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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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수능 논술과,, 언어영역을 위해서,, 짧은 지문으로 본적이 있었다.. 그 교재에서는 판에 박힌 "절대자"라는 정답을 주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23살이 되어서,, 읽어본 "고도를 기다리며" "뭐 하지? 고도를 기다려야지. 참 그렇지"라는 말들로 계속 이어지는... 근대인의 삶을 보여주는 듯하려고 했으나 , 나에게는 난해했다. 나는.. 시공간 관념없고, 계속 망각하는 고고인가,, 아니면,, 이지적이나,, 결국엔 고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디디인가?

계속 차분하게 전개되나,, 그 이면에 감춰진 단조로움의 '비극'... 삶을 포기하고 싶으나,, 밤마다 찾아오는 소년.. 내일은 고도가 온다고... 분명 만났었는 데,, 만난적 없다고 하는 소년... 희망을 주는 것 같으면서,, 너무나 덤덤하게 희망을 말하는 소년... 럭키와 포조... 노예의 삶을 살면서,, 계속 장광설을 늘어대는... 순응된 인간형의 럭키.. 장광설을 하지만,, 결국엔 순응하는 삶을 살고 있는 럭키를 보면서.. 왠지 모를 비애감을 느꼈다면,, 나도 럭키에 가까운 걸까?

결국 오지 않을,, 하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고도... 우리가 어딘가,, 갖고 있는 막연한 희망이 아닐까? 하지만 결국 좌절해야 함에도 좌절조차 못하게 하는 비극...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비극을 멈추게 하는 '단절'이 아닐까? 희망은 다시 이 곳에서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야 하는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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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 대담 시리즈 2
김용석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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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큼 도발적인 책으로 보기는 어려운 책이다.

요즘 한참 잘나가는,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서양철학(맑스주의, 문화철학)을 공부한 김용석

근대적 사유에 대한 반성으로 동양철학을 사유하는 이승환이 만난다.

시종일관, 이승환은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반감을 앞세워서 선입견을 먼저보여주지만, 사실 그건 어쩔 수 없는 그의 '문제설정'에 의한 사유에서 오는 것이었으리라..

상당히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서 몇가지는 공감하고(자본주의 근대의 폐혜 => 새로운 사유의 필요성) 몇가지는 계속 부딪히면서(옥시덴탈리즘:서양에 대한 편견, 오리엔탈리즘:동양에 대한 편견) 합의라기 보다는 김용석이 져주는 분위기로 논의를 한다.

철학이라는 것이 어떻게 세상에 적용될 수 있는 지를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기실. 우리에게 주어진 서구적(게다가 자유주의 - 칸트, 데카르트, 로크, 베이컨, 논리실증주의 편향) 사유의 근거없음을 우리는 너무 믿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다만,, 김용석의 '형식 논리'에 대한 강조는 맥락을 이해하더라고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그들의 전제 없는 논리의 강조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맥락적으로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사실,, 서구의 자유주의 사상조차도 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새로운 사유의 질료로 쓸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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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 개정판, 종합편, 논술.토론.교양의 심화를 위한 43개의 주제와 43명의 놀라운 답변들 휴머니스트 교양을 읽는다 8
김용석.이재민.표정훈 엮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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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학회에서 뭔가의 책을 '연구'하면서 본다는 것을 비추어 볼 때, 이 책은 부실한 책이다.

여러가지 서평들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 책에 들어간 필진의 능력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특히 그러한 문제는 6장 인생에 나온 필진이나, 2장 과학기술의 나온 필진중 몇은,, 아무런 근거 없는 사유 따위에 근거하고 있다.(유전자 결정론의 근거를 결정론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하거나, 종교의 절대적 사유를 보여주기 위해 매슬로우 식의 천박한 미국제 사유에서 빌려오기도 하며, 인간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어떠한 전제도 없이-현대 철학의 논점을 파악하지도 못한채- 보여주기도 한다.)

프랑스 바칼루레아 철학시험 답안지인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의 대쌍이 되기에(속된 말로 "고삐리"들의 사유수준)에도 턱없이 모자란 대학 교수, 각계 전문가 일부의 글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기 그지 없다.

다만 이 책의 강점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서 아젠다를 던진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학회 소모임에서 읽기에는 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읽어볼만한 책들을 제시했다면,, 한철연의 "삶과 철학" 보다 오히려 높은 교양서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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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유럽 유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1
조셉 폰타나 지음, 김원중 옮김 / 새물결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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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서구에 대한 관점은 어떠한가? 서구인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편견(오리엔탈리즘)외 에도 우리가 서구인들에 대한 편견(사실 이러한 편견을 버릴 수는 없다해도, 그 편견이 우리의 어떠한 사회적 환경에서 주어졌는 지는 이야기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은 없는가?

서구 = 합리성, 이성, 진보, ......

우리는 사실 서양이 우리를 보는 것 만큼 이상이나 서양, 특히 유럽에 대한 색안경을 덧씌우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실 그것이 반드시 우리의 책임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200여년간 동양의 사유에 대해서 제국의 시선을 강요해온 열강의 사유의 책임이기도 하다. 다만 그들 관점을 우리가 내면화 한것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폰타나는, 스페인의 맑스주의 역사학자이다. 경제사를 통해서, 지금까지 유럽에서 '정통'을 입증하기 위해 구축해온 관점들을 한데 모아서 그는 '유럽'을 상상하는 '거울'이라고 보며, 사실 '유럽'의 정통성을 입증하기 위한 사유를 '유령의 집'인냥 보여준다.(후기 中)

그는 야만의 거울, 기독교의 거울, 봉건제의 거울, 악마의 거울, 촌뜨기의 거울, 궁정의 거울, 미개의 거울, 진보의 거울, 대중의 거울 등을 통해서 그들이 상정하는 기준들 9가지의 껍데기를 벗겨내어 실상을 보여준다. 사실상 그들이 상정하는 기준들은 그들이 그들을 옹호하기 위한 거울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그들이 만들어 내는 외부는 그들의 약점을 덮기 위한 기제일 따름이다. 푸코의 계보학적인 접근 처럼, '복수성과, 적자가 아닌 서자'인 유럽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기독교에 대한 사유였는 데, 초기 기독교가 다양성을 담보하고, 꼬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것임에 반해 그것이 권력화 되면서 일원화 되고, 다양성에서 마녀사냥으로 대표되는 억압의 기제로 작용했다. 한국의 기독교가 '이단 사냥'과 '반공 열풍'에 휩싸이는 것도(현재 2004년 10월의 시점에서) 한국의 기독교가 예수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하나의 권력화 되었다는 징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외에도 여러가지 '수정주의'라 불리는 그의 시각은 우리의 눈에서 '색안경'을 벗겨주고, 우리의 사유에서 갖고 있는 '도그마들'에 대한 '수정'을 가한다.

이 책의 시리즈들을 읽고 싶은 욕망을 마구마구 불러일으키는 멋진 저작이다. 그리고 번역도 이 정도 수준이면 매우 명쾌하게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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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세미나리움 총서 12
에릭 홉스봄 지음, 김정한.정철수.김동택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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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Uncommon people"(1998)이다. 평범하지 않은 민중 혹은 인민이 되겠다. 위로부터의 역사 기술에 익숙해져온 한국 사회의 역사관에 있어서, 이러한 시도는 흔히 아래로부터의 역사 기술에 해당하는 역사관에 입각해있다. 영국의 위대한 맑스주의 역사가인 E. P. 톰슨의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에서 기술되었던 능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영국 노동계급의 생활상을 이해 한다면, 이 책도 그러한 입장에 서서 기술되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E. 홉스봄은 세계에서 몇 안되는 '자본주의 전체의 역사'를 써온 역사가이다. 좌파 역사관의(사실상은 근대적 관점의 좌파 역사관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가로서 홉스봄은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극단의 시대"를 써오면서 엄청난 사료들을 토대로 자본주의의 역사를 써왔다. 지금 그의 나이가 2004년 우리나이로 현재 88세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아직도 왕성한 강의와 저술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학자로서의 성실함과 또 한편으로는 자기 관리에 투철함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그에 대한 탈 근대적 맑스주의자들의 '너무 완고하다'라는 비판도 그러한 그의 생활상에 비추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의 거시적인 '~시대 시리즈'의 정치, 경제에 입각한 저술과는 조금 다르게, 기존의 영국 노동계급과, 미주 대륙의 농민 운동, 정치적 사건들, 재즈라는 독특한 관심사에 대해서 쓰여진 글들의 모음이다. 좀 두꺼운 책들에 대한 공포가 늘상 어렵거나 쉽게 읽을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증폭시키지만, 이 책에 있는 다양한 주제들(나는 이책을 통해서 재즈 아티스트들을 재 발견했고, 그것들이 흑민들의 애환에서 출발한 '아래로 부터의 문화'라는 것을 알았고 따라서 재즈를 단순한 상층 계급의 엘리트 문화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알았다.)은 머리 맡에 두고 읽어도 될만한 책임을 증명한다.


하지만 그가 견지해온 뚜렷한 입장은 여기서도 일관되게 주장되는 데, 그것은 거칠게 이야기한다면 다음과 같다.

1. 민중의 역동성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석해온, 수동적이고 mob이라고 폄하될만큼 단순무지한 사람들로 느껴온 하층민들의 역사는 이 글의 서두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훨씬 더 역동적이며 다양하며 나름의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역사에 돌출된 문화의 양상에도 상층계급의 엘리트 문화가 아닌 Uncommon people에 의해서 나타난 Jazz 같은 것을 볼 때 지금까지의 선입견은 정말로 오해였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또한 농민들의 운동에 대해서 단순하게 봉기와 '여촌야도'식의 이미지로 그들을 바라보았던 것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응방식으로 지속적으로 힘을 가지고 있는 '농민운동'을 보여줌으로 반박한다.

2. 사회운동 혹은 정당의 몫이다.

그가 숱하게 비판하는 것들을 돌아본다면, 영국 노동당, 그리고 영국 좌파 정당의 나름의 능동적 대응 부재에 대한 것들이다. 항상 어떠한 도그마에 빠지고 그것을 확인하는 수준의 실천만을 강조해왔던 좌파 정당과 사회운동의 역사에 대해 홉스봄은 통렬하게 비판하는 것이다. 다만 그에게 조금더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은 어떠한 관계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 가를 조금 더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데 68혁명에 대한 평가는(그가 후에 평가가 온당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단순하게 공산당의 무능만을 이야기하는 측면이 있고, 그 폭발력을 간과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중요한 정당과 사회운동의 나름의 몫의 중요성은 어떤 조직에 도입하여도 온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책을 덮을 때, 한국의 좌파 역사학 책들을 생각해 보았다. 최근의 역동적인 아래로부터의 역사 구성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들(구해근,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 창비는 대표적인 저작일 것이다.)이 어느 정도의 만회를 하고 있지만, 기실 입장을 제외한다면 실상 생활의 측면에서 보여지는 평범하지 않은 다양성을 가진 우리나라의 아래의 역사는 아직도 시작 단계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단순히 대중을 '변혁 주체'의 단일성에 엮거나, 전위에 의해서 이끌려 와야 하는 '대상'으로만 설정해왔던 것의 문제는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이는 단순히 좌파들의 책임이 아니라, 그 근저에 깔려있는 계몽주의와 근대성의 잔재가 아닐런지?

[인상깊은구절]
이로부터 나의 마지막 논점, 즉 계급의식에 이르게 된다. 나는-우리가 아는 한에서-노동자 대중의 감성과 견해를 활동가 및 투사의 그것과 동일시하는 것을 피해 왔다. 왜냐하면 양자는 분명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 활동가들은..... 새로운 노동계급의 삶의 방식-특히 축구 문화-대부분을 극히 싫어했다. 프롤레타리아 대중들의 우둔함과 나태함에 대한 증오, 조롱, 멸시를 표하는 당시 사회주의자들의 수많은 저서들도 있다. 투사들이 지닌 계급의식의 함의가 무엇이든, 대중들은 그들의 기대에 맞추어 살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계급을 단순히 비정치적이고 금욕적인 하층민이나 국민 대부분을 이루는 빈민 혹은 기껏해야 자신들의 협소한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데에만 동원될 수 있는 잠재적 혹은 실제적 노동조합주의자들로 보는 것 또한 분명 잘못이다. 그들 역시 계급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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