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끝의 버섯
애나 로웬하웁트 칭 지음, 노고운 옮김 / 현실문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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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책 읽고 힐링한 게 얼마만인지. 신자유주의, 기후위기, 인류세 모든 빠져나갈 수 없는 위기 혹은 절망의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산책을 하고, 버섯을 찾아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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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 연극에서 길어 올린 사랑에 대하여
최여정 지음 / 틈새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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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작가는 나랑 자극되는 감각도, 감각을 동하게 하는 매체의 장르도 다르다. 그녀의 첫 책은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그 다음 책은 <이럴 때 연극>, 이번엔 <사.쓰.못.쓰.>.

책은 사랑의 모든 생애주기를 본인의 이야기, 영화, 연극을 오가며 다룬다. 사랑의 시작, 갈등, 이별, 이별 후의 고통. 그리고 임신과 임신중단, 아버지와 살기 등 20대는 물론 아직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40대까지의 고민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문화예술판 모든 매체의 기획자, 그리고 드라마트루그로 단련되고 문화예술을 향유해온 ’구력‘ 덕택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스토리를 읽어 곰곰이 곱씹는 감각을 가지고 작품들을 발굴하고 엮어내는 그 재주는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감탄하게 된다.

책은 시종일관 이야기의 힘 자체로 문학이라는 장르와 예술 장르 모두를 독자들에게 궁금한 것으로 알아보고 싶게 한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채로운 그릇에 이렇게 다룰 수 있구나 싶은.

그래서 항산 긴장하고 집중해야 졸지 않는 ’예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가, 주르륵 읽히는 체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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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것들의 세계사 - 석탄, 자전거, 콘돔으로 보는 20세기 기술사 STS collection 2
데이비드 에저턴 지음, 정동욱 외 옮김 / 휴머니스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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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학기술학에 관심 있따면 한번 딱 읽고 쨍 할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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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사회학 - 대구경북 사람들의 마음의 습속 탐구
최종희 지음 / 오월의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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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희, <대구경북의 사회학>, 오월의 봄, 2020

누워서 읽다가 앉아서 읽다가 다시 누워서 읽고 마무리. 처음에 센세이션 했다가 뒤로 갈 수록 화가 났는데, 생각해 보니 <복학왕의 사회학>(책)을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 났었다.

예전에 지주형 선생님 <영국 사회학의 사회학>(비판사회학회 2010, 120-154)이라는 논문을 읽었을 때 영국 사회학의 특징이 '중범위적 이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영국 사회학은 이론적 통찰이 부족한 실증주의적인 양적 자료수집과 처리 를 지양하는 동시에 이론적 설명의 범위가 매우 넓은 추상적 일반이론 연구 또한 지양한다."(134)

내가 아는 한 질적연구, 특히 생애사나 인류학적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아주 세련되게 가공한 조작화된 개념보다는 조금은 넓게 채를 친 감응적 개념 혹은 '덜 조작화된' 중범위적 개념들을 쓰면서 유연하게 때로는 잠시 거리를 두면서 메타적으로 읽어내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데. <복학왕의 사회학>이나 <대구경북의 사회학>에서는 그걸 찾기가 힘들다. 폴 윌리스나, 지리학자 신혜란 선생님의 <우리는 모두 조선족이다>에서 조선족들을 인터뷰한 방식을 살펴보건데 손쉽게 개념적 선언을 하는 시도는 찾기 힘들다. 촘촘하게 삶의 결을 따라가다가 결절의 지점을 포착하고, 다시 그게 어떻게 접합되는지를 끊임없이 추적하는 탐정의 서술이 내가 생각하는 괜찮은 '문화연구' 혹은 '문화사회학'적 서술이다.

'뒤르켐주의 문화사회학'. 뒤르켐 수업 시간에 열심히 읽은 적이 있지만, 아직도 전혀 뭔지 모르겠지만.. 그 문화사회학은 아무래도 중범위 이론도 아니고, 조사방법론의 언어로 말하자면 '사례기술적 설명'을 해낼 수 있는 아주 내밀한 개념틀을 갖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즉, 거시적 사회이론에 가깝다는 생각. (누가 알려주세요.) 거시적인 사회이론이라면 마당(혹은 구조)은 깔아두고 그 안에서 놀고 있는 행위자들의 결들은 일정하게 자율성을 두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책에서는 손쉽게 시점이 왔다갔다. 마치 홍상수 영화에서 버릇없이 줌인 줌아웃 하면서 불편하게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존 버거의 <제7의 인간>이 잠시 생각 났다.

예컨대 남편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가부장성을 탐구하다가 갑자기 "노무현이 어때요?" "박정희 어때요?" "촛불집회 갔어요?" "탄핵 어때요?" "청년기본수당 어때요?" 이라고 찔러보면서 듣고 싶은 답이 무엇인가? 너무 손쉽게 줌아웃 해서 가부장성=박정희=유교적 가족주의 습속 이렇게 점프하면 안 된다. 그 사다리 하나하나는 어떻게든 다리를 이어야 한다. "한 통속이다!"라고 연구자가 말했든 안 했든, 연구참여자들은 뭔가 끊임없이 보수/진보, 고립된 섬으로서의 TK주민/보편적 한국인, 가부장적 주체 / 아이들에게는 그걸 안 넘겨주고 싶은 부모세대, 60년대생이라는 코호트의 특징 등의 아주 뻔한 범주를 막 위반하면서 다양한 맥락들을 인터뷰의 결에 표현하다 못해 과시하고 있는데, 그걸 읽어내는 채가 너무나 낡았거나 성기거나. 숭숭 빠져나가는 재료들이 너무나 아깝다.

"서사적 인터뷰는 연구 참여자가 스스로 삶을 구성하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론장이다. 인간은 자기 혼자만 유용한 언어를 구사하지 않는다. 반드시 공적으로 가용한 상징체제를 활용하여 이야기함으로써 상호 주관적인 세계를 구축한다. 연구 참여자뿐만 아니라 연구자에게도 유의미한 이야기를 구성하려면 행위자는 문화구조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즉, 공정 상징체계를 활용하여 서사할 수밖에 없다. 마음의 습속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최종희, 380)

좋은 채소와 과일과 고기를 준비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쓸 수 있는 도구가 가마솥밖에 없어 결국 나올 수 있는 걱 국밥 뿐이다. 차라리 가마솥을 뒤집어 기름 두르고 볶았으면 불맛이라도 나지.

"현대사회의 공리주의 질서는 경제적 효율성에 가려 도덕적 정당화에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다. 최근 사회학은 의미의 문제를 다시 불러들여 심각하게 조명하기 시작한다. 탈현대사회는 의미가 사회세계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증명한다. 세계화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연대를 해치게 됨에 따라 유의미하고 윤리적인 삶, 좋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의미의 문제가 전면에 등장한다. 현실에 대해 기존의 사회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필연적 요구에 의해 문화적 전환에 기댄다."(최종희, 382)

이게 문제다. 잘못된 정세 인식. 의미와 윤리에 대한 낭만화. 사회학의 인문학화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학의 탈사회학화가 문제다. 물론 이런 오해는 내가 문화사회학에 문외한이라 이럴 수도 있겠다는 전제는 깔아 둔다. 부디 필요하다면 가르침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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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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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학자가 현역인 것이 한국에 커다란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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