 밝은 표정이 보이는 것 같다.

 

 

사진은 참 많은 것을 전해준다. 그 시간들의 멈춤. 그 시간들의 기억을 일깨운다. 어딘가를 향할때 늘 사진을 찍는데, 그 시간들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사진들 속에서 우리는 함께 했던 이들을 생각하고,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기도 한다.

 

저자의 두 번의 아프리카 여행이 사진집을 보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아프리카의 시간들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아프리카, 가고 싶은 아프리카. 사랑스러운 아프리카가 되었다. 총천연색의 빛을 발하는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경. 새로운 아프리카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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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정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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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은 몇 번을 읽어도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설레이고, 다음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해지는것 같다. 물론 다 아는 내용임에도 다음 내용을 기대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읽었던 책과는 다른 출판사, 다른 판형이면 그 생소함이 더할 것이다.

 

 

   제인 오스틴은 영화로 먼저 만났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영화 「오만과 편견」를 보고, 책을 읽고, 제인 오스틴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소설 같은 경우 많이 읽어야 한두 번 읽는데 『오만과 편견』만은 몇 번을 읽어도 여전히 좋다.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인 영화 「비커밍 제인」도 얼마나 재미있었던가. 조금이라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인의 이야기인 「비커밍 제인」도 봐야했다.

 

   시간이 지난 후,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2,000권 한정판으로 나온 『오만과 편견』을 발견했다. 바로 구입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웃분으로부터 선물이라며 이 책을 구입해주셨다. 몇 번의 넘버링이 찍힌 책이 올까, 책을 받자마자 넘버링부터 확인했다. 책도 잘 만들어졌고, 표지 또한 고급스럽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과 남성들의 결혼관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사랑에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외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지만, 세상은 자신의 잣대로만 살 수는 없는 법. 상대방 이성의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스갯 소리로 결혼하려는 여성을 보려면 여성의 어머니를 보라고 할 정도로 가족 구성원의 특징도 중요한 법이다. 어머니는 딸들의 거울일 수도 있으므로 이런 말들도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와는 전혀 다른 생각으로, 지성을 겸비한 딸들도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는 보여준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의 이야기는 어쩌면 지금의 세태와도 많이 닮았다. 결혼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재산을 보고, 집안도 살펴보는 법. 결혼은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것 보다도 집안과 집안이 얽혀지기 때문에 주변에서 결혼을 말리기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이다. 예를 들면, 베넷가의 제인은 아름답지만, 그 어머니와 엘리자베스를 제외한 여동생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빙리의 마음을 돌리려 한 다아시 씨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마을에서 열리는 무도회는 결혼을 하려고 하는 여성들과 남성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몇 번의 춤을 추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 사람의 첫인상에 의해 편견을 갖게 되는 수가 있다. 첫인상이 차갑고, 무심코 흘린 말 한마디 때문에 그 사람은 오만하다는 편견을 갖게 되는 수가 있다. 첫 번째 무도회에서 다아시 씨의 말을 들은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그랬다. 또한 베넷가의 어머니와 여동생들때문에 말을 섞고 싶지 않다고 했던 빙리양이나 다아시 씨의 편견도 그랬다.

 

   또한 우리는 얼굴이 잘생기고 사근사근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 무슨 말을 했을때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부대 소속 위컴이 다아시 씨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엘리자베스가 완전히 믿어버렸던 것처럼. 진실을 알기 전에는 자신이 잘못 알았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은 엘리자베스처럼 말이다.

 

 

 

   서로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사람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 또한 진실을 알았을 때의 일이다. 사실은 다아시 씨가 위컴에게 했던 행동은 위컴이 그릇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음을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가족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때도, 싫어했던 위컴을 도운 것도 오로지 엘리자베스를 위한 것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엘리자베스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더군요. 애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감정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열렬히 흠모하고 사랑하는지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56페이지)

 

   제인 오스틴의 여러 소설 중에서 단연코 제일 재미있는 작품, 로맨스 소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이 바라는 로맨스를 말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영화「비커밍 제인」에서처럼, 사랑하는 남자와 같이 도망가려고 했지만, 남자 집안의 반대로 나타나지 않아 결혼하지 못한 마음들을 소설에서는 이루고 싶었기 때문일까. 『오만과 편견』은 이처럼 제인 오스틴의 염원을 담은 것일수도 있다. 이제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 엘리자베스를 향한 다아시 씨의 그윽한 눈빛을 영화 화면에서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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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9-3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예뻐요.
영화에서 다아시가 처음엔 거슬렸는데 볼수록 매력적이었어요^^
오만과 편견은 저도 좋아하는 책, 영화입니다.

Breeze 2014-09-30 10:20   좋아요 0 | URL
영화를 폰에 넣어두고서도 한번씩 들여다 보는데, 정말 좋습니다.^^

꼬마요정 2014-11-17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즈님~ 저도 오만과 편견, 비커밍 제인 너무 좋아요!! 물론 맥어보이.. 영향도 있지만요. ^^;;

<제인 오스틴의 후회>도 보시면 좋을 듯 싶어요. 제인이 죽어가면서 느낀 감정들을 담고 있는데 가슴이 짠하더라구요.

Breeze 2014-11-17 18:53   좋아요 0 | URL
네에. 제임스 맥어보이 멋진 남자죠. `제인오스틴의 후회` 기억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