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정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좋은 책은 몇 번을 읽어도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설레이고, 다음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해지는것 같다. 물론 다 아는 내용임에도 다음 내용을 기대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읽었던 책과는 다른 출판사, 다른 판형이면 그 생소함이 더할 것이다.

 

 

   제인 오스틴은 영화로 먼저 만났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영화 「오만과 편견」를 보고, 책을 읽고, 제인 오스틴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소설 같은 경우 많이 읽어야 한두 번 읽는데 『오만과 편견』만은 몇 번을 읽어도 여전히 좋다.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인 영화 「비커밍 제인」도 얼마나 재미있었던가. 조금이라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인의 이야기인 「비커밍 제인」도 봐야했다.

 

   시간이 지난 후,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2,000권 한정판으로 나온 『오만과 편견』을 발견했다. 바로 구입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웃분으로부터 선물이라며 이 책을 구입해주셨다. 몇 번의 넘버링이 찍힌 책이 올까, 책을 받자마자 넘버링부터 확인했다. 책도 잘 만들어졌고, 표지 또한 고급스럽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들과 남성들의 결혼관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사랑에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외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지만, 세상은 자신의 잣대로만 살 수는 없는 법. 상대방 이성의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스갯 소리로 결혼하려는 여성을 보려면 여성의 어머니를 보라고 할 정도로 가족 구성원의 특징도 중요한 법이다. 어머니는 딸들의 거울일 수도 있으므로 이런 말들도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와는 전혀 다른 생각으로, 지성을 겸비한 딸들도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는 보여준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의 이야기는 어쩌면 지금의 세태와도 많이 닮았다. 결혼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재산을 보고, 집안도 살펴보는 법. 결혼은 개인과 개인이 만나는 것 보다도 집안과 집안이 얽혀지기 때문에 주변에서 결혼을 말리기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이다. 예를 들면, 베넷가의 제인은 아름답지만, 그 어머니와 엘리자베스를 제외한 여동생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빙리의 마음을 돌리려 한 다아시 씨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마을에서 열리는 무도회는 결혼을 하려고 하는 여성들과 남성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몇 번의 춤을 추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 사람의 첫인상에 의해 편견을 갖게 되는 수가 있다. 첫인상이 차갑고, 무심코 흘린 말 한마디 때문에 그 사람은 오만하다는 편견을 갖게 되는 수가 있다. 첫 번째 무도회에서 다아시 씨의 말을 들은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그랬다. 또한 베넷가의 어머니와 여동생들때문에 말을 섞고 싶지 않다고 했던 빙리양이나 다아시 씨의 편견도 그랬다.

 

   또한 우리는 얼굴이 잘생기고 사근사근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 무슨 말을 했을때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부대 소속 위컴이 다아시 씨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엘리자베스가 완전히 믿어버렸던 것처럼. 진실을 알기 전에는 자신이 잘못 알았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은 엘리자베스처럼 말이다.

 

 

 

   서로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사람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 또한 진실을 알았을 때의 일이다. 사실은 다아시 씨가 위컴에게 했던 행동은 위컴이 그릇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음을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가족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때도, 싫어했던 위컴을 도운 것도 오로지 엘리자베스를 위한 것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엘리자베스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더군요. 애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감정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열렬히 흠모하고 사랑하는지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56페이지)

 

   제인 오스틴의 여러 소설 중에서 단연코 제일 재미있는 작품, 로맨스 소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이 바라는 로맨스를 말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영화「비커밍 제인」에서처럼, 사랑하는 남자와 같이 도망가려고 했지만, 남자 집안의 반대로 나타나지 않아 결혼하지 못한 마음들을 소설에서는 이루고 싶었기 때문일까. 『오만과 편견』은 이처럼 제인 오스틴의 염원을 담은 것일수도 있다. 이제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 엘리자베스를 향한 다아시 씨의 그윽한 눈빛을 영화 화면에서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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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9-3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예뻐요.
영화에서 다아시가 처음엔 거슬렸는데 볼수록 매력적이었어요^^
오만과 편견은 저도 좋아하는 책, 영화입니다.

Breeze 2014-09-30 10:20   좋아요 0 | URL
영화를 폰에 넣어두고서도 한번씩 들여다 보는데, 정말 좋습니다.^^

꼬마요정 2014-11-17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즈님~ 저도 오만과 편견, 비커밍 제인 너무 좋아요!! 물론 맥어보이.. 영향도 있지만요. ^^;;

<제인 오스틴의 후회>도 보시면 좋을 듯 싶어요. 제인이 죽어가면서 느낀 감정들을 담고 있는데 가슴이 짠하더라구요.

Breeze 2014-11-17 18:53   좋아요 0 | URL
네에. 제임스 맥어보이 멋진 남자죠. `제인오스틴의 후회` 기억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