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배우고 익혀라 - 시대의 지성 16인의 터닝포인트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이종탁 지음 / 휴먼큐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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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서는 채식주의지만 책에 대해서는 잡식성입니다. 어떤 저자나 분야에 대해 편견이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 있는데요. 경제나 정치에 관한 책이나 저명인사의 자서전 성격을 띤 인터뷰 글은 기본지식이 없어 이해하기 어렵고 까다롭다는 생각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접하는 기회가 적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책 <훔치고 배우고 익혀라>는 달랐어요. 지금껏 저의 책읽기 패턴에 의하면 분명 제외되었을 책인데도 <훔치고 배우고 익혀라>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재인과 안철수, 조국, 박경철, 박원순, 조정래...등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들. 그들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이 불끈 일었습니다.


‘시대의 지성 16인의 터닝포인트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부제의 <훔치고 배우고 익혀라>는 한마디로 말하면 인터뷰집입니다. 신문사의 사회부기자로 출발해서 이제 출판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 시대에 크게 부각되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는데요. 2009년에서 2011년까지 진행한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내용을 좀 더 보강하여 출간된 책에는 문재인을 시작으로 박경철, 이지성, 박노자, 안철수, 조국, 고승덕, 한승헌, 박원순, 윤무부, 이길여, 이세돌, 조정래, 강준만, 송창식, 정두언에 이르기까지 모두 16명의 인물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모두 이 시대의 지성으로 이름난 이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이들인데요. 저자는 그들의 ‘성공담’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삶을 살다보면 승승장구할 때가 있는 가하면 때론 실패하고 고난을 겪기도 하는데 이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죠. 다만 성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 터닝포인트를 어떻게 포착하고 발전을 시키느냐가 문제인데요. 저자는 바로 그 ‘터닝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노무현 재단의 일을 하면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의 자리에 오른 문재인은 학창시절 ‘문제아’로 통했지만 입대 후 공수부대 생활을 하면서 도전을 즐기게 됐다고 하고 의사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박경철은 인문학에 대한 열망을 경제학 공부를 통해 여러 학문이 융합되는 경험을 했는데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꿈꾸는 다락방>을 비롯해 <리딩으로 리딩하라>는 책의 저자 이지성은 언뜻 다치바나 다카시를 떠올리게 했구요. 하나의 문장을 쓸 때도 평균 세 번씩 생각하고 쓴다는 조정래의 글쓰기는 저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행운의 여신은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가 없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다가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야지 뒷모습을 보이고 떠나갈 때는 아무리 잡으려고 애를 써도 되지 않는다는 얘긴데요. 처음엔 이 얘기를 기회를 잘 포착하라는 정도로 여겼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다가온 기회,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언제 어느 때라도 전력질수에 임할 수 있는 자세와 그만큼의 노력, 열정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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