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상스러움 -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진중권 지음 / 푸른숲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오늘 도서관에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는데 정말 괜찮은 책이었어요. 오감을 다 자극하며 머리를 흔드는 그의 논증... 알다시피 진중권은 흔히 말하는 좌파 인텔렉츄얼이죠. 좌파 지식인 진중권은 서울대 미학과를 다니다가 80년대 노학연대 쪽의 학생운동을 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 후에는 그의 표현을 빌자면 "동구 사회주의 재건을 위하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대학원에 입학해서 석사를 따고 박사를 따려 했지만 박사 과정 중, 출산으로 인해 "애 병원비 때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요.
그는 한편으로는 안티 조선 지식인중의 대표주자이고(김규항과 더불어)고상하다기 보다는 씨니컬 하고 패러디의 정신에 투철한 사람이죠. 그의 책들은 다들 아는 미학 오딧세이(왠만한 개론서 보다는 나은..) 춤추는 죽음,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시칠리아의 암소 등이 있지요...

그의 책은 12개의 챕터로 되있더군요.. 1. 폭력 2. 죽음 3. 자유 4. 공동체 5. 처벌 6. 성 7. 지식인
8. 공포 9. 정체성 10. 민족 11. 힘 12. 프랙털

그의 비판은 극좌->극우까지 모든 이념적 스펙트럼을 구분하지 않지요. 국가주의자 조갑제의 텍스트 해체,, 시장 만능주의자 공병호 분해, 무한 자유주의자 복거일 비판, NL의 촌스러운 미학 비판 등. 그러는 와중에서도 그전의 그의 일반 정치 평론들과 달리 이번에는 학문적인 이른바 "먹물"들어간 문장을 통해 정확히 "학문은 실천"이라는 지식인의 지향할 바를 보여줍니다. 폭력, 공동체, 프랙털, 힘 등의 모든 문제를 미셸 푸코, 그리고 엘리아스, 니체 등 총 사상가들을 동원 합니다. 물론 그의 근저에는 비트겐슈타인이 깔려있지요. "모든 철학적 문제는 문법적 착각에서 비롯된다." 를 통해 "모든 이데올로기는 문법적 착각에서 비롯된다."로 환원시켜 모든 문제를 접근하고 있지요. 그는, 이런 모든 문제의 중심에 비트겐슈타인을 동원하고 당대의 사상가들을 버무려 놓는 지금까지 "학문적 성과 없이,, 너무 가볍게 글을 쓴다"는 평가에 일축을 가하고 있지요. 잡문을 통해서,, "어쩌면 이 산만한 지각의 단편들이 하나의 원근법적 시점에 입각하여 쌓아올린 체계보다 현실의 객관성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라는 명제를 입증시켜 보이고 있는 그..그는 정말 "지식인"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감상문을 마쳐야 겠네요. 그에게 도그마는 없습니다.

(2002년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B급 좌파를 읽었네요. 사 놓고는,, 한참을 안 보고 있었는데(신좌파의 상상력이라는 책이 너무 빡세서..) 이 글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CINE 21이라는 영화 주간지의 김규항 고정 칼럼에 썼던 글들의 모음(1998~2001) 이더군요. 언젠가였던가? 느낌표에서 책!책!책!을 읽읍시다에서 어떤 시민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B급 좌파다. 이렇게 이야기 해서 뭔말인게 했었는데...읽어보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수 있는 내용이 많았지요.

"사람은 누구나 좌파로 살거나 우파로 살 자유가 있지만 중요한 건 그런 선택을 일생에 걸쳐 일상 속에서 지키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정 하는 일인 것 같다. 좌파로 사는 일은 우파로 사는 일에 비할 수 없이 어려우며, 어느 시대나 좌파로 살 수 있는 인간적 소양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다. 우파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일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지만, 좌파는 다른 이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p.203 중에서

김규항은 어찌보면 A급 좌파라고 규정짓기에 모순됨이 있다고 스스로 설파 합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을 볼 때 그를 B급 좌파라 함은,, 다른사람 들도 많이 이야기 했지만, 자신을 낮춤으로서 위선을 떨고 있는 많은 D급도 안되면서 A급이라 칭하는 진보아닌 진보 좌파 아닌 좌파들을 철저히 바보로 만듭니다.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요. 자신의 자식들 이야기, 예전의 학생운동 이야기,, 왜 90년대의 젊음들이 운동에서 영화로 방향 선회를 했었는지...(그는,,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그 시점에서 전향한 사회주의자들, 쁘띠들.. 그리고 보장되었던 절차적 민주제... 들을 들더군요..) 지식인들의 문제들..많은 이야기들을.. 그는 참 쉽게 그리고 정교하게 쿡쿡 찌르듯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글을 어렵게 쓰고 자신들끼리의 마스터베이션을 느끼는 강단 지식인들보다 오히려,, 글을 쉽게 쓰고 공유하고자 하는 진짜 좌파 김규항. 참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남겨주는 책이었습니다.

 (2002년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9
노서경 지음 / 책세상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지식인이란 누구인가'를 읽고 책 세상의 책들은 참 좋은 거 같습니다. 딱 읽기 좋게끔 150 페이지가 안되면서도 심도있게 글을 쓰는 거 같아서...

요새 새내기들 먹여 살리느라 정신없는 틈에, 책 읽기를 소원하게 했던 거 같았는데 이번 주말에야 책을 손에 잡고 집중해서 읽어 본 것 같아요. 이 책은 '책세상'에서 나온 '우리시대' 시리즈이구요.. 노서경이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크게 4가지 이야기가 나왔네요.(원래는 서, 본,1 본2 결의 형태로 목차가 나와 있지만,, 읽어보면 그냥 4가지의 이야기인듯. 시간적으로.)

먼저,, '부르스'라는 노동 공동체를 만들어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교육, 그리고 그들의 총파업 이라는 저항 원리를 심어주었던 펠루티에. 그는 어떤 측면에서는 아나키스트 적인 면도 보였고 사회주의자라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지만 진정한 지식인이란 자신이 사회에서 부여받은 직무(수혜자)를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구요.

둘째, 반전 투쟁을 했던 사회주의자 장 조레스에 대한 이야기 였지요. 그는 코뮌 주의자로서 당시 "애국"이라는 미명아래,, 전쟁을 조장하던 다수의 우익적 분위기를 엎어보려 했고 그로 인해 반전투쟁에 열심이었고 진정 평화를 원하고자 했던 사람이었지요. 그 원리가 사회주의에 있다고 해도.

셋째, 반 파시스트 운동을 했었던 프랑스의 작가들이지요. 앙드레 지드 같은 이는 나이 60이 넘어갈 때 까지도 한번도 사회적 발언이나 무브먼트등을 한적은 없었지만 그에게 파시즘이라는 것이 보이자, 바로 공산주의자가 되고, 프롤레타리아 민중의 삶에 대한 고뇌를 하게 되지요. 말로 같은 작가도 마찬가지 였구요.

넷째, 일제 침공에 대한 지식인들의 반대 혹은 비판 이었습니다. 프랑스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생각했었던 식민지 알제의 FLN이라는 지하 무장 독립 단체가 테러를 저지르자, 프랑스의 군은 그들을 진압하려 군대를 투입하고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부녀자, 노인, 어린이 등을 마구 살해 합니다. 그에 사르트르나 프랑수와 모리악 등이 항의 하게 되고, 그 상황에서의 고문에 대해 오댕위원회(고문에 의해 살회된 모리스 오댕의 문제를 논했던 위원회) 등에서 많은 활동을 보여주고 자말라 부파차 사건이 터지자 일관되게 지식인들이 보여주었던 고문 반대들....

물론 이 책에서 나왔던 프랑스의 지식인들이 프랑스 지식인 계의 대다수를 이루고 그들의 뜻 대로 프랑스 사회가 움직였던 것 만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지식인이라는 위치를 수용하고 그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을 실천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살아가면서 어떠한 직무들을 실천해야 할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단지 아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회에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2002년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철학적인 하루
피에르 이브 부르딜 지음, 강주헌 옮김 / 소학사(사피엔티아)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피에르 부르딜의 책이었슴다..... 오늘 하루종일 그 책이랑 씨름을 했지요... 아니,, 아주 enjoy 했죠... 우리가 상식이라고 겪고 있는,, 것들..... 우리가 진리라 믿고 있는 것들...... 그에 대한,, 기지가 번뜩이는,, 반란...... 선생님이,, 그의 이름인 필을 부르자.. 대답을 안하고..... 그러면 너의 이름이 뭐냐고 묻자,, 르네 데카르트라고 말하는 번뜩이는 기치..... 과연,, 난,, 누구인가? 이 세상의 과연 진리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다는 것,, 그리고,, 참 느껴봐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 세상에,, 세사람만 지나가도 그 중 한사람이 내 스승이라는 것,,, (그게 진리일지는 아직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지만..) 약간,, 현실적인 질문으로,, 왜,, 우리나라는 프랑스처럼,, 그런 논술 시험으로 대학입학을 대체하지 않는지.. 왜,, 학생들을 다 바보로 만드는지 탄피한발 날려봤던 시간이었습니다..(프랑스 애들은,, 이책을 다들 바칼로레아 대비용으로 그 책을 본다는데,, 그러한 입시생 시점에서 내가 본책은 분명,, 책에서,, 주인공이 혐오하던 "필승XX","핵심XX"이었으니....... ㅡ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낱 소설 책 한권이,, 나에게 공감되는 지 몰랐다... 지금까지,, 사회과학책과,, 철학책,, 역사책만 읽어왔던,, 나의 직선적 사고에 대해 '반성'을 할 기회를 주는 책이었고... 예전의 나의 불만들을 다 이야기 해준 소설이었다.... 고전이,, '과거를 통해 현재를 말해주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걸,, 다시한번,, 상기시켜준 소설이었다.....

한스 기벤라트는,, 항상 우월감에 가득차서,, 자신의 어린시절의 꾸밈없고 재기 발랄 했던,, 삶에서, 벗어나서,, 라틴어 학교에서,, 수석만을 하고,, 자기 또래의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는 걸 즐기려 '신학교'에 들어가려고 공부를 계속한다.. 이에서,, 학문에 대한 어떠한 인식조차 없이,, 그리고 이유조차 느끼지 못하고,, 오직,, '전진'만을 위해 공부해서,, 결국에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물론,, 이 배경에는 '명예욕'과 '공명심'에 가득차 있는,, 라틴어 학교 교장,, 그리고,, 마을 교회의 이른바 '진보적' 목사,, 그리고 한스의 아버지 요제프 기벤라트에 의해 부추겨진 바 없지 않다.. 한스는 신학교에 합격한 후,, 주어진,, 여름방학의 '휴식'기간 조차,, 처음엔,, 자연을 느끼며 감수성을 가지고 바라볼 기회를 갖지만,, 나중엔 목사의 무언의 압력과,, 라틴어 학교 교장의 강요를 통해,, '신학교 과정 예습'에 국한 시켜 버리고,, 삶의 정체성을 느낄 기회 조차 빼앗겨 버리고 만다... 그러는 와중에,, 한스는,, 어린시절의 기억들을 회상해 보려 했으나,, 역시,, 치이고 치여서,, 그 기회마저 빼앗기고 만다.. 한스는,, 신학교 에서도 처음에는,, 모범생이 었다. 하지만,, 그가,, 하일너라는,, '천재'를 만나고선,, 변하고 만다.. 지금 까지 '왜 공부해야 하나,, 학문은 무얼 위한건가'를 깨닫지 못하고,, 그냥 '출세' 혹은,, '입신양명'만을 위해서,, 달려 왔던 거에 대해 의문 혹은,, 절망을 갖고,,, 탄탄대로의 '엘리트 코스'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하일너의 '연애담'등과,, '음유시인의 시'등을 통해,, 학교 교육에서,, 무의미를 경험하고,, 점점 학교기준에서의 '문제아'가 되고 ... 원래 공부만을 해서,, 약해진 몸에 병까지 생기고,, 하일너의 파격적 행동에 따른 추방후,, 더 앓다가,, 병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는,, 공부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였다는 걸 깨닫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지금의 자신의 존재에 대해 절망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는 '엠마'라는 여자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려 하지만,, 결국 그건 그녀의 음욕에 한번,, 놀아난 것일 뿐,, 농락당한후에는,, 더큰,,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현실은 다가온다.. 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서,, '기계공'이 되고,, 일을 하다가,, 어느날,,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가,, 만취해서는,, 다음날 아침,, 시체가 되어서 나타나고,,, 그에게 '신앙'과,, 참 삶을 말해주던,, 구두닦이 아저씨는,, 목사와,, 교장들을 향해,, 저자 들이 한스를 죽였다고 말하고,, 이야기는 끝나고 만다.....

이 이야기는,, 헤르만 헤세의 이야기이며,, 결국엔 내 이야기였다.... 난,, 왜 공부를 해야하는 지도 모르고,, 입시를 위한 삶을 살아왔던 거다.. 적어도 고등학교 1학년때 까지는 말이다... 내가 고등학교 내내 이 사실을 잘 못느꼈다면,, 더 이른바 잘가나는 학교에 갔을지도 모르지... 한스는,, 어머니가 없다.. 그래서,, 그의 마음을,, 다독여줄 사람이 없었기에 더욱 극단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난 어머니가 있었고,, 헤르만 헤세 또한,, 어머니가 있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음에도,, 너무나 공감되는 소설이었다.... 아버지의 기대,,, 주위 사람들의 기대,, 그런걸로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맞는 건가? 나중에 자식에게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 또한 해본다... 그리고,, 제도 교육에 대한 불신 또한,, 한번 더 해본다....천재를 억압하는 사회.... 억압이라니깐,, 또 푸코가 생각나는군,, 사회가,, 일부러,, 천재를 억압해서,,, 통치하기 쉽게 만드는 지도 모르지.. 가부장제와,, 군사부일체,, 그리고,,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생각하지 않고 외우는 바보들을 만들려는 지도... 그로 인해 비판없이,, 맹목적으로 종속되는 사회를 만들려는 지도...... 안당할라면 더 많은 책을 읽고 생각도 많이 해봐야 겠어...
(2001년 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